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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결산] (10) 끊어진 금빛 스매시, '이제는 답을 찾아야할 시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규석 기자]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한국 배드민턴은 총 18개(금6, 은7, 동5)의 메달을 따내며 효자종목으로 불려 왔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세계랭킹이 높아 선전이 기대됐다. 목표도 금메달 2개. 하지만 성적은 참담했다. 동메달 하나를 따는 데 그치며 런던 올림픽에 이어 ‘노골드’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끊어진 금빛 스매시

스타트는 제법 좋았다. 단식에 출전한 이동근을 제외하고 모두 예선을 통과하며 기대를 충족시키는 듯했다. 특히 고성현-김하나 혼합 복식 조는 8강 진출까지 무실세트를 이어갔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유연성-김용대 조 역시 8강전에 안착하며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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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에서 탈락한 남자복식 세계 1위 유연성-이용대 조. [사진=AP 뉴시스]


그러나 '8강'이 한국의 무덤이 됐다. 그리고 복식부터 줄줄이 패배가 이어졌다. 8강에 모두 진출했던 4개 조 중 1개 조를 제외하고 모두 짐을 싸야했다. 특히 유연성-이용대 조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말레이시아에 충격의 일격을 당했다. 그나마 여자복식의 신승찬-정경은 조가 4강에 진출하며 금빛 희망을 이어갔다.

신-정 조는 4강에서 세계랭킹 1위인 일본을 만났다. 일본은 1970년대까지 세계 배드민턴 대회를 호령했으나 1980~90년대를 지나며 경쟁력을 잃었기에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한국은 초반 리드를 잡지못하고, 번번이 역전을 당하는 스토리로 세트스코어 0-2, 완패를 당했다. 신-정 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랭킹 2위 중국을 2-0(21-8, 21-17)으로 꺾고 동메달을 얻었다. 이것이 한국 배드민턴의 유일한 메달이 됐다.

여자단식에서는 배연주가 16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성지현과 손완호는 16강을 무난하게 돌파하며 단식 메달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기대도 잠시 성지현과 손완호는 단식 8강에서 패하며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편 일본은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밀리며 세계 정상에서 밀려난 일본 배드민턴이 부활한 것이다. 그 뒤에는 한국산 '배드민턴의 신' 박주봉 감독이 있다. 2004년 11월 일본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발탁된 박 감독은 일본 배드민턴 체질을 싹 바꿨다. 전문 훈련시설과 합숙 시스템, 대표팀 전담 코치제도를 도입했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복식 4강 진출을 일궈내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 배드민턴 사상 최초의 메달을 따냈다. 이어 이번에 금메달까지 만든 것이다.

■ '2인자'도 멀어진 한국, 그래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부진했지만 한국 배드민턴은 세계 정상권의 기량을 갖고 있다. 올림픽 전에 열린 주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이 이를 입증한다. 문제는 현 대표팀의 주축인 선수들이 대거 은퇴한다는 점이다. 이용대를 비롯해 유연성, 김사랑, 배연주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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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유망주 전혁진.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한국 배드민턴은 리우 올림픽을 계기로 재도약 준비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좋은 자질을 갖춘 젊은 선수들이 많다. 남자단식의 전혁진(21 동의대), 여자복식의 김지원(21 한체대)-채유정(21 삼성전기) 등이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 이용대는 최근 인터뷰에서 “후배들을 위해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라고 말했다. 기회를 주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라는 명언이 나왔다. 한국 배드민턴이 그렇다. 런던에 이어 리우에서도 부진했다. 하지만 한국인 DNA가 배드민턴 종목 속성과 아주 잘 맞아떨어지고, 국내 생활체육 저변도 두텁다. 지금은 한국 배드민턴을 '답'을 찾아야 할 시기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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