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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철의 MLB 리포트] 한국과 일본의 포스팅 계약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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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한 박병호. (사진=osen)


지난 호에서 일본의 노모 히데오와 알폰소 소리아노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과정에서 포스팅 시스템이 만들어졌음을 설명했다.

12일 오승환을 포함해 올해 MLB에서 활동할 한국 선수가 6명으로 늘었다. 한국도 일본처럼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선수가 느는 만큼 이번엔 일본과 한국의 포스팅의 차이점을 한번 비교해보자.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 구단의 허락 하에 자신을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포스팅했고, 박병호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들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4일 동안 진행된 기간에 비공개로 입찰 금액을 써내 그중에 가장 높은 액수를 쓴 MLB 구단(미네소타 트윈스)이 박병호에 대한 ‘독점 협상권’을 30일 동안 가졌다.

이후 넥센이 미네소타의 포스팅 최고 금액인 1,285만 달러(155억 원)를 받아들임으로써 미네소타는 박병호와 협상해 4년 1,200만 달러에 옵션 포함 최대 5년 1,850만 달러(223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미네소타의 포스팅 금액은 얼마 전 넥센 히어로즈에게 전액 입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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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포스팅 금액을 기록한 일본의 다르빗슈 유.


일본 포스팅 시스템 절차

다나카 마사히로는 2013년 12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NPB)가 새롭게 협약한 포스팅 제도를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다나카는 소속팀이던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구단의 허락 하에 포스팅하고, 라쿠텐 구단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통지해 최대 2,000만 달러까지 포스팅 금액을 책정할 수 있었다. 이를 릴리즈피(release fee)라 한다.

다나카는 그 후로 30일 동안 라쿠텐 구단이 책정한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협상할 수 있었다. 라쿠텐은 당연히 최대 금액을 책정했고, 다나카는 이를 제시한 여러 구단들 중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계약을 전년도인 2012년의 다르빗슈 유의 상황과 비교해보자. 다르빗슈는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과 계약을 체결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가장 높은 입찰 금액을 썼는데 무려 5,170만 달러가 넘었다. 텍사스는 독점 협상을 통하여 6년 6,000만 달러의 계약을 다르빗슈와 체결할 수 있었다. <표1 참조>

따라서 다나카의 포스팅 금액은 미일 두 리그간의 제도가 바뀌면서 대폭 낮아진 것이다. 전년도 다르빗슈의 포스팅 금액이 5,000만 달러가 넘었고,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 24승 무패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던 다나카의 능력으로 비추어 봤을 때, 협약이 개정되지 않았더라면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6,0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표1) 아시아 선수 역대 포스팅 금액 순위
순위 --- 선수 --- --- --- ---포스팅 금액(달러)
1위 --- 다르빗슈 유 --- --- $51,703,411 (2012년)
2위 --- 다이스케 마쓰자카 $51,111,111 (2006년)
3위 --- 이가와 케이 --- ---$26,000,194 (2006년)
4위 --- 류현진 --- --- --- -$25,737,373 (2012년)
5위 --- 다나카 마사히로 --$20,000,000 (2013년)
5위 --- 마에다 켄타 --- ---$20,000,000 (2015년)
7위 --- 이와쿠마 히사시-- $19,100,000 (2010년)
8위 --- 스즈키 이치로 ----$13,155,000 (2000년)
9위 --- 박병호 --- --- --- -$12,850,000 (2015년)
12위-- 강정호 --- --- --- -$5,002,015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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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뉴욕 양키즈에서 활약하는 일본의 다나카 마사히로.


류현진급 대어를 키워야 한다

일본의 이같은 새로운 포스팅 제도는 분명히 일본의 구단보다 선수에게 더 유리하다고 여겨진다. 종전의 일본 포스팅 시스템(현재 우리나라에 적용되는 포스팅 시스템)은 메이저리그 측의 불만, 즉, 서로 다른 팀의 제출 금액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포스팅 금액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의견 때문에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표2 참조>

이 제도가 일본에만 적용되고 한국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2,000만 달러의 포스팅 상한 금액에 미칠만한 선수가 아직은 류현진 외에는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클 것이다.

일본의 새로운 포스팅 제도 협약에 의하면, 2013년 12월 미국과 일본의 개정된 포스팅 협약은 적용 기간이 2016년까지 12월까지이며, 그 뒤로는 협약의 효력 개시일보다 180일 이전에 협약을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일본 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서로에게 전하지 않는다면 협약은 수정 없이 일년 단위로 갱신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의 포스팅 시스템 협약 중 어떠한 협약이 더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이견이 있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 소속의 마에다 켄타는 얼마 전 LA 다저스와 계약을 성사시키고 올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게 되었다. 다나카와 동일한 포스팅 시스템을 적용받으며 히로시마 도요 카프 구단도 책정 금액을 2,000만 달러로 하고 마에다는 다저스와 8년간 최대 1억4,000만 달러(옵션 다수 포함)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열렸던 프리미어12에서 우리나라 타자들을 맹폭했던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도 몇 년 이내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떠한 포스팅 시스템이 그에게는 또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하다. 한국도 하루 빨리 류현진, 쇼헤이와 같은 거물급 선수들이 많이 출현하여 보다 더 좋은 대우와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를 바란다. 글 이형철(법무법인 충정, 외국 변호사)


(표2) 한일간의 포스팅 요건과 절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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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철 변호사는 베벌리힐스스포츠카운슬(Beverly Hills Sports Council)에서 근무하며 한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협상에 참여했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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