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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니맨 야구상담소] (9) 몸으로 체화할 때까지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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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습경기나 실전에 들어가면 훈련 때 진행했던 것들을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분명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몸은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17세 A군)

많은 학생 선수들이 이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이유는 아직 완성단계에 다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미성숙함 때문이지요. 물론 그 미성숙함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 미성숙은 머리가 이해한 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는 미성숙함입니다. 야구는 상당히 감각적인 운동입니다. 그래서 운동 역학과 투타 매커니즘을 머리로는 이해하고도, 몸으로는 느껴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긴 시간 심혈을 기울여 훈련하고 교육하여 폼을 교정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현실에서 완벽하게 구현하는 감각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배운 그대로 배팅을 했을 때 손목으로 느껴지는 묵직하고도 짜릿한 그 감각 말입니다. 그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선수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투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볼 끝이 살아있는 좋은 공을 던지는 바로 그 순간엔 손끝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감각을 느껴본 선수라고 하더라도 실전에서 매 순간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성숙한 아마추어라서 그렇습니다. 물론 프로 선수들에게도 매 순간 완벽한 타격과 투구를 요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매번 베스트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실수와 실투를 최대한 줄여갈 줄 안다는 점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하튼 그 특별한 감각을 실전에서도 꾸준히 이어가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 현장에서는 참 많은 연구를 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합니다. 훈련이나 경기 당시의 모습을 녹화하여 나중에 선수와 코치진이 그 영상을 토대로 미팅을 진행하는 것도 그러한 노력과 연구의 일환입니다. 현재 사관학교에서도 그렇게 진행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야구교육 현장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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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팅을 통해 가장 좋았던 '감각'을 되새기는 모습.


영상 미팅을 진행할 때마다 학생 선수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섀도우 피칭을 반복했던 투구폼이고, 입에 단내가 나도록 반복하며 훈련했던 타격폼인데 어떻게 저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사관학교에서는 영상 미팅 이후 짧게나마 다시 훈련시간을 갖습니다. 자신이 연습하며 느껴봤던 그 감각과, 영상에서 마주한 자신이 잘 했던 순간의 모습을, 일치시켜 나가는 과정을 갖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훈련은 여러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우선 가뭄에 콩 나듯 잘했다 하더라도 찍힌 영상에 본인이 배운 그대로 수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면, 그 학생에게는 다시 운동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리고 반복적인 훈련으로 그 느낌과 모습을 일치시켜 나가는 과정을 지속하면 매번 베스트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실수나 실투는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번째 미성숙함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몸으로 묵직하고 짜릿한 감각을 느껴보지 못했으면서 느꼈다고 착각하는 미성숙함입니다. 혹은 그 감각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할 줄 모르는 미성숙함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영상 미팅을 진행하더라도 단점을 지적해주는 수준에서 그쳐버리게 되기에 앞선 경우보다 효과가 확연히 떨어집니다.

코치는 선수와 티배팅 훈련을 진행할 때 과묵하게 진행하지 않습니다. 잘못했을 때는 곧바로 그 부분을 지적해주고 폼이 좋았을 때는 그것이 잘 되었다고 명확하게 표현을 해줍니다. 그렇게 즉각적이고 명확한 표현을 해야 선수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코치와 선수는 끊임없이 교감을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소통이 단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겉으로는 소통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의미한 대화를 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감독 코치 선수의 성격이나 성향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코칭스태프와 부모님에게 실망을 드려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나 훈련 중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압박감 등의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이유야 무엇이든 당장의 불편함 때문에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다면 그 학생은 영원히 미성숙한 아마추어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그 감각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창피할 일이 아닙니다. 그 감각을 모를 때에는 오히려 훨씬 디테일하게 코치와 감독님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상담을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A라는 방법으로 하고 있었는데, B라는 방법으로 가르쳐 주셔서 그렇게 노력했고, 그런데 현재 말씀하신 것만큼 그런 묵직한 감각은 느껴지지 않으나, A로 했을 때와 B로 고쳤을 때는 이러저러한 점에서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투수의 공이라 하더라도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홈런의 느낌이 올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강타자라도 공을 뿌리는 순간 그 누구도 칠 수 없는 공이라는 느낌이 전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 선수들도 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훈련합니다. 그런데 아직 프로가 아닌 학생 선수들이 당장의 불편함 때문에 그 감각을 완벽히 체화시킬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고 소통을 멈춘다면 절대 그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없습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야구는 감각적인 운동입니다. 최고의 타격과 투구가 되었을 때의 감각을 몸으로 체화할 때까지 훈련과 소통은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설령 그 감각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프로가 되기까지 그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한 훈련과 소통은 계속되어야 합니다.[정리=차원석 기자@Notime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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