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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와 성(性)] 스포츠계를 덮친 에이즈 파문
미국 영화 배우인 찰리 쉰이 에이즈 감염 사실을 고백했을 때, 헐리우드는 큰 충격과 논란에 빠졌다. 특히 그가 감염 사실을 안 이후에도 다수의 여성들을 만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도덕적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스포츠계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선수들이 에이즈에 감염되어 충격을 준 바 있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사람은 NBA의 스타인 매직 존슨일 것이다. 그러나 존슨은 감염 사실에 굴하지 않고 에이즈 재단을 설립하고 에이즈 퇴치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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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존슨.


현장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우리 주변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실제로 반복된 검사에도 안심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검사를 반복하는 ‘에이즈 공포증’에 걸린 사람들도 많으며, 마음이 아프게도 검사상 에이즈가 검출되어 젊은 나이임에도 좌절을 겪는 환자들을 보게 된다.

실제로 질병 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성문화의 개방으로 인해 우리 나라의 연간 에이즈 신규 감염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1,081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러나 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에이즈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량되고 있어 사망률은 2007년 20%에 비해 2014년 12%까지 감소하였다.

에이즈의 검사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에이즈에 노출될 경우 이에 대항하기 위해 원인 바이러스인 HIV에 대항하는 항체가 생기게 된다. 이 항체를 검출하는 검사법이 가장 일반적인 선별 검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항체가 생성되는 데에는 다소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때까지는 실제 감염에도 불구하고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를 ‘검사 잠복기’ 혹은 ‘윈도우 피리어드(window period)’라고 한다. 미국 질병 관리국(CDC)은 감염 이후 빠르면 3주부터 항체가 검출되고, 감염자의 약 97%에서는 3주에서 12주 이내에 항체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항체 검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의 핵심 단백질인 p24 항원을 같이 검사하는 항원/항체 4세대 검사법이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다. 또한 HIV의 유전자 RNA를 직접 검출하는 기법도 이용이 되고 있다.

에이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출 이후에 막연한 공포감에 떠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HIV의 다양한 검사 기법들이 개발되어 있으니,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확인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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