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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 8] 이틀동안 남쪽으로 606km
‘에이지슈터를 꿈꾸며(Dreaming Age Shooter)’라는 이름의 고교동창 포섬 다스(DAS)팀의 총 62일간의 미국 여행기간 중 11~12일차 이틀간은 남쪽으로 606km를 달려 내려갔다. 거리상으로 뉴욕주를 출발해서 뉴저지, 메릴랜드, 버지니아주를 거쳤고, 이제 5번째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진입했다. 11일째는 323km를 운전해 샌포드(Sanford)까지 갔었고, 12일째는 283km를 운전해 웨이드(Wade)까지 이동했다. 거기서 6번째 골프를 했고, 두 번째 캠핑장에 들렀다. 주행 누계는 1667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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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번국도. 도로 양쪽의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1번 국도타고 남쪽으로 323km 달리다

출발 전 캠핑카 안에서 1분 미팅을 하고 코스트코에 들러 장을 먼저 보고나서 호텔로 향하기로 했다. 운행거리가 약 323km이라 안전을 위해 네 명이 나눠서 80km씩 운전하기로 했다. 이제 캠핑카 운전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모두 운전 베테랑이며 미국의 도로 사정이 좋아 운전에 관한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래도 2인 1조(운전수와 조수) 원칙은 끝까지 지키기로 했다.

주유소에 들러 셀프주유를 하는데 차가 커서 그런지 기름이 엄청 들어갔다. 우리 캠핑카의 휘발유 탱크 용량은 36갤런, 약 136리터이다. 가스버디 닷컴에 의하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각 주 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 가장 저렴한 곳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1갤런에 3.321달러, 가장 비싼 곳은 하와이주로 4.341달러다. 두 주의 차이가 1갤런에 1달러 이상, 약 31%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캠핑카 연비는 1갤런 당 약 6~13마일이다. 물론 캠핑카의 크기, 무게와 운전 속도, 그리고 캠핑카에 무엇을 매달고 다니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다스팀의 애마는 1갤런에 약 8~10마일 정도 달리고 있다. 리터와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1리터에 약 3.4~4.2km를 운행한다.

우리는 미국의 동부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관통하는 US 1번 국도를 네 시간 정도 운전해야 했다. 드넓은 땅에 곧게 뻗은 도로변에는 10미터는 됨직한 가로수가 병풍처럼 양쪽에 서 있었다. 사고 예방은 물론, 운전자의 피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미국의 국도는 본토 48개 주에 걸쳐 번호체계 등의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지만 관리는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전 구간이 왕복 2차선 이상의 포장도로로 되어 있다. 주와 주를 잇는 고속도로는 중앙분리대와 왕복 4차선 이상에는 대부분이 입체교차로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에 국도는 한적한 시골길이라 왕복 2차선에는 대부분 중앙분리대가 없고 왕복 4, 6차선 이상에 중앙분리대와 인터체인지가 설치되어 있는 편이다. 일부 국도는 도시 중심을 통과하여 시가지를 이루는 곳도 있다.

미국 1번 국도(U.S. Route 1)는 1926년에 개통했으며, 미국 동부 연안도시와 연결된 미국 북동지역의 중요한 고속도로다. 이는 캐나다 국경지역에 있는 메인주의 포트 켄트로부터 남부 플로리다주의 키웨스트에 이르기까지 2369마일(3813km)이 연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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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바코 로드 클럽에서 다스팀방문 기념으로 서명게시판에 올렸다.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 10위
지금까지 우리가 방문한 미국의 100대 골프장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자연을 있는 그대로 최대한 살린 골프장 설계다. 둘째, 페어웨이와 러프 지역을 확실하게 구분해 놓았다. 따라서 골퍼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볼을 페어웨이로 보내려고 애를 쓰게 된다. 실수해서 러프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탈출하는 데 몇 타를 더 치게 될지 모를 불리한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셋째, 세계적으로 유명한 큰 대회를 개최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여섯 번째로 라운드 한 타바코 로드(Tobacco Road) 골프장은 며칠 전에 라운딩 했던 트위스터드 듄(Twisted Dune)과 비슷하지만 잔디관리와 그린 상태가 아주 양호한 편이었다. 명문 골프장이다 보니 예약하기가 어려워 최금호 단장이 한 달 전부터 공을 들여야 했다. 골프장 매니저에게 다스팀의 골프 열정을 이메일로 알려주고 예약을 부탁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골프장 주변에 넓은 담배밭이 펼쳐져 있는데 골프장 이름에 ‘타바코’가 들어가는 것도 이곳이 옛날부터 담배 주산지였기 때문인 듯했다.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 사이에 있는 오솔길을 따라 골프장 입구로 들어가니 통나무로 만든 자그마한 클럽하우스가 보였다. 클럽하우스 안에는 프런트와 작은 커피숍, 그리고 수수한 프로 숍이 있을 뿐이다. 클럽하우스 안에 있는 커다란 미국 골프 지도판 위에 다스팀의 방문을 알리는 쪽지를 남겨두었다.

카트에 골프백을 실고 연습 그린에서 퍼팅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데, 마셜이 ‘모든 홀에 카트 진입이 허용되지만 카트 길 외의 수풀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고 신신 당부했다. ‘자연보호를 위해서’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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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바코로드는 1번홀부터 미국의 어려운 코스 10위에 오른 코스답다.


타바코 로드 골프장은 말 그대로 터프하기 그지없었다. 홀마다 전체 면적의 약 50% 정도가 벙커 지역이고, 페어웨이를 벗어난 러프에는 깊이 자란 억센 풀 때문에 들어가면 거의 공을 잃기 십상이었다. 우리는 오늘부터 공이 깊은 러프에 들어가면 공을 찾지 않고 1벌타 처리하기로 했다.

장기풍 총장이 네 번째 골프장 레이크 프레지덴셜GC에서 볼을 찾으러 러프에 들어갔다가 양쪽 발에 100군데 이상 벌레에 물려 지금도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장 총장의 피가 맛이 더 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그런 사고(?)를 방지하고, 빠른 진행을 위한 조치였다.

첫 홀부터 좁고 휘어지고,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홀이어선지 가장 먼저 티샷을 한 설병상 작가의 볼이 러프로 들어가 고행길로 들어선다. 첫 홀은 파5 홀인데 결과는, 9타로 쿼드로플 보기니 낙심천만이다.

코스맵을 열심히 참고하면서 플레이에 열중하다보니 서로가 말이 없었다. 지난 게임에서 부진했던 장 총장이 2번 홀, 3번 홀 연속해서 버디를 잡으면서 기세가 오르자 다른 멤버들은 긴장했다. 그러나 홀이 더해지면서 험한 링크스 코스 스타일에 감을 잡자 멤버들이 따라 붙었다. 로스트볼도 몇 개 밖에 나오지 않는다.

로스트 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인지 오늘따라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로스트볼도 골프 게임의 한 요소로 생각한 것일까? 미국골프협회(USGA)의 창시자이며 미국 초대 아마추어 챔피언인 찰스 맥도널드(Charles Mcdonald)는 이런 말을 남겼다. ‘로스트 볼이라고 불평이나 잔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 로스트 볼은 골프 게임의 한 요소다.’ 남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선, 자신부터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수를 잊고 훌훌 털어내야 자신은 물론, 함께 경기에 임하는 동반자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골프여행 여섯 번째 골프장에서 다스팀 단원 중 양기종 대표, 장 총장이 드디어 싱글 스코어를 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 순위 10위인 골프장에서 두 사람이 80타를 기록한 것은 다스팀에게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의 공동 우승자는 장 총장과 양 대표(80타)이고 설 작가, 최 단장 순이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오늘의 공동 챔피언을 자축하는 의미로 간단히 맥주 한 잔씩을 하고, 숙소에서 미국에서의 첫 싱글기념 파티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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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두부를 요리하는 장총장.


장총장 마파두부로 총주방장 등극
미국의 캠핑장 규모는 때론 상상을 초월한다. 캠핑카 역시 고급스러움은 물론이고 크기, 다양성뿐만 아니라 캠핑장에 정해진 자리에 전기, 수도, TV, 하수관로를 연결하면 일반 가정집처럼 불편함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은 캠핑카 외부를 인테리어 하듯이 치장하고 내부는 그들이 사는 집을 옮겨다 놓은 것처럼 꾸민다. 그들의 캠핑문화는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낯설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

펜스를 치고 개를 몇 마리씩 키운다든가, 캠핑카 옆에 몽골 텐트 크기의 또 다른 텐트를 치고 그 안에 소파를 비롯한 각종 가구와 취사도구까지 갖춰 집에서 생활하듯 캠핑을 즐긴다. 캠핑카 내부를 들여다 볼 수는 없으나 외관에 어울리게 장식했을 것이다.

넓어 보이는 캠핑카에 대부분 부부만이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고 다른 가족은 없어 보였다.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더 잘 살게 되더라도 국토가 좁아 미국처럼 드넓은 자연 속에서 즐기는 캠핑문화는 갖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렸다. 하지만 그들의 노년생활이 마냥 부럽지만은 않았다. 아름다운 풍경 속의 노년 부부는 너무 쓸쓸해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캠핑장 이용에 미숙한 우리는 2번째 방문한 캠핑장 웨이드 파야트빌(Fayetteville)에서 또 한 번 실수를 했다. 골프를 마치고 나서 장 총장의 한국요리 제안으로 일정에 없는 한국마트를 방문한 후, 캠핑장에 예정시간보다 늦은 저녁 7시 30분에야 도착했다.

사전 예약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자리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캠핑장 사무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캠핑장 자리배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다급해진 최 단장은 긴급전화로 캠핑장 직원과 통화를 시도했다. 다행이 직원과 통화가 되었고, 만나서 간신히 자리배치를 받을 수 있었다.

관리직원은 예약자가 오후 7시 이후 방문 시에는 자리배치 출입증을 게시판 서류함에 넣어 둔다고 했다. 그러면 방문객은 서류함에서 출입증을 찾아 캠핑을 하고 다음날 오전 출입수속을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나름대로 완벽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소한 데서도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에 적잖이 당황했다.

저녁식사를 마파두부로 요리하겠다는 제안을 한 장 총장의 요리 자세는 너무나 진지해서 사뭇 엄숙하기 그지없었다. 서울에서 준비한 레시피를 따라 정확한 재료에 정확한 양 그리고 정확한 순서로 조리를 한다. ‘야전이니 적당히 먹어도 되겠지’ 하는 마음에 대충 하자는 설 작가의 제안은 여지없이 묵사발이 났다. 초지일관 땀을 뻘뻘 흘리며 진지하게 요리를 하는 장 총장의 요리 태도는 가히 일류호텔 주방장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든 마파두부 요리를 안주로 해서 다스팀 4명은 오늘도 행복한 저녁시간을 가졌다. 다스팀이 캠핑카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맛있는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오늘부터 장 총장을 총주방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잠시 어지러웠던 주방의 위계질서가 확실히 잡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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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려운 코스 톱50 중 10위인 타바코 로드.


미국 골프장 투어 제6차: 타바코 로드(Tobacco Road)골프클럽

타바코 로드(파71 6554야드) 골프장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샌포드(Sanford)시에 소재하며, 파 71의 18홀 규모로 2008년 개장했다. 〈골프 다이제스트〉 2009년 선정 ‘미국 최고 대중골프장 톱100’ 중 76위를 차지했다. 또한 가장 어려운 ‘미국 골프장 50곳’ 중 10위로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2개 주 중에서 두 번째로 난이도가 높은 골프장이다.
예약: 다스팀 예약 당시에는 골프장 자체 온라인 예약제도가 없었다. 지금은 홈페이지(www.tobaccoroadgolf.com)에서 온라인 예약을 하면 된다.
요금: 9월 13~11일 주중 그린피 89달러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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