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다혜 기자] 요즘같이 더운 여름에 시원한 캔커피 한 잔은 참 고마운 존재다. 프로야구 롯데 구단에도 그런 선수가 있다. 저스틴 맥스웰. 최근 부진에 빠진 롯데에는 이름만큼 친근하고 시원한 존재다. 비록 확실하게 승리를 챙겨주는 ‘한 끼 식사’는 아니더라도, 기분전환용 음료로는 제격이기 때문이다.

롯데,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생기다

롯데는 지난 달 금지약물 복용 파문을 일으킨 짐 아두치를 과감히 방출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맥스웰을 발 빠르게 영입했다. 2007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7년간 4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0, 233안타, 41홈런, 133타점, 28도루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609경기에 나서 타율 0.256, 562안타, 88홈런, 309타점, 139를 기록한 베테랑 선수다.

롯데 관계자는 “공격, 수비, 주루에 있어 3박자를 두루 갖춘 선수”로 평가했다.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과 우수한 신체조건을 가진 맥스웰은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 다행히 그는 지난달 19일 KIA 전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장해 데뷔와 동시에 두 타석 만에 KIA 간판 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최종 기록은 4타수 1안타 1볼넷. 시작과 동시에 홈런 한 방을 날리는 모습은 없었지만,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정확한 타구 판단으로 수비에서도 침착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렬하진 않지만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이후 그의 활약은 아두치의 공백을 깔끔하게 지웠다. 데뷔 후 5경기 만에 3번 자리를 확실히 지켰다. 5경기 타율 0.316 4타점을 기록했다. 맥스웰의 등장과 함께 롯데는 4연승을 기록했다. 지난 달 20일 KIA 전에서 한국 무대 첫 멀티히트, 멀티타점을 기록하며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23일 한화전에서도 두 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6-6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3루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4연승을 완성했다. 5경기 만에 이미 그는 팀 전력 약화로 전의를 상실했던 롯데 팬들 사이에서 ‘효자용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부진에 빠진 롯데, 갑작스런 맥스웰의 부상



이후에도 맥스웰은 크고 작은 부상 없이 꾸준히 출장 중이고, 대체로 기복 없는 활약을 선보여 왔다. 그리고 지난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전에서 맥스웰은 1번 중견수로 기용됐다. 롯데 입단 후 1번 타자로 출전한 것은 23경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허리통증이 있었지만 경기 전 조원우 감독에게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기 전까지 3연패에 빠져있던 롯데에게 맥스웰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였다. 기대에 부응한 맥스웰은 1회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5회 1사후 볼넷도 골라냈다. 그러나 타선의 도움은 잔인할 만큼 빈약했다. 결국 경기는 무득점으로 끝났다.

현재 롯데는 8월 팀 타율 최하위다. 최근 10경기서 3승 7패를 기록하며 5강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4연패에 빠지며 48승 59패로 리그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5위인 KIA와는 5경기차까지 벌어졌다. 타선과 마운드 모두 힘과 균형을 잃은 상태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반등의 기회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8월 18일 KIA 전을 앞두고 있던 롯데에 또 다른 부상악재가 생겼다. 오후 실내 연습장에서 홀로 타격 연습을 하던 맥스웰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에 실금이 간 것. 당장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그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박헌도가 등록됐다. 매 경기 중심타선에서 힘을 더하던 맥스웰마저 갑작스레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롯데의 고민은 더욱 더 깊어졌다. 시원한 캔커피 한 잔의 청량감을 넘어 한끼 식사 정도는 대신해줬으면 했던 상황이었는데, 되레 캔커피마저 없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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