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포츠와 성(性)] 노장의 투혼, 젊은 층의 발기 부전
스포츠의 세계에서 노장의 투혼은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곤 한다. 일본의 축구스타인 미우라 가즈요시는 얼마 전 48세의 나이로 J리그 요코하마 FC와 계약을 갱신하였다. 이로써 그는 세계 최고령 프로 축구선수 기록을 갱신했다. ‘할아버지 복서’로 유명한 미국의 조지 포먼도 1994년 45세의 나이로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젊음의 상징인 스포츠의 세계에서 노장들이 은퇴하지 않고 꿈을 좇는 모습은 도전 정신의 위대함을 새삼 일깨운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를 벗어나면 조금 우울한 사회 현상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젊은층에서의 성인병과 발기 부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층의 발기 부전은 비뇨기과 의사들도 부쩍 체감할 정도로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중앙

발기부전을 경험하면 부끄러워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2013년 이탈리아의 카포그로소(Capogrosso) 박사 연구팀이 국제 성의학회에 출간한 논문에 따르면 전체 발기 부전 환자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25.9%가 40세 이하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중 절반은 중증 발기부전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전해 주었다.

사실 발기부전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특별한 신체의 이상 없이 심리적 원인에 발생하는 심인성 발기부전이 있는가 하면, 신체의 이상으로 인한 기질성 발기부전이 있다. 기질성 발기부전으로는 혈액 순환의 문제인 심혈관성, 남성 호르몬의 이상에 따른 호르몬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동반 질환이 없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낮은 젊은 층에서 발기부전이 발생하는 이유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심인성 발기부전이나 약물의 영향 등을 꼽고 있다. 또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전립선염 등의 동반 질환으로 인한 발기 부전이다.

실제로 만성 전립선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서 발기부전이나 조루 같은 성기능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는 적지 않다. 2011년 중국에서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만성 전립선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약 35~40%가 발기부전 증상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2007년 이탈리아 연구에서도 약 34%로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젊은 연령대에서 발기부전이 발생했을 경우, 속으로만 끙끙 앓기보다는,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발기부전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모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젊은 층의 발기 부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짓궂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기부전 역시 질환의 일종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의학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노장의 투혼 만큼이나 젊은이의 열정을 지키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