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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최악의 경기 조건서 빛난 '권창훈의 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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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C조 예선 최종경기서 한국 권창훈이 후반 32분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멕시코를 1-0으로 이기고 C조 1위(승점 7점)로 8강에 진출했다.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지원익 기자] 해발 1,100m 고지대, 30도가 넘는 온도에 건조한 기후, 매끄럽지 않은 잔디 상태…. 여기서 나온 '유효슈팅 1개에 1득점'. 권창훈의 왼발은 이렇게 빛을 발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3차전 멕시코와의 마지막 경기서 최악의 여건에서도 1-0 승리를 기록했다.

브라질리아는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다. 습도는 낮지만 하루 종일 햇볕이 강하다. 실제로 브라질리아는 3개월 넘게 비가 오지 않고 있다. 경기가 열린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은 관중석을 가리는 지붕으로 인해 햇빛이 한쪽에만 집중돼 있다. 그로인해 햇볕이 내리쬐는 쪽은 잔디가 고르고 건강하지만, 그늘진 곳은 곳곳이 파여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해발 1,100m가 넘는 고지대라는 점이 체력, 공의 공기저항 등을 변수로 작용케 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은 8강에 자력으로 진출하기 위해 멕시코와의 경기를 반드시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 했다. 이길 경우에는 조 1위를 확정지을 수 있고, 비긴다면 독일과 피지의 경기 결과에 따라 1, 2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전방서부터 멕시코를 압박하던 한국은 멕시코 수비의 실책을 유도했다. 이 때문인지 멕시코는 초반부터 수비라인을 깊게 내린 채 수비했다. 하지만 오히려 멕시코가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10분 한국 수비 3명을 앞에 두고 토레스가 터닝 슈팅으로 양 팀 통틀어 첫 번째 슈팅을 기록한 것. 공은 골키퍼 구성윤의 정면이었다.

계속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던 멕시코는 전반 28분 한 번의 패스로 한국 수비진을 허물었다. 스루 로빙패스를 받은 구티에레즈는 골키퍼 일대일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비수 이슬찬이 몸을 던져 막아 실점은 면했다.

반면 한국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 밀집수비 속에서 좀처럼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패스미스가 잦았고, 찾아온 역습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패스성공률은 50%가 조금 넘었고 점유율도 35%를 밑돌았다. 양 팀 통틀어 슈팅 12개, 유효슈팅 1개(멕시코)가 나온 전반전은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양 팀의 지루한 공방은 계속됐다. 한국은 후반 30분까지 슈팅수가 ‘제로’였다. 멕시코도 5개뿐이었다. 그나마 멕시코는 16분 골대를 맞추는 위협적인 슈팅을 기록했다. 24분엔 시스네로스가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쪽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을 보여줬다.

한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과 스트라이커 석현준을 투입했다. 후반 30분이 넘어서자 무리한 공격보단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하며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려 했다.

후반 32분 경기 내내 잠잠하던 권창훈의 왼발이 빛났다. 권창훈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공을 잡아 좌측으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갔다. 이때 황희찬이 수비수 한 명을 완전 빼냈다. 권창훈은 수비가 벗겨진 틈을 타 골대 왼쪽 위를 향해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봤지만 공은 골키퍼 손을 지나쳐 골망을 흔들었다. 대회 3호골.

권창훈은 이후 후반 39분에도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올라온 황희찬의 완벽한 어시스트를 슈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이후 한국은 더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갈 수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멕시코 로자노는 황희찬을 시간을 끈다는 이유로 밀쳐 퇴장을 받았다. 멕시코의 총력전을 잘 틀어막은 한국은 1-0으로 경기를 마무리 하며 승점 7점으로 C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올림픽 축구 역사상 최초 조1위 8강 진출이다.

C조 1위 한국은 오는 14일 일요일 오전 4시(한국시간) 사우바도르 폰테 노바 아레나에서 D조 2위를 차지한 온두라스와 8강전을 펼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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