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 세 번의 무산 위기를 겪다
골프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다는 에이지슈터를 꿈꾸는 모임(DAS)팀의 미국횡단여행은 ‘과연 실행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암초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스팀의 출발은 예기치 않은 난관을 뚫고나간 4명의 단원들이 일궈낸 저력의 결과물이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실행하기까지 예상치 못했던 돌발 변수들이 있기 마련인데 팀원들의 의지만으로 실행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반신반의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고투(苦鬪)의 시간들을 증명이라도 하듯 3번이나 출발이 무산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1년 5월6일에 1차 발기인 모임 이후 첫 출발 팀이 꾸려지기까지 8개월(2012년 1월25일), 다시 출발일자 연기와 최종 참가단원을 확정하여 출발(2012년 9월10일)하기까지 또 8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미지중앙

미국 여행 출발 확정 후 장 총장 사무실에 모인 다스팀. 왼쪽부터 양기종, 설병상, 최금호, 장기풍.


첫 번째 무산 : 신청자 중 5명은 포기
2012년 1월25일 열린 8차 준비모임에서 4월10일 출발 신청자 8명 중 5명이 중도 포기하여 최종 참가자는 3명으로 줄어들었다. 5명 중 두 명은 회사 일로, 한 명은 부모님의 병세 악화로, 또 한 명은 건강이 좋지 않아서, 나머지 한 명은 자식 혼례문제가 생겨 포기했다.

참가 의사를 밝힌 3명은 설병상, 양기종, 최금호였다. 특히 설 작가는 2011년 11월 전립선 암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적극 참가의사를 밝혀, 계획이 무산되기 직전 다스팀 출발의 불씨를 살려주었다.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의 그의 열정과 결단이 없었다면 다스팀의 원정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륙횡단 골프여행의 동반자는 3명보다는 4명 1팀이나 8명 2팀이 최적의 인원이다. 이유는 골프장 부킹과 이용 요금, 캠핑카 렌탈, 호텔 비용, 식비 등 모든 비용들이 3명보다 4명이 경제적이며 장거리 여행에서 운전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3명 출발을 결정한 단원들의 마음도 그리 편치 않은 상황이었다.

두 번째 무산 : 2012년 4월 출발 연기
2012년 2월6일에 가진 9차 정기모임은 3명이 참석하여 참가인원 변경에 따른 전면적인 계획 수정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4월10일 출발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다음날 설 작가 가족은 전립선암 수술을 11월에 하고 5개월 후인 4월에 장거리에 장기간 여행을 한다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매우 위험하다고 걱정을 했다.
설 작가는 계획대로 4월 출발을 강력히 주장하였으나, 양 대표와 최 단장은 설 작가의 건강 회복을 위하여 4월 출발을 다시 1년간 연기하기로 결정하였다. 하루 후에 일어날 일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인간사인데 1년의 연기는 사실상 다스팀 원정의 불씨는 꺼졌다고 볼 수 있었다.

세 번째 무산 위기 : 발권 후 생긴 변수
2012년 5월22일 10차 정기 모임은 그동안 허리 협착증세로 중도 포기하였던 장 총장이 병세가 호전되어 다스팀 원정단에 다시 합류하여 4명이 참석하였다. 완전히 꺼진 줄 알았던 불씨가 다시 지펴지는 정말로 기분 좋은 모임이었다. 출발일자를 9월10일로 정하고 5월31일까지 비행기 표를 예약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4명 모두 비행기 표를 발권한 9일 후인 6월9일 양 대표에게 문제가 생겼다. 해외취업의 제안이 있어 일주일 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최 단장에게 연락한 것. 만일 취업이 결정되면 양 대표는 여행을 포기해야 하며, 출발은 또다시 재검토해야 한다. 이제 90일 남은 출발 일을 카운트다운하면서 마무리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던 최 단장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최 단장은 나머지 2명의 단원에게는 양 대표의 취업 문제를 전달하지 않고, 양 대표의 결정을 듣기까지 5일간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시간을 보냈다.

이미지중앙

일정이 정해지고 나서 각종 골프장 홈페이지를 샅샅이 찾아 일정과 라운드 계획을 면밀히 점검해나갔다.


준비된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
간다 못간다를 반복하며 여행의 실효성이 의심되던 때에도 최 단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무엇보다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던 만큼 어느 것 하나 자신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처음에 회원들이 제시한 의견은 미국골프횡단여행을 도와줄 가이드나 플래너(Planner)를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그런 사람은 없었다. 왜?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 하는 일이니까.

세 번의 출발 무산 위기를 겪을 때에도 최 단장은 ‘어떻게 만든 기회인데, 이 계획을 접을 순 없지 않느냐?’는 그 나름의 뚝심으로 밀고 갔다. 여기엔 1년 6개월의 준비 과정에서 진행된 회원들 간에 격의 없는 토론이 이 여행을 꼭 성사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다가왔다. 모임 때마다 허심탄회하게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면서 하나둘 눈에 보이는 회의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토론을 통해 회원들이 얻은 결론은 ‘자신을 버리고 팀을 위한 자세를 갖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의도의 여행이라도 끝까지 잘 마치고 돌아오기가 어렵겠다.’는 결론이었다. 그래서 여행에 필요한 모든 준비는 회원의 의견을 존중하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진행했다. 팀원 간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한 사람의 의견이라도 소홀히 하거나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골프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겠다는 ‘에이지 슈터를 꿈꾼다’는 의미의 다스(DAS)팀을 만들고 나서부터 최금호 단장은 하루에도 열두 번 미국을 여행하고 다녔다. 컴퓨터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지며 얻은 결론은 준비가 철저하지 않으면 이 여행은 감행할 수 없겠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최 단장의 꼼꼼한 일정표 챙기기가 시작되었다. 골프장과 호텔은 어떻게 예약할 건지? 캠핑장은 어떻게 예약할 건지? 캠핑카는 어떻게 예약할 건지? 한국 식료품을 파는 마트는 어떻게 찾아갈 건지 등등.

최 단장의 수백 번에 걸친 확인과 조사 끝에 하나둘 일정표의 빈칸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최종 여행 루트는 동부 뉴욕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부를 거쳐 서부 샌프란시스코까지로 결정했다. 또한 골프장은 미국 100대 퍼블릭 골프장과 각 주 20위 이내 골프장으로 예약을 하기로 했다. 최 단장은 골프장 홈페이지를 방문해 위치와 예약 방법, 할인 방법까지 꼼꼼히 조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미지중앙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여행을 준비한 다스팀의 사진이 여행을 마칠 땐 캐리커처로도 나왔다.


비장한 출사표 : 돌격 앞으로!

2012년 9월5일, 출발 5일 전 친구 손상진의 주선으로 스튜디오에 모여 잡지 게재용 인터뷰와 사진 촬영을 했다. 사진 촬영 구호는 온 몸의 기를 끌어올린 ‘돌격 앞으로!’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들게 도전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를 원해서다. 그날 저녁 서울 종로 통인동 추어탕 집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우리 4명 등 도합 12명이 덕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모두의 마음은 성공하고 돌아와서 2차, 3차로 도전하는 친구들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골프용품사 볼빅(Volvik)은 64세 동갑내기 포섬이 캠핑카를 타고 미국 대륙횡단 골프여행을 한다는 취지에 감동하여 손 매니저를 통하여 골프공 30박스와 모자, 장갑, 기능성 이너웨어 등 골프 용품을 협찬했다.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