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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결산] (1) '전 종목 석권' 한국 양궁, 도쿄 목표는 '파이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준범 기자] 한국 최강이 세계 최강임을 양궁 대표팀이 스스로 증명했다.

한국 양궁은 한국의 전통적인 효자종목이다. 아니 '효자'를 넘어 '신궁의 나라'로 만들었다. 리우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은 그 동안의 숙원이었던 '전 종목 석권'을 이뤄냈다. 이번 올림픽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한국 양궁이 역대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수를 23개로 늘렸다.

■누구도 하지 못했던 '전 종목 석권'의 쾌거

시작이 좋았다. 구본찬(23 현대제철), 김우진(24 청주시청), 이승윤(21 코오롱)으로 구성된 남자 양궁이 단체전에서 먼저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8월 7일(한국시각) 열린 결승전에서 미국을 세트 스코어 6-0(60-57, 58-57, 59-56)으로 가볍게 제쳤다. 남자 양궁은 8강전부터 한 세트도 뺏기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다른 나라의 도전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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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이뤄낸 남자 양궁 대표팀 [사진=뉴시스]


남자 단체전 금메달은 8년 만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3연패를 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단체전 준결승에서 미국에 219-224로 패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아쉬움을 달랜 것이다.

남자 단체전의 좋은 기운은 여자 대표팀에게 이어졌다. 장혜진(29 LH), 기보배(28 광주시청), 최미선(20 광주여대)이 호흡을 맞춘 한국 여자팀은 다음 날인 8일 열린 여자 단체 결승에서 러시아를 세트스코어 5-1(58-49, 55-51, 51-51)로 물리치며 올림픽 8연패를 달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여자 단체전은 대표팀이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또 올림픽 8연패는 남자 수영 혼계영 400m(미국), 남자 3000m 장애물(케냐)에 이은 올림픽 통산 3번째 대기록이다.

단체전 금메달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자 개인전에 나선 세계랭킹 1위이자 순위결정전(랭킹라운드)에서 세계 신기록을 기록한 김우진이 32강에서 충격의 탈락을 당한 것. 충격의 여파는 지속됐다. 여자 세계 랭킹 1위인 최미선이 8강에서 고배를 마시며 위기감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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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장혜진. [사진=뉴시스]


최미선의 눈물을 닦아주러 대표팀의 맏언니 장혜진이 나섰다. 준결승에서 기보배를 꺾은 장혜진은 결승전에서 리사 운루흐를 세트 스코어 6-2(27-26, 26-28, 27-26, 29-27)로 승리하며 2관왕에 올랐다. 첫 올림픽 출전에도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정상에 올랐다. 기보배 역시 소중한 동메달을 수확하며 개인전을 마쳤다.

피날레를 장식한 건 남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 금메달은 사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오준혁()이 딴 금메달이 유일할 정도로 고전한 종목이다. 이승윤마저 8강에서 탈락하며 금메달 전망이 어두웠다. 하지만 구본찬은 8강과 4강에서 모두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결승전에서 발라둥을 세트 스코어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전 종목 석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도쿄 목표는 금메달 5개

도쿄 올림픽의 전망도 밝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6명의 선수 중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는 기보배가 유일하다. 남자 세계 랭킹 1위인 김우진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또 런던 올림픽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오진혁은 선발전에서 5위에 그치며 리우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다.

그만큼 한국 양궁을 대표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번 올림픽의 금메달이 다음 올림픽 출전을 보장하는 것 역시 아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치열한 경쟁을 통한 선발전은 한국 양궁이 계속해서 정상을 지키는 원동력이다.

전 종목 석권의 성과를 이룬 양궁 대표팀은 이미 다음 올림픽인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도쿄 올림픽에서는 혼성전이 추가돼 양궁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혼성전은 올림픽에는 없는 종목. 하지만 월드컵 대회에서는 이미 남자 선수 1명, 여자 선수 1명이 호흡을 맞추는 혼성전도 치르고 있다. 또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세계양궁연맹(WA)이 다시 경기 규칙을 변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문형철 대표팀 감독은 “이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다. 어떻게 규칙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맞춰서 준비 하겠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우리 보다 준비를 잘한 팀이 있으면 메달을 주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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