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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9) 신선(神仙)도 안 되는 일
옛날에 어떤 사내가 명산에 들어가 오랫동안 기도를 드렸다. 하도 간곡하게 기도를 하기에 산신령 역시 더는 모른 체할 수가 없어서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는 물었다.

“도대체 바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열심히 기도를 한 거냐?”

사내는 기회를 놓칠세라 얼른 입을 떼었다.

“평생 아무런 걱정 없이 천하의 명승지나 유람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러자 산신령 왈,

“관둬라. 나도 안 되는 일이다. 억조창생 가운데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아무런 걱정도 없이 그처럼 유유자적 살아갈 수 있는 존재는 없느니라. 나도 지금 처리할 일이 있어 이만 가야겠다. 다시는 그런 헛된 기도 하지 마라.”

- 지광 스님의 <정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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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神仙)도 안 되는 일


혹시 ‘평생 아무 걱정 없이 골프나 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깜찍한 생각을 하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친구가 전해온 얘기는 골프가 너무 재미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칠 수 있고 내일도 칠 수 있는 골프가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는 넋두리와 함께 자기가 정말 좋아했던 것은 골프가 아니라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는 얘기도......

저의 골프도 언제나 일 속에서의 골프였고 골프를 위한 골프는 없었습니다. 억지로 약속을 미루고 당겨서 그 틈새에 억지로 우겨 넣어야 가능한 골프였습니다. 골프가 업(業)이 되어버린 지금 훨씬 더 밀도가 높았고 열정도 깊었던, 그래서 그만큼 재미의 크기도 컸던 그 시절의 골프가 그립습니다. 모자라고 부족한 속에서의 즐김이 더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바로 지금 당신의 골프가 그러할 것입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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