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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PL 2R] 승격팀 미들즈브러, 8년 만에 EPL서 펼쳐진 '티스위어 더비' 승리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지원익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에 또 다른 더비(Derby Match, 라이벌전 경기)가 형성됐다. 바로 선덜랜드와 미들즈브러의 ‘티스위어 더비’다. 올시즌 첫 더비매치의 승자는 ‘승격 팀’ 미들즈브러다.

지난시즌 EPL로 승격한 미들즈브러는 21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6-17 EPL 2라운드 경기서 선덜랜드에 2-1로 승리했다. 미들즈브러의 윙어 크리스티안 스투아니는 두 골을 기록했고, 선덜랜드에선 판 안홀트가 한 골을 넣었다.

선덜랜드와 미들즈브러와의 거리는 약 41.8km다. 차로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적 특성상 두 팀은 자연스레 라이벌 관계가 됐다. 선덜랜드 지역은 위어사이드(Wearside), 미들즈브러 지역은 티사이드(Teeside)라 불린다. 이러한 이유로 양 팀을 연고로 한 선덜랜드와 미들즈브러의 경기에 ‘티스위어 더비’란 명칭이 붙여졌다.

미들즈브러 팬들은 선덜랜드를 지독히 싫어하는데, 지난 2011-12 시즌 FA컵 32강에서 이를 드러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선덜랜드의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양 팀은 1-1로 승부를 보지 못했다. 경기도 치열했지만, 당시 관중석에서 양 팀 팬들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 후 경기장 밖에서도 양 팀 팬들은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양 팀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양 팀은 2009년 미들즈브러의 강등 이후 컵 대회에서 세 차례 만났지만, EPL에선 8년 만에 경기를 펼친다. 잉글랜드의 한 지역지에 따르면 선덜랜드 지역을 관할하는 노섬브리아 경찰은 이미 경기 전부터 장내·외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고, 팬들 간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8년 만에 부활한 티스위어 더비 때문에 이번 주말 잉글랜드의 북동부 지방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팬들의 열기는 고스란히 경기로 이어졌다. 양 팀은 이날 총 26개의 슈팅을 주고 받았다. 선공은 미들즈브러가 성공했다. 주인공은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스투아니다. 그는 전반 12분 미드필더 진영에서 알바로 네그레도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로 성큼성큼 전진했다. 그리고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골키퍼 비토 마노네가 손을 뻗었지만 이미 공은 그의 손을 지나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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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즈브러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스투아니가 전반 12분 선제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미들즈브러 트위터]


선취골을 기록한 미들즈브러는 계속해서 선덜랜드를 압도했다. 전반 30분에 볼터치 횟수가 250개를 넘어섰고(선덜랜드는 200여 개) 점유율은 58-42(%)로 가져갔다. 유효슈팅도 2개로 늘어났다. 반면 이른 시간 실점한 선덜랜드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특유의 ‘측면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았다. 양쪽 날개 던컨 왓모어, 아드낭 야누자이는 이날 공을 좀처럼 잡지 못했다. 오히려 미들즈브러의 스투어트 다우닝, 스투아니가 경기장 양 측면을 휘저었다.

선덜랜드는 설상가상으로 전반 37분 ‘수비의 핵’ 존 오셔를 잃었다. 그는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스티븐 피에나르가 그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주춧돌을 잃은 선덜랜드는 전반 종료직전 추가골을 실점했다. 전반 44분 선제골의 주인공 스투아니가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그는 페널티 박스 좌측면에서 선제골을 도왔던 네그레도의 패스를 받아 키퍼 없는 골문에 공을 밀어 넣었다. 스투아니 2득점, 네그레도도 2도움이다. 미들즈브러는 두 점을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 지었다.

선덜랜드는 후반에도 좀처럼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슈팅수를 7개로 늘렸지만 유효슈팅은 1개에 불과했다. 볼 점유율은 58-42(%)로 유지됐다. 후반 14분 페널티 박스 좌측면에서 판 안홀트가 쏜 강력한 왼발 슈팅은 미들즈브러 골키퍼 브래드 구잔의 선방에 막혔다.

미들즈브러는 후반 들어 실용을 택했다. 수비라인을 깊게 내린 채 역습을 선택했고 집중했다. 운도 따랐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을 허문 선덜랜드의 판 안홀트가 페널티 박스 중앙에 있던 데포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데포는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가만히 서있던 수비벽에 막혔다. 행운의 ‘블락’이었다. 이후 미들즈브러는 역습으로 선덜랜드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23분 역습 상황서 네그레도가 단독 질주했다. 하지만 쐐기골까지 연결되진 못했다.

미들즈브러의 역습을 틈타 선덜랜드가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25분 왓모어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슈팅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공은 골키퍼 손을 맞고 앞으로 튀어나왔다. 후반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판 안홀트는 그 순간 골키퍼 앞에 서있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을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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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5분 선덜랜드의 판 안홀트가 만회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EPL 공식홈페이지]


만회골 이후 선덜랜드는 더욱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28분 오른쪽 측면에서 왓모어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또 다시 키퍼 손을 맞고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키퍼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공을 쳐내 골라인 아웃을 만들었다. 선덜랜드는 슈팅수를 더 늘려갔다. 후반 35분까지 17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슈팅도 5개로 늘렸다.

미들즈브러는 후반 38분 지쳐있던 풀백 에밀리오 은수에를 빼고 다니엘 아얄라를 투입하며 승부 굳히기에 나섰다. 공격에서도 네그레도 대신 수비 능력이 있는 공격수 다비드 누젠트를 투입했다. 미들즈브러는 경기 막판까지 선덜랜드의 공세를 잘 막으며 1점 차 승리를 따냈다.

한편, 3년 째 미들즈브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스페인 출신 아이토르 카랑카 감독은 이번 승리가 EPL 첫 승이다. 그는 아틀레틱 빌바오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레알의 수석 코치를 맡았다. 이후 2013년 11월 자신의 커리어 첫 감독직으로 미들즈브러를 선택했다. 당시 미들즈브러는 챔피언십(2부 리그)서 3승7무5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카랑카 부임이후 승격플레이오프 진출권인 4위에 진출했다. 지난시즌 시작 직전 4년 재계약을 맺은 카랑카 감독은 챔피언십서 가장 많은 승리(26승)를 거두며 팀을 EPL로 이끌었다. 2014-15시즌 미들즈브러에 임대 돼 뛰었던 패트릭 뱀포드는 당시 ‘데일리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카랑카는 제2의 무리뉴다”라고 말한 바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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