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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베스트 코스 기행] (8) 웨스턴 게일즈(Western Ga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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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홀 그린 주변의 폿 벙커들.


웨스턴 게일즈: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의 숨겨진 보물

로열 트룬 북쪽으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웨스턴 게일즈가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그냥 지나칠 법한 이 코스는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 여정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명 코스다. 전장 7014야드 파71의 코스는 브리티시오픈 개최지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1897년 조성된 후 커티스컵(Curtis Cup 영국과 미국의 아마추어 여성 국가대항전), 유러피언 PGA챔피언십, 스코틀랜드 챔피언십(Scottish Championship)등 수많은 대회를 개최해왔다.

전체적으로 편평하지만 특히 해안을 따라 높고 낮은 모래 언덕들이 이어져 상당히 도전적이다. 유달리 연초록 색깔의 잔디는 코스 특유의 밝고 화사하며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적당한 난이도에 그린은 매우 빠르고 홀 마다 다양한 클럽을 쓰도록 하며 플레이 하는 재미가 그 어느 코스보다도 크다.

특히 5번부터 13번 홀까지 모든 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플레이 하는 맛이 일품이다. 맑은 날에 바닷가 티박스에서 바라다 보이는 해안 풍경과 스코틀랜드 서부 섬들의 전경은 최고의 장관이다. 유난히 작아 보이는 클럽하우스에서 마주친 직원들은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그 어떤 골프장 직원보다도 친절하다. 웨스턴게일즈는 가히 서부 해안의 숨겨진 보물(Hidden Gems)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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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 홀 티박스에서 바라본 해안선의 모습.


해외 골프 여행에서의 에티켓: 권장 사항이 아니라 의무다
골프에서의 에티켓(etiquette)은 꼭 지켜야 하는 의무 사항이다. 전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공동으로 발간하는 골프 규칙집 제1장은 ‘에티켓 ? 코스에서의 행동’으로 시작한다. 흔히들 골프 에티켓을 ‘가급적 지켜져야 하는 권장 사항’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규칙집 첫 장에서 표방하듯 에티켓은 골프 규칙의 일부이고, 따라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 사항’인 것이다.

에티켓은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한다. 여타 스포츠와 달리 골프는 심판 없이 플레이되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스스로 규칙을 준수하는 도덕성이 요구된다. 한국의 골프 환경에서는 캐디가 골퍼의 수발을 돌보지만 외국에 나가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특히 유럽의 코스에서는 캐디가 없거나, 너무 비싸서 고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혼자서 자율적으로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자율적인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지키지 못하는 에티켓이 의외로 많다.

해외 명문 코스들은 골퍼의 에티켓 준수를 특히 눈여겨본다. 비회원에게 코스를 개방하더라도 방문객의 플레이 허용 여부는 전적으로 골프장의 판단이다. 만일, 한국에서 온 골퍼들이 현지 코스에서 에티켓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어긴다면, 다음 번에 다른 한국인 골퍼들이 그 코스를 예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규칙집 제1장의 마지막은 에티켓 위반 시의 벌을 정하고 있다. 만약 골퍼가 에티켓을 계속 무시하고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치면 벌타를 주거나 플레이를 금지할 수 있으며, 경기 중이라면 심지어 선수를 실격시킬 수도 있다. 외국에 나가서 꼭 지켜야 할 골프 에티켓 9가지를 소개한다.

벙커는 내가 고른다 : 한국에서는 벙커에 고무래를 끌고 갔다가 ‘고르는 척’만 하고 나오거나, 아예 벙커 정리를 하지 않는 골퍼가 많다. 하지만 해외 명문 코스에서 벙커 정리를 하지 않고 떠나는 골퍼는 거의 찾을 수 없다. 플레이어는 벙커를 나오기 전에 자신이 만든 것과 그 근처의 다른 플레이어들이 만든 움푹 팬 곳이나 발자국을 모두 평탄하게 골라 놔야 한다. 아무리 시간에 쫓기더라도 고무래를 이용하여 벙커를 평탄하게 하도록 한다. 벙커 정리는 여러 에티켓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무다.

피치 마크는 복원한다 : 그린 위에 떨어진 볼의 충격에 의해 생긴 그린 면의 손상을 뜻하는 피치 마크(pitch mark)는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 자신이 만든 것만 수리해도 되지만 뒷사람을 위해 다른 것도 수리하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피치 마크 수리를 캐디나 일용직 근로자들이 전담하지만, 외국에 나가서는 모두 골퍼의 의무다. 유럽의 명문 코스를 갈 때는 피치 마크 수리기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게 에티켓이다.

디보트 자국은 안 남긴다 : 샷을 하고 만들어진 잔디 뗏장인 디보트(divot)는 제자리에 놓고 발로 밟아주는 게 기본이다. 만약 디보트 자국이 너무 작거나, 뗏장이 조각났거나, 디보트를 덮어도 잔디 뿌리가 이어 자라지 못할 것 같으면 떨어진 자국에 모래를 뿌린다. 손으로 끄는 풀 카트를 끌 때도 디보트 자국 수리용 모래통을 들고 다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다른 플레이어를 방해하지 않는다 : 다른 플레이어들이 플레이 할 때 움직이거나, 말하거나, 불필요한 잡음을 내서는 안 된다. 연습 스윙을 해서도 안 된다. 코스로 가져간 핸드폰, 카메라 등 전자기기가 다른 플레이어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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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게일즈를 뒤덮은 러프와 들꽃들.


티샷 순서를 지켜야 한다 : 티잉 그라운드에서 플레이어들은 이전 홀의 스코어에 따라 티샷을 해야 하며,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른 플레이어가 티샷을 할 때 바로 뒤에 서있거나, 볼에 가까이 또는 볼 진행 방향 반대쪽 선상에 서 있어도 안 된다.

그린에서도 잘 서야 한다 : 플레이어는 그린 위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퍼트 선상에 서서는 안 된다. 이는 볼 방향 뿐 아니라 반대 방향의 연장선도 포함한다. 다른 플레이어가 퍼트할 때 퍼트 선에 그림자를 지게 해서도 안 된다.

약간 빠르게 플레이한다 : 골퍼는 약간 빠르게 플레이해야 한다. 앞 조와의 속도를 맞추어 나가는 건 그 조의 책임이다. 앞에 한 홀이 비어 있도록 늦어지고 그 결과 후속 조가 지연되는 경우, 후속 조에게 먼저 플레이하여 나아가도록 권해야 한다. 또한 후속 조가 1인 플레이인 경우처럼 빠르게 플레이 할 것이 분명한 경우, 후속 조에게 먼저 플레이하도록 양보해야 한다. 티오프한 순서대로 끝까지 플레이해야 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 코스에서는 플레이 속도에 따라 뒤에서 앞 조를 앞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플레이를 지체하지 않는다 : 방금 친 볼이 워터 해저드가 아닌 곳에서 분실될 염려가 있거나 OB가 난 것처럼 보인다면 잠정구를 쳐야 한다. 이때 잠정구(provisional ball)를 친다는 걸 분명히 말해야 한다. 잠정구 플레이 후에 볼이 들어간 주변을 살펴 보았으나 볼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속히 잠정구로 네번째 샷을 한다.

타구 사고를 예방한다 : 앞서 간 플레이어들이 내 볼의 도달 범위 밖으로 나아갈 때까지 볼을 쳐서는 안 된다. 스트로크 또는 연습 스윙을 할 때 주위의 다칠 만한 곳에 아무도 없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플레이한 볼이 사람을 맞힐 위험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갈 경우, 즉시 큰소리로 “볼(영어로는 포어)”이라고 큰 소리를 질러 경고해야 한다. [사진과 글= 백상현(골프 여행가)]

* 이 글은 필자의 <당신도 라운드할 수 있는 세계 100대 코스>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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