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리우올림픽] ‘결승골’ 권창훈, 한방으로 보여준 에이스의 품격
이미지중앙

한 방으로 대표팀의 8강행을 이끈 권창훈.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재원 기자] 경기 내내 부진해도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C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린 가린샤 스타디움은 혈전 그 자체였다. 반드시 승리를 해야 8강에 진출하는 멕시코를 상대로 한국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시종일관 몰아붙이는 멕시코의 파상공세를 꾸여꾸역 막는 느낌이 강했다. 주전 두 명이 부상으로 빠진 멕시코였지만 한국은 '코너에 몰린 쥐' 마냥 시달렸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지난 두 경기에서 절정의 활약이었던 황희찬과 손흥민이 부진했다. 더블 볼란치로 나선 이창민과 박용우도 패스 성공률이 많이 떨어졌다. 그 때문에 한국은 멕시코에게 시종 밀리는 경기를 해야 했고 몇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내줬다. 다 잡은 8강이 멀어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권창훈이 있었다. 원샷 원킬. 한번의 유효슈팅을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후반 32분 권창훈은 패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한 이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멕시코의 골문을 갈랐다. 덕분에 결국 한국은 C조 1위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독일, 멕시코 등 전통의 강호들과 한 조에 속했음에도 조 1위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그 결실도 푸짐하다. 8강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피해 온두라스를 상대하게 됐다.

사실 권창훈 역시 이날 경기에서 매우 부진했다. 오랜만에 자신의 주 포지션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왔지만 부진했다. 경기장에 있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공을 잡는 횟수가 적다보니 권창훈 특유의 드리블 돌파도 나오지 않았다. 교체명단에 문창진 카드가 있었기에 교체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에게 신뢰를 보냈다. 권창훈이 보여주는 한방을 믿었던 것이다. 그리고 권창훈은 해냈다. 매력적인 왼발이 또 다시 일을 낸 것이다. C조의 판도를 바꾸는 강력한 왼발로 말이다. 아무리 부진했어도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으로 말하는 선수, 권창훈은 에이스의 품격을 제대로 증명했다.

이번 권창훈의 득점은 단순히 1골 이상의 가치를 했다. 8강을 확정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흐름을 바꿨다. 워낙 끌려가는 경기였기 때문에 권창훈의 득점이 아니었다면 패배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속팀 수원삼성이 최악의 위기에 빠진 이번 시즌, 그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경기는 권창훈이 그 모습의 축소판 같았다.

온두라스는 포르투갈보다는 전력이 떨어지지만 토너먼트에서 약팀은 없다. 위기가 찾아올 것이고 그것을 타개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이날 경기와 마찬가지로 황희찬, 손흥민이 묶이면 결국 권창훈이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줘야 한다. 멕시코 전과 같은 한방을 토너먼트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한국의 두 대회 연속 메달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