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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타타라타] 브라질 소설 두 권... ‘올림픽 루저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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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청춘들을 매료한 소설 'GO'


# 닉 페어웰을 아는지? 올해 45세인 브라질의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 영화감독이다. 2007년 라는 소설을 발표했는데 이게 대박이었다. 브라질 청소년들은 책 제목이 적힌 옷과 신발을 착용했고, 심지어 문신으로 새기기도 했다. 브라질의 청춘들이 너나없이 “내 삶을 바꾼 책”이라고 ‘엄지척’을 아끼지 않고, 브라질 교육부는 공립고등학교 필독서로 선정했다. 놀라운 것은 이 작가가 한국인이라는 사실. 1971년 춘천에서 태어나 1985년 브라질로 이민을 간 이규석 씨다. 얼마나 브라질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면 포르투갈어로 쓴 책이 브라질의 젊은층을 사로잡았을까?

# 파울로 코엘료(69)와 그의 책 <연금술사>는 많이들 알 듯. 노벨상이라는 후광까지 있으니. 그는 현존하는 브라질 최고의 작가, 2009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레전드, 한국 독자가 가장 사랑하는 외국작가이기도 하다. 주옥 같은 말들이 많아서 ‘잠언집’으로 불리는 <연금술사>도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책에 나오는 그 많은 잠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이다. 한 노인(살렘의 왕)이 주인공 산티아고에게 ‘자아의 신화’를 찾아떠나라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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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 다시 . 2013년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28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규석 씨는 이렇게 말했다. "브라질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배웠습니다. 브라질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지만, 그 사람들도 즐겁게 살아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능력이 있고 없고와 상관 없이 그냥 행복한 거에요. 환경이 아닌 자기 마음으로 행복해하는 게 브라질의 스타일이죠." 판에 박힌 ‘유심론’ 혹은 ‘카르페디엠’? 하지만 “이 책은 브라질 사람들이 제게 가르쳐준 것을 돌려주려는 시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브라질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라는 대목에서는 진정성과 함께 남의 나라 청춘을 사로잡은 대박의 비밀이 엿보였다.

# 리우 올림픽이 끝나간다. 지구 반대편 우리네에게는 세월이 지나면 그 더웠던 여름밤의 올림픽으로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그럼 리우올림픽에 직접 참가한 1만 903명의 선수들은 어떨까? 빼어난 경기력으로 목적을 달성한 승자도, 그렇지 못해 눈물과 함께 진한 아쉬움을 삼키는 루저도 있을 게다. 한국의 축구, 탁구, 여자배구처럼 큰 환호를 받다가, 나중에는 온갖 비난을 받은 선수들도 있다. 숫자로 보니 리우 올림픽의 금메달은 모두 306개(28개 종목). 동메달까지 쳐도 918개다. 8.4%만이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처음부터 잔인하게 설계된 축제다.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다. 전자에 대한 축하와 찬사는 잠깐 생략하자. 그렇지 않아도 차고 넘칠 테니. 대신 후자에 대해 제대로 격려를 하고 싶다. 시간이 흐르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그 아픔이 쉽게 치유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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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탈락이 확정된 직후 대성통곡하고 있는 축구의 손흥민(왼쪽). 오른쪽은 역시 8강에 탈락하자 눈물을 흘리며 퇴장하고 있는 탁구의 서효원.


# 는 젊은 시절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상처를 가만히 위로하고 용기를 준다. ‘삶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하지. 네가 내 삶을 통해 보았듯 좋은 것보다는 나쁜 것으로 가득해. 하지만 모든 게 최악일 때는 두 글자로 된 단어 하나를 떠올려봐. GO. 가, 앞으로 가. 글을 써, 그림을 그려, 사진도 찍어, 춤을 춰, 바느질을 해, 연기해, 노래해. 그러니까 모든 상황이 최악일 때마다 딱 한 단어만 기억하는 거야. GO. 가, 앞으로 가. 그냥 해봐.’ <연금술사>도 말한다. ‘일단 길을 발견하게 되면 두려워해선 안 되네. 실수를 감당할 용기도 필요해. 실망과 패배감, 좌절은 신께서 길을 드러내 보이는 데 사용하는 도구일세.’ 리우 올림픽의 수많은 루저들에게 브라질 소설 두 권을 빌어 ‘참,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하고 싶다면 다시 도전하세요’라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고 싶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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