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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원의 위클리 핫풋볼] 전차군단과 무승부, 만족스럽고도 아쉬운 신태용의 전술
■ 주간 풋볼 이슈!

# 전차군단과 무승부, 만족스러우면서도 아쉬운 신태용의 전술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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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 만족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신태용 감독(우).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재원 기자] 생각보다 잘 싸웠고 그에 비해 결과는 다소 아쉬웠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조별예선 최대 분수령이었던 독일과의 경기(8일)에서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황희찬의 득점을 시작으로 손흥민, 석현준이 득점에 성공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허용한 프리킥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면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8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지만 아쉽게 그 기회는 다음 멕시코 전으로 넘겨야 했다.

아쉽지만 분명 대표팀은 잘 싸웠다. 특히 신태용 감독의 전술이 제대로 느껴진 경기였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피지 전과 비교해 3명의 선수를 바꿨다. 류승우, 구성윤, 이창민 대신에 손흥민, 김동준, 박용우를 내세웠다. 피지 전과 완전히 다른 축구를 하겠다는 신태용 감독의 의도가 선발 라인업부터 드러난 것이다.

사실 류승우와 구성윤 대신에 손흥민과 김동준이 들어간 것은 큰 전술적 변화는 아니었다. 먼저 류승우와 손흥민의 스타일 자체가 비슷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왼쪽 윙포워드라는 포지션 자체는 같다. 구성윤 대신에 김동준이 투입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래 올림픽 대표의 주전 골키퍼는 김동준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독일 전에 투입된 것일 뿐이다.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박용우의 투입은 다르다. 이창민과 박용우 모두 중앙 미드필더라는 점에서 같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성향이 다르다. 이창민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2선과 3선을 모두 소화하지만 기본적으로 둘을 오가는 박스투박스형 미드필더다. 피지 전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라기 보다는 2선에서 주로 활동했다. 조금 더 앞쪽에서 공수연결고리를 하는 셈이다. 반면 박용우는 딥라잉플레이메이커로 수비형 미드필더다. 뒤쪽에서 볼을 전개하는 역할에 가깝다.

거리상으로는 불과 4~5m 정도의 차이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이날 신태용 감독이 박용우를 투입한 것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이창민보다 신장이 크다는 점, 둘째 독일의 화력이 강하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 숫자를 늘린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용우의 롱패스 능력이다.

신태용 감독은 전반전에 완전히 수비라인을 내리면서 수비적인 태세를 취했다. 언뜻 보면 한국이 너무 밀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는 철저히 계획된 것이다. 처음에는 공격을 받아주면서 독일의 체력을 빼겠다는 의지였다. 이 의도는 정확히 들어맞았다. 비록 전반전에 실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허용한 공격의 횟수에 비해 실점이 적었다. 박용우가 장현수와 더불어 중원을 견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롱패스’.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독일이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강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독일도 약점은 가지고 있다. 중앙 수비진의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뒷공간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는 게 신태용 감독의 생각이었다. 전반전에 힘을 너무 쓴 독일은 후반전에 약점이 잘 노출됐다. 이 때 박용우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졌다. ‘제2의 기성용’이라고 불릴 정도로 롱패스 능력이 좋은 박용우는 이날 몇 차례 인상적인 롱패스를 성공시켰다. 특히 후반 19분 손흥민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준 롱패스는 일품이었다. 손흥민이 득점으로 연결만 시켰더라면 이날 경기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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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했던 심상민. [사진=뉴시스]


신태용 감독의 전술이 모두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허점도 명백히 드러났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좌우 풀백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너무 일찍부터 주전 풀백이 정해졌다. 심상민과 이슬찬이다. 그러나 이 둘은 소속팀에서 풀백으로서의 출전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AFC 챔피언십 때도 이런 약점은 잘 드러났다.

변화를 줄 법도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신태용 감독은 고집을 부렸다. 그리고 위기를 자초했다. 심상민과 이슬찬은 경기 내내 불안했다. 유능한 윙어인 브란트와 나브리는 시종일관 이 둘을 공략했고 십중팔구 돌파에 성공했다. 공격전개도 마찬가지였다. 볼을 빼낸 상황에서 시도하는 전진패스가 성공한 것이 몇 차례 없다. 공격기회가 오히려 위기로 변하는 최악의 상황을 이 둘이 연출했다. 이 날 허용한 3실점 모두 측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다. 광주FC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박동진 카드를 한 번쯤 써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물론 현재 신태용 감독의 능력은 좋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라면 아쉬움을 대회기간 안에 채울 줄 알아야 한다. 이제 조별예선은 멕시코 전만을 남겨뒀다. 디펜딩챔피언이고 특히 이 연령대에 항상 강했던 팀이다. 무승부만 거둬도 올라간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려울 수 있다. ‘골짜기 세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감독의 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과거 ‘여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던 신태용 감독이 발휘할 꾀에 올림픽 대표팀의 운명이 걸려 있다.

■ WEEKLY BEST &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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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를 입증한 손흥민. [사진=뉴시스]



# BEST - 손흥민(대한민국)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에이스는 그 누가 뭐래도 손흥민이었다. 피지 전에 교체로 출전하며 경기감각을 익힌 손흥민은 예선 2차전이었던 독일 전에서 비상했다. 경기 시작부터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독일 수비진들을 요리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축구선수 중 ‘몸값 3위’라는 타이틀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특히 후반 11분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터트린 골은 손흥민의 클래스를 그대로 보여줬다. 스텝오버를 통한 개인기 그리고 완벽한 마무리까지 손흥민의 개인기량으로 만들어낸 득점이다. 아쉽게 승리는 날아갔지만 손흥민의 클래스는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 WORST - 이슬찬(대한민국)

석현준의 골을 만들어낸 주역이지만 독일의 득점도 만들고 말았다. 경기 내내 이슬찬은 불안했다. 독일이 자랑하는 나브리에게 맞섰지만 번번이 패하고 말았다. 반댓발 윙어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수비를 하다 보니 뚫리는 일이 너무 많았다. 특히 첫 번째 실점을 내줄 때의 수비장면은 두고두고 아쉽다. 이슬찬의 약한 수비력 때문에 나브리, 브란트 등 독일의 윙어들은 철저히 이슬찬 쪽을 공략했다.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의 정확도도 매우 떨어져 위기를 몇 차례 맞았다. 두 번째 실점 역시 이런 형태의 실수로 허용한 것이었다.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이슬찬의 분발이 요구된다.


■ NEXT HOT M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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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골문을 겨냥할 석현준. [사진=뉴시스]



# 대한민국 VS 멕시코(올림픽 C조 예선): 8월 11일 목요일 오전 4시

결국 마지막 경기까지 오고 말았다. 배수의 진을 치고 멕시코를 뚫어내야 한다. 멕시코는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우승국이다. 항상 이 연령대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피지 전에서는 생각 외로 고전했지만 여전히 전력은 막강하다. 특히 페랄타가 이끄는 공격진은 순간적인 움직임이 워낙 좋다. 독일 전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던 수비진이 더욱 더 집중해야 될 이유다. 개개인의 기량과 조직력의 융화가 잘 되어 있는 팀이다. 독일 보다도 더 힘든 게임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멕시코도 약점은 있다. 전체적으로 신장이 작다. 이 부분을 잘 공략해야 한다. 최전방에서는 석현준 카드가 잘 먹힐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싸움닭’ 이찬동이 중원을 정리해준다면 멕시코를 힘들게 만들 수 있다. 독일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멕시코에게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석현준의 머리를 활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득점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승부만 거두어도 8강에 진출하지만 무승부란 없다. 반드시 승리해서 조 1위로 올라갈 생각을 해야 한다.

# 아스날 VS 리버풀(EPL 1R): 8월 15일 월요일 0시

오랫동안 기다리던 EPL이 드디어 개막을 알린다. 첫 라운드부터 빅매치가 성사됐다. ‘북런던의 1인자’ 아스날과 ‘머지사이드의 자존심’ 리버풀이 만난다. 벵거 감독과 클롭 감독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예상된다. 먼저 아스날은 온전한 전력으로 개막전을 나서지 못한다. 메르테사커가 장기 부상을 당했고 알렉시스 산체스 역시 아직까지 몸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최전방 공격수와 센터백 영입에도 난항을 겪고 있어 이번 경기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오랜만에 경기에 복귀하는 외질과 지루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아직 미지수다.

리버풀은 괜찮은 프리시즌을 보냈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에 참가해 AC밀란과 바르셀로나를 물리쳤다. 특히 우주 최강이라는 바르셀로나를 격침시킨 것은 대단한 성과다. 새로 영입된 사디오 마네가 ‘적응’이라는 단어가 필요없을 정도로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워낙 2선이 탄탄하고 주전 선수들이 프리시즌부터 일찌감치 손발을 맞췄기 때문에 조직력도 괜찮다. 다만 밀너와 카리우스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 도르트문트 VS 바이에른뮌헨(DFL 슈퍼컵): 8월 15일 월요일 오전 3시 30분

리그가 개막하기 전부터 데어클라시커가 시작된다. 항상 분데스리가 우승을 두고 다투는 두 팀이지만 이번 시즌은 그 불꽃이 더욱 크게 튈 것으로 보인다. 바로 훔멜스와 괴체 때문이다. 도르트문트 수비의 상징과도 같았던 훔멜스가 뮌헨으로 떠나면서 두 팀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더 재밌는 사실은 먼저 도르트문트의 뒤통수를 쳤던 괴체가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각자 친정팀으로 복귀한 두 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력 자체는 당연히 뮌헨이 앞선다.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탄탄한 스쿼드를 갖췄다. 최전방 레반도프스키를 필두로 뮐러, 리베리, 로벤, 코망, 코스타 등 베스트 11을 넘어 후보 명단까지 전부 월드클래스다. 그러나 도르트문트도 크게 밀리지는 않아 보인다. 미키타리안과 훔멜스가 나갔지만 쉬얼레와 괴체가 들어오면서 어느 정도 보강을 잘했다. 오바메양이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만 보여준다면 뮌헨이라고 못 넘을 것도 없다. 더군다나 상대에 대한 악감정은 때론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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