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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 31] 마지막 승부를 위하여
‘에이지슈터를 꿈꾸며(Dreaming Age Shooter)’ 떠난 64세 고교동창 4명 다스(DAS)팀의 미국 대륙 횡단이 51일째를 맞았다. LA를 떠나 옥스나드까지 155km를 달렸다. 조만간 1만km를 앞두었다. 그리고 30차 골프 라운드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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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마치고 헤럴드경제 미주판 이명애 기자와 손건영 부장(가운데)와 촬영한 다스팀.


좋은 날씨를 만난 것도 행운
지금까지 다스팀의 골프여행에 가장 신경을 썼던 것은 날씨였다. 다행히 여행을 한 50일간 좋은 날씨 속에 여행하고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았던 날은 단 하루, 그것도 약 한 시간 정도 가랑비를 맞은 정도였고 나머지 날은 거의 파란 하늘을 보며 지냈다.

미국의 TV 뉴스는 매일 동부지역의 허리케인 샌디(Sandy) 소식뿐이다. 동부지역 뉴욕에서 플로리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허리케인이 몰아쳐 많은 사상자를 내고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뉴스이다. 우리가 불과 한 달 전에 다녀온 지역이다. 우리들이 허리케인을 피해 앞서서 그 지역을 지날 수 있었던 것은 여행 전 철저한 미국의 지역별 일기예보를 조사한 덕분이다. 아무튼 미국 동부를 휩쓸고 있는 허리케인을 피해 여행했다는 사실에 안도의 마음을 가져보며 앞으로도 남은 약 열흘 동안 좋은 날씨 속에서 지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어제 저녁에 서울에 있는 다스팀 매니저 손상진으로 부터 <헤럴드경제> 미주판 손건영 부장이 취재차 찾아갈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다음날 호텔에서 손 부장을 만났다. 손 부장은 미 대륙 횡단 골프 투어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최 단장이 대표로 다스팀의 준비과정, 지금까지의 진행 과정, 남은 기간의 여행 계획, 귀국 후 계획 등에 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최금호 단장은 ‘나이 든 사람에게 희망을, 젊은이에게는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서울에서 출발 전에 〈골프다이제스트〉에 인터뷰 기사가 10월호에 실리더니, 여행 중에 현지 신문사 기사까지 나게 되었다. 다스팀이 어느덧 유명 인사가 된 기분이다.

요즘 며칠 여러 고마운 분들로부터 융성한 저녁식사를 대접 받았는데 이제는 다시 우리들만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갔다. 오후에 골프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 세탁, 저녁 만들기, 설거지 그리고 일지쓰기 등 다스팀의 일상으로 또다시 돌아왔다.

오늘도 장기풍 셰프는 우리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저녁식사를 위해 샤워도 하지 않은 채 특별 요리를 준비했다. 식사가 끝나면 빈 그릇을 모아 최 단장이 호텔방으로 가져가 설거지 한 후에 다시 차에 가져다 놓는다. 양기종 대표는 4명의 빨래를 모아 기계 세탁기에 넣고 드라이까지 마친 후 가져다준다. 그나저나 북쪽으로 갈수록 날씨가 급격히 추워져서 걱정이다. 하루 종일 TV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동부의 허리케인도 이제 수그러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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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꾸밈없는 코스에서 라운드하는 다스팀.


시원하게 펼쳐진 페어웨이에서 골프
서른번째로 라운드 한 로빈슨랜치 골프장은 산 정상에 코스가 세팅되어 있어 한국 골프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높낮이 기복이 심하고 페어웨이가 좁아서 코스 공략에 어려움이 많았다. 페어웨이 잔디와 그린 상태가 좋은 편이라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중상위급의 골프장이다. LA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도 비교적 비용도 저렴했고 플레이어만 많지 않았다. 우리는 여유 있게, 그러면서도 매우 신중하게 플레이를 했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며 티 샷을 하니 가슴이 다 시원하다. 그런데 핀이 직접 보이는 홀이 적고, 블라인드와 도그렉 홀이 많아서 조금만 삐끗해도 볼이 없어지거나 트러블에 걸려서 타수가 증가되기 일쑤였다. 또한 러프가 억세서 그린 주변의 러프 어프로치에 걸리면 바짝 긴장하다가 실수를 연발하기 쉬웠다. 핀에 바짝 붙여 파 세이브를 하려다가 철퍼덕하게 되면, 그린에 올라가 있는 것만으로도 부러울 지경이었다. 핀에서 멀리 떨어졌더라도 말이다.

“에이 나도 그린 위에 올리기나 할 걸…….” 하지만 다음 홀에 가면 마찬가지로 욕심을 내게 된다. LA에서 구입한 신무기로 무장한 장 총장이 롱 퍼팅과 숏 퍼팅을 쑥쑥 집어넣으면서 “역시 비싼 퍼터가 좋네!” 하며 기분 좋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경기 후반까지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17번 홀 어려운 내리막 경사의 퍼팅을 설병상 작가가 성공시키며 파를 잡았고 양 대표와 동 타를 이뤘다. 18번 파5 롱 홀에서 설 작가는 세 번째 샷을 핀 앞의 벙커를 피해서 약간 멀지만 안전하게 그린 엣지에 볼을 올렸다. 105야드를 남긴 양 대표는 버디를 노리려다 그린 앞의 벙커에 볼을 집어넣고 말았다. 이제는 정말 승부를 걸어야 할 때. 양 대표는 60도 웨지를 바짝 열어서 핀에 바짝 붙이려다가 그만 ‘철퍼덕’ 하더니 벙커 탈출에 실패했다. 그래서 다섯 번 만에 겨우 3m 거리에 갖다 놓는다.

하지만 여유 만만하던 설 작가가 그린 엣지에서 내리막 롱퍼트를 세게 치는 바람에 홀을 지나치고 결국 짧은 퍼트 마저를 놓쳐서 보기를 했다. “이렇게 되면 스토리가 달라지는 거지” 하며 양 대표는 집중하더니 3m 퍼팅을 성공시켜 보기로 끝을 내고 공동 우승(89타)을 했다. 이제 우리들의 라운드도 서서히 마지막 승부를 향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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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펼쳐진 로빈슨랜치 페어웨이.


미국 골프장 투어 제30차: 로빈슨랜치(ROBINSON RANCH)골프클럽
장엄한 앤잴레스 국립공원에 둘러싸인 LA 북쪽 약 25마일에 위치한 로빈슨랜치 골프장(파71, 6508야드)은 캘리포니아 일몰에서 나타나는 색깔보다 더 많은 매력적인 개성을 가졌다. 마운틴 코스와 밸리 코스의 2개 코스는 세계 최상급의 회원제 골프장과 버금가지만 대중에게 개방하는 퍼블릭 골프장이다.

400에이커가 넘는 지역에 만든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코스지만 도전적인 성격도 강하다. 설계의 기본은 옛날 캘리포니아의 문화유산을 계승하는 것에 기초를 뒀지만, 골프장의 특징은 새 시대의 골프장의 모습으로 재정립하였다. 이름의 일부인 랜치에서 보듯 목장에서 풍기는 고전적인 캘러포니아의 변함없는 수려함을 떠올려준다.

예약: 홈페이지(www.rr-golf.com)와 Golfnow(www.golfnow.com) 참조
요금: 주중 일반요금 87달러, 주말은 117달러, 다스팀 4인 합계 156달러
연락처: 27734 Sand Canyon Rd Canyon Country, CA 91387-3639 / 전화 (661) 252-8484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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