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백상현의 세계 베스트 코스 기행] (9) 프레스트윅(Prestwick) 골프클럽
이미지중앙

458야드 파4 13번 홀.


세계 최초의 오픈 챔피언십 개최지

로열 트룬 바로 남쪽으로 파우 개울(Pow Burn)을 사이에 두고 ‘골프 박물관’이라 부를 만한 프레스트윅(Prestwick) 골프클럽이 자리하고 있다. 프레스트윅은 1851년 올드 톰 모리스의 설계로 12개 홀로 개장했다. 바로 이곳에서 1860년 세계 최초의 오픈챔피언십 (Open Championship)이 개최되었다. 영국에서는 이 경기의 맥을 잇는 오늘날의 브리티시오픈을 유일하고 진정한 오픈이란 의미로 디오픈(The Open)이라고 부른다.

첫 해에 윌리 파크가 우승한 후, 설계자 올드 톰 모리스 본인이 네 차례나 우승한 데 이어, 1868년부터 3년간 그의 아들 영 톰 모리스(Young Tom Morris)가 세 차례 연속 우승하면서 우승 상품인 벨트(The Belt)를 영구 보유하게 된다. 새로운 우승 상품 마련에 실패한 1871년에는 오픈챔피언십이 열리지 못했다.

그러자 프레스트윅과 세인트 앤드루스의 로열 & 에인션트 골프클럽, 뮤어필드가 공동으로 와인 주전자 모양의 우승컵을 제작하여 1872년에 대회를 이어갔으니, 이 컵이 바로 오늘날 브리티시오픈의 우승컵인 클라렛 저그(Claret Jug)다. 이후 브리티시오픈은 프레스트윅 뿐만 아니라 다른 골프클럽들도 번갈아 가면서 개최하게 된다.

한편 한 해를 거르고 개최한 1872년 디오픈 대회에서도 영 톰 모리스가 우승하여, 그는 오픈 챔피언십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히말라야(Himalayas)’라 불리는 파3 5번 홀과 ‘알프스(Alps)’라는 별칭의 파4 17번 홀은 이름답게 높은 언덕 너머로 블라인드 샷을 보내는 독특한 홀이며, ‘추기경(Cardinal)’으로 불리는 파4 3번 홀은 수많은 골프 설계가들에게 영감을 안긴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클럽하우스 바로 앞에서 티샷을 하는 15번 홀부터 마지막 18번 홀까지 4개 홀은 그 옛날 골프 코스의 모습이 어떠했을지 짐작해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지중앙

'추기경의 등'이라는 별명이 붙은 290야드 파4 16번 홀. 원온의 가능성이 있지만 볼이 오른쪽으로 휘면 그린 오른쪽의 추기경 벙커에 빠질 수도 있다.


매너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들
지난호에서 소개한 골프 에티켓이 골프 규칙집에 명시된 의무사항이라면, 골프 매너(manner)는 골프 규칙집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에티켓의 기본 정신 하에 당연히 지켜야 할 행동이다. 즉, 위반했다고 벌칙을 받지는 않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골프의 즐거움을 빼앗아갈 수 있으므로 에티켓처럼 지켜야만 하는 행동인 것이다.

문화와 생활 습관이 다른 외국, 특히 유럽에서는 국제적인 골프 매너를 익히고 그대로 행동해야 존중받는다. 남을 배려하기 위해 지켜야 할 매너들은 무궁무진하겠지만, 그 가운데 필자가 여러 나라에서의 골프 여행을 통해 습득한 꼭 필요한 골프 매너 10가지를 소개한다.

1. 페어웨이에서도 플레이 순서를 지켜야 한다. 그린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볼부터 샷을 한다. 이를 위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볼 위치를 항상 확인하고 그린과의 거리를 비교한 후, 자기 차례에서 샷을 한다. 마음이 급하다고 먼저 샷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페어웨이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볼이 있는 위치보다 앞서서 걸어가서는 안 된다.

2. 그린에서 볼과 홀컵간의 거리에 따라 그린에서의 정해진 플레이 순서를 반드시 지켜야 하며, 퍼팅한 볼이 홀컵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원래 위치에 볼을 다시 놓고 퍼팅 연습을 해서는 안 된다.

이미지중앙

288야드 파4 18번 홀.


3. 내가 홀아웃을 했어도 마지막 골퍼가 홀을 마칠 때까지 그린과 그 근처에 머물러 지켜줘야 한다. 먼저 다음 홀로 가버리는 건 남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동반자가 퍼트를 할 때 퍼트를 마친 플레이어 중 한 사람이 깃대를 거꾸로 세워 들고 있도록 한다. 플레이어 전원이 홀아웃한 다음에는 그 사람이 깃대를 다시 꽂아두고 그린을 벗어난다.
4. 링크스 코스의 경우 그린 바로 옆에 다음 홀의 티잉 그라운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린에서는 비교적 조용히 홀아웃함으로써 다음 홀에서 티 샷을 준비하는 플레이어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5. 전동 카트 운전에서도 매너가 필요하다. 페어웨이에 카트가 들어갈 수 있다 하더라도 그린 주변까지 끌고 가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코스들은 그린 앞 50-100야드 지점에 전동 카트 진입 금지 표시를 해놓는다. 그러나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코스라 하더라도 전동 카트를 그린 주변까지 운전해서는 안 된다.

6. 앞 조와의 카트 간격이 가까워도 안 된다. 전동 카트는 가급적 앞 조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주차함으로써 앞 팀에게 압박감을 주지 않도록 한다. 홀을 마친 다음 카트를 타고 다음 홀로 이동할 때에도 앞 조 티잉 그라운드에서 카트가 잘 보이지 않는 지점에 세워 앞 조 티샷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7. 카트를 주차할 때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카트가 그린에 가까워오면, 그린 주위에 전동 카트 주차 표시를 해 놓았거나 카트 도로를 넓혀 주차하기 용이하게 해놓은 곳에 주차한다. 전반 나인 홀을 마치고 후반 라운드에서 대기할 때, 앞 조의 카트 뒤에 주차한다. 대기중인 앞 조의 전동 카트들 사이에 끼어들지 않도록 한다.

이미지중앙

프레스트윅은 1860년에 최초로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이 개최된 코스다.


8. 코스에서 어느 정도의 내기는 괜찮지만, 플레이 중에 금전을 주고받지는 않도록 한다. 다른 플레이어들과 조인해서 라운드를 할 때에는 내기로 인해 그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조심한다.

9. 코스에서 높은 음성이나 과도한 제스처는 자제한다. 클럽 회원들에게 한 라운드의 골프는 반복되는 일상에 가깝다. 그들처럼 조용히 와서 조용히 코스를 떠난다는 마음을 갖고, 코스와 주변 자연과의 교감을 즐기는 데 집중한다.

10. 유럽에서는 별로 고맙지 않더라도 “감사합니다(Thank you)”, 옷깃만 부딪쳐도 “실례합니다(Excuse me)”와 약간만 폐를 끼쳐도 “미안합니다(I am sorry)”를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자주 말 한다. 이런 말들은 여행 기간 중 어디에서나 습관처럼 써도 좋다.

[사진과 글= 백상현(골프 여행가)]

* 이 글은 필자의 <당신도 라운드할 수 있는 세계 100대 코스>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