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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조 검객’ 김영호, 의류브랜드 K-WAY 홍보 자처한 이유는?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영호(45)의 인생을 설명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두 단어가 있다. 바로 ‘펜싱’과 ‘최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쥔 펜싱선수이자, 은퇴 후 국내 최초의 펜싱클럽인 로러스 펜싱클럽에서 매년 4~5명의 아이비리그 대학 합격생들을 배출해내고 있는 명지도자다. 그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펜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의류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감독이자 사업가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김영호 감독을 <헤럴드스포츠>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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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마르소가 사랑한 K-WAY, 김영호에게 손 내민 이유

“K-WAY는 1965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브랜드에요. 로러스 펜싱클럽의 본사가 K-WAY의 한국 파트너사인데 브랜드가 들어온 지는 이제 1년쯤 됐어요. 옷을 한 번 입어봤는데 가볍고 실용성이 제법 뛰어났어요. 직접 입어본 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죠. 사진 촬영부터 시작해서 올해부턴 본격적으로 홍보에 나설 겁니다.”

가로수길에 위치해 있는 ‘K-WAY’ 매장. 매장 문을 열자 형형색색의 윈드브레이커들과 나란히 걸려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장 한 켠에는 1980년대를 강타했던 영화 <라붐>의 주인공 소피마르소가 K-WAY 윈드브레이커를 착용하고 있는 사진이 걸려있었다. 소피마르소뿐만 아니라 프랑스 국민의 대부분이 소지할 정도로 사랑하는 브랜드가 펜싱과는 어떤 관련이 있기에 김영호 감독이 의류사업까지 진출하게 된 걸까.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와 올림픽에서 펜싱 외의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구경하기 힘든 이탈리아. 프랑스의 실용성과 기능성, 이탈리아의 디자인과 감성을 담은 브랜드 K-WAY는 펜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더군다나 K-WAY는 프랑스 펜싱 선수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K-WAY와 김영호 감독의 인연 역시 펜싱으로부터 시작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펜싱이 효자 노릇을 제대로 했잖아요. K-WAY쪽 관계자들이 그때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때마침 방한했을 때 그쪽 관계자들이 백화점 구경을 갔는데 자기네 브랜드가 없는 걸 봤데요. ‘왜 한국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나라인데 아직 런칭이 안 됐을까’라며 돌아가서 저희 회사에 E-mail로 파트너십을 제안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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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사업 역시 운동과 다를 바 없다

펜싱클럽을 운영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우연치 않게 시작하게 된 의류사업. 김 감독은 “의류사업도 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낯선 분야로의 도전을 반겼다. 김 감독은 운동과 마찬가지로 사업에서도 근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번 어떤 제품과 겨루기를 시작하면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끝까지 부딪혀야 한다는 게 사업가 김영호의 지론이다.

“전 하다가 중도에 멈추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운동도 마찬가지잖아요.”

뭐든 한 번 하면 끝까지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의 김 감독은 그 동안의 경험들이 여러 가지 도전을 이어가는데 큰 자신감이자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최초의 펜싱클럽 감독을 맡아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제자들을 보낸 경험은 그로 하여금 꾸준히 나의 길을 가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지금은 로러스하면 펜싱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만, 앞으로는 로러스를 떠올리면 펜싱과 K-WAY를 함께 떠올릴 수 있게끔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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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 그리고 은퇴 후의 삶

총감독으로 선수들 지도하랴, 의류사업 진행하랴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김영호지만 늘 가슴 한편에 은퇴를 앞둔 후배들에 대한 걱정을 품고 있었다. 본인 역시 메달리스트였기에 대표팀을 나오는 순간의 막막함을 이미 겪었다. 이미 다른 동료 선후배들이 일선 팀 코치로 자리 잡고 있기에 일자리를 구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나마 펜싱만큼은 클럽이 늘어날수록 메달리스트들이나 그 외 선수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수월해져서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얘기다.

김 감독은 ‘은퇴 후 1~2년간의 삶을 미리 구상해볼 것’을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대표팀을 나오고, 선수생활을 마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단다. 선후배들이 끌어주고 당겨주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인이 나가서 어떻게 살 것인지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착실히 공부해 사회에 첫 발을 들여야합니다.” [헤럴드스포츠=정아름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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