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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리액션] 한체대, ‘5회 연속 재학생 금메달’로 축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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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오른쪽)이 극적인 역전드라마로 금메달은 딴 직후 김성조 한체대 총장(한국선수단 지원단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체대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4년에 한 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올림픽에서 대학생(학부기준)이 금메달을 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종목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세계 최고의 자리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에게는 버거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계올림픽 5회 연속 재학생 금메달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인 한국체육대학이 또 한번 큰 경사를 맞았다. 10일 오전 박상영(한체대3)이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드라마 같은 대역전 드라마로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한국 펜싱의 첫 금메달이자, 남자 에페 사상 처음으로 개인전 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거머쥔 것이다. 1995년생, 14학번인 펜싱대표팀의 막내, 유일한 대학생이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사실 한체대는 시작부터가 올림픽과 관련이 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해방 후 첫 금메달을 획득하자 당시 코치였던 정동구 씨(나중에 한체대 교수)가 박정희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비인기종목과 엘리트 선수 육성을 위해 국가에서 체육대학을 설립해야 한다'고 건의해 이듬해인 1977년 3월 개교했다. 당연히 졸업생 금메달리스트는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재은(태권도)이 처음으로 ‘재학생 금메달’을 땄다. 이어 2004년 아테네에서 정지현(레슬링), 2008년 베이징에서 황경선과 차동민(이상 태권도), 2012년 런던에서 양학선(체조)까지 ‘학부 재학생 올림픽 제패’의 바통을 계승했다. 이번에 박상영이 그 숫자를 5로 늘린 것이다. 참고로 동계 올림픽에서는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재학생 3인방인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총장손은 약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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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21 한체대)이 펜싱에서 기적 같은 첫 금메달을 확정짓자 크게 포효하고 있다.


“이건 기적입니다.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기뻐요.”

동이 터올 무렵이던 10일 오전 리우에서 전화 한 통이 왔다. 한국선수단 지원단장으로 올림픽에 참가 중인 김성조 한체대 총장의 들뜬 목소리였다. 박상영의 경기가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 현장에서 재학생의 기적 같은 우승을 지켜본 후 기쁨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사실 김 총장은 박상영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펜싱교수들에게 메달 가능성을 물으니 “기량은 뛰어난데 십자인대 부상으로 오랫동안 쉰 게 문제”라는 대답이 나왔다. 부상은 다 나았으나 정신적으로 다소 위축돼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박상영을 총장실로 불러 특별히 격려했다. 부상 부위를 직접 만지면서 “엄마손이 약손이듯, 한체대에서는 총장손이 약손이다. 자신감을 갖고 올림픽에 나가라”고 주문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답게 넉넉한 농담을 곁들인 까닭에 박상영의 표정은 아주 밝아졌다.

10일 경기가 열린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도 김성조 총장은 “‘총장손은 약속’ 기억하지? 상영이 넌 할 수 있다”고 힘을 북돋았다. 김 총장은 “모든 한국선수의 선전이 기쁘지만, 솔직히 한솥밥을 먹고 있는 어린 대학생 박상영의 금메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이 벅차 오른다”고 말했다.

한체대의 김학수 초빙교수도 “국가대표 체육사관학교인 한체대는 대만체육대학, 가노야체육대학(일본) 등이 따라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롤모델이 됐다. 좁은 면적, 시설 노후화, 열악한 지원 등은 문제가 많지만 이미 한국 엘리트 체육에서는 올림픽 메달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체대의 리우올림픽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상영과 동기로 ‘한국 근대5종의 샛별’로 불리는 메달유망주 전웅태(한체대3)가 오는 18일부터 경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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