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 7] 예측불허 미국 골프의 즐거움
‘에이지슈터를 꿈꾸며(Dreaming Age Shooter)’ 떠난 64세의 보성고등학교 동창 포섬 4명의 미국 대륙 횡단 골프 여행이 드디어 10일째를 넘어섰다. 뉴욕에서 숙박용 렌트 차량을 빌려 야영지를 이용해 숙식을 해결하는 여행은 워싱턴을 지나 뉴저지 샌드스톤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주행 누계는 1006km를 넘어섰다.

이미지중앙

동창 최동호(왼쪽에서 두번째)가 선물한 침낭을 들고 한식당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워싱턴 DC 두 번째 관광
오늘(12년9월17일)은 워싱턴DC를 관광하고 저녁에는 보성 동창인 최동호를 만나 함께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 며칠 전에 했던 뉴욕 맨해튼 관광은 한국의 현지여행사 1일 관광 프로그램을 선택한지라 가이드가 한국인이었다.

그러나 이번 관광은 미국에 본사를 둔 온라인 여행사인 시티 디스커버리의 1일 관광 프로그램을 예약하였다. 숙소인 캠핑장에서 택시를 타고 약 40분 후 출발장소인 워싱턴 DC 북서쪽에 있는 옛날 우체국 건물 앞에 도착하였다.

관광버스에 오르니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 미국인들이었고 가이드도 미국인이었다. 관광은 국회의사당을 시작으로 미 행정부서인 백악관, 재무성, 농림부, FRB(연방은행) 등을 차례로 둘러보고 이어 포토맥 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워싱턴 DC를 한 바퀴 도는 일정이었다. 유람선에서는 참치 샐러드로 점심식사를 대신하며 워싱턴 기념탑을 한적하게 바라보았다. 화려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백악관은 의외로 규모가 작아 보였다.

오후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유명한 제퍼슨, 루스벨트, 링컨 대통령의 기념관을 보았다. 약 200여 년의 길지 않은 역사지만 자국 대통령들의 업적을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알리는 모습이 부러워 보였다. 특히 미국이 독립을 쟁취한 후 인간의 자유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역대 대통령들의 연설문을 통해 알 수 있었고, 앞으로도 자유를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도 치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대통령 기념관을 나와서는 전쟁기념관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기념관을 하나씩 둘러보며 미국인들이 수많은 희생을 하면서도 세계 평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안내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전쟁기념관 중 한국전쟁기념관은 우리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TV를 통해서 익숙한 내용이지만 막상 현지에서 보는 느낌은 남달랐다. 야전용 판초우의를 입고 총을 든 미군의 모습은 한국을 위한 희생정신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곳에 서울상대 17회 동기생들이 정기적으로 화환을 제공한다는 소식은 인상적이었다.

이미지중앙

위는 낮 아래는 밤의 캠핑카 침대 평면도.


캠핑카에서 첫날밤
링컨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기념관 방문을 마지막으로 관광을 마쳤다. 관광을 마치고 동창인 최동호를 만났다. 미국에 온 지 36년이 된 그는 미국 시민권자로 지금은 미 국방부의 고위 공직자로 재직 중이다.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자랑스러운 동창이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서 우리들을 반겨주니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친구의 안내로 한국 식당 설악가든에서 갈비 등 한식으로 훌륭한 저녁식사 대접을 받으며 그간의 근황과 우리의 여행 일정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는 또 다른 동창생 최병욱도 동석했다.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는 중 안식년 휴가로 미국에 들렀던 최병욱이 최동호와 연락이 닿았던 것이다. 두 친구의 따듯한 격려와 응원이 다스팀에 커다란 힘이 되었다.

다스팀이 렌트한 캠핑카 C25는 사용설명서에 3개의 침대를 다섯 명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첫 번째 침대는 운전석 위 캡오버(Cabover)에 있으며 얇은 매트리스를 깔면 2인용 침대가 된다. 캡오버 침대는 길이가 193cm, 넓이는 137cm이다. 두 번째는 식탁(Dinette)을 해체하여 변경하면 1인용 간이침대가 되며, 길이 188cm에 넓이 102cm, 세 번째는 차 뒤쪽에 있는 정상적인 2인용 메인침대다. 침대 길이는 193cm, 넓이는 132cm다.

우리는 캠핑카에서 첫날밤을 보내면서 앞으로 침대 사용에 관한 수칙을 정하였다. 침대에 따라 편안함의 차이가 있는 탓에 공평하게 매일 최금호 단장, 양기종 대표, 설병상 작가, 장기풍 총장 순서로 위치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첫날은 최 단장과 양 대표가 뒤쪽에 있는 2인용 메인침대, 설 작가는 운전석 위 2인용 캡오버 침대, 장 총장은 식탁을 변경한 1인용 간이침대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장 총장은 ‘간이침대 길이가 짧아 보인다’며 캠핑카 통로에 매트를 깔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면서 문득 ‘앞으로 캠핑카에서 잠자리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미지중앙

캠핑장에서는 보트까지 싣고 다니는 여행객까지 있다.


예측 불허 미국 골프의 매력
19일 오전에 길을 떠나 휴게소에 들러 점심식사용 샌드위치를 사가지고 5번째 골프장인 로얄 뉴 켄트 골프장에 도착하였다. 티타임이 12시 6분이어서 캠핑카 안에서 식사하는 중에 최 단장이 어제의 챔피언 장 총장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칠 수 있느냐?”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잠잠하던 날씨가 코스에 들어갈 무렵 바람이 심해지면서 난이도가 금방 높아졌다. 골프장 코스가 험한 편이라서 코스맵을 세심히 살펴보면서 티 박스에 올라섰는데, 그린은 보이지 않고 티샷 낙하 유도봉만 보였다. 앞바람까지 불어 볼이 제멋대로 날아갔다. 그래도 어쩌랴? 사나이들은 죽자 사자 앞으로 볼을 날려 보냈다. 피하느니 차라리 맞서는 것을 택했다.

‘바람은 골프의 최대 자산이다. 바람의 변화로 1개의 홀이 여러 개의 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골프협회(USGA) 창립자의 한 사람 찰스 맥도널드(Charles Mcdonald)가 남긴 말이다. 항상 변하는 예측 불허의 상황에서도 볼을 끝까지 쫓는 것은 골퍼들에게 그 자체로 신선한 매력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바람이나 장애물을 만났다고 이를 피하려거나 움츠러들기보다는 지혜롭게 플레이하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골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절로 흡족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미지중앙

변화무쌍한 미국 골프를 로열뉴켄트에서 경험했다.


블라인드 홀이 많고 거의 수풀 수준의 러프에 들어가면 로스트 처리하여 벌타를 받아야 하는데,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스타일의 턱 높은 벙커가 우리의 타수를 늘리는 데 많이 기여했다. 처음에는 골프를 하던 가락들이 있어서 도전적으로 코스를 공략하다가 더블, 트리플이 반복되니까 정신들을 바짝 차리는 모습들이었다.

보기만 적어도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무사히 플레이를 마쳤다. 네 명이 합쳐서 버디 2개(최 단장 1개, 설 작가 1개), 파만 11개가 나올 정도로 힘든 코스였다. 매 홀마다 함정이 있었지만, 타수 차이가 서너 개 밖에 나지 않아 승부는 마지막 16번, 17번, 18번 3홀의 역전극에서 판가름 났다. 오늘도 17번 롱홀에서 최 단장과 설 작가가 세 번째 샷을 1.5미터에 붙이고, 동반 버디를 하는 바람에 역전과 순위 모두를 굳혔다.

오늘 챔피언은 설 작가였고, 롱기스트는 설 작가, 니어리스트는 장 총장이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장 총장이 요리한 김치찌개와 햇반으로 저녁을 먹었다. 와인과 참이슬 소주를 곁들인 행복한 저녁시간이었다. 김치찌개가 너무 맛있어 내일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지만 어느새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말았다.

이미지중앙

로열 뉴켄트 골프장.


제5차 라운드 로얄뉴켄트(Royal New Kent)GC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와 리치몬드 중간에 위치한 로열뉴켄트(파72 전장 7,372야드) 골프장은 하천과 강 사이의 낮은 구릉지에 조성되었다. 회원제지만 비회원도 14일전에는 예약 가능하며, 미국 내에서 가장 아일랜드 느낌이 나는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골프장은 그린이 가파르고, 풀로 덥인 둔덕 뒤에 인공으로 쌓아올린 돌담 더미와 키가 큰 다년생 목초인 페스큐가 자란다. 굴곡과 경사면이 있는 페어웨이는 때때로 그린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블라인드 샷을 해야만 한다. 또한 120개 이상의 벙커가 있는데, 대부분은 깊어서 앞이 보이지 않는 그늘진 벙커들로 페스큐 수풀을 따라 늘어서 있다. 1997년 개장과 동시에 〈골프다이제스트〉 ‘미국 최고 신설 골프장’으로 선정됐으며, 1999년에는 〈골프다이제스트〉 ‘미국 100대 코스’ 순위 84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홈페이지: www.royalnewkent.com, (804) 966-7023
그린피: 오전~10시 51분까지 89달러, 11시~2시20분 69달러, 2시30분~폐장시 39달러
연락처: 10100 Kentland Trail Providence Forge, VA 23140-3464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