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문채은의 독이 든 사과]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해외 온라인 도박
눈부신 ICT기술의 발전은 우리네 삶을 짧은 시간에, 급격히 바꾸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이 만들어놓은 일상사의 변화를 생각하면 아주 이해가 쉽다.

도박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굳이 해외의 카지노를 가지 않아도, 안방에서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중독성이 심한 카지노게임을 즐길 수 있다. 토토도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기를 대상으로 마음껏 베팅할 수 있다. 장소의 제약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사실상 24시간 시스템으로 시간의 벽마저도 무의미해졌다. 물론 한국에서는 스포츠토토를 제외하면 이런 온라인 도박은 모두 불법이지만 말이다.

이미지중앙

온라인 카드게임.


종이신문을 온라인뉴스가 대체하듯, 도박에서도 오프라인(카지노, 경마장, 토토판매점) 영역은 갈수록 축소될 것이다. 온라인이 가지는 편리성, 경제성(비용절감) 등은 불법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문화가 유선 인터넷을 넘어 인공위성, 전력선, 전화선, 케이블, WiFi, 각종 신종 네트워크 등으로 다양화되고, 단말기도 스마트폰, i-TV, 텔레매틱스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런 온라인 도박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를 막기 위해 국가가 나선다면 그 차단 비용 또한 엄청날 것이다.

도박은 매춘처럼 인간의 속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발본색원(국가권력에 의한 완벽한 통제)이 힘든 것이라고 한다면, 현실적으로 인터넷이 갖는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현명한 대처가 가능한 것이다.

조금만 더 나가자. 현대 사회가 ‘국가’ 단위로 조직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 도박에 있어서도 인터넷의 ‘초국경적 특성’이 중요하다. 비유하자면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이 까다로운 한국에서, 카지노를 즐기기 위해 해외원정 도박에 나서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오프라인도 사실상 단속이 어려운데, 사이버 세계는 말할 필요가 없다. 혹자는 온라인 도박금지가 금융기관을 통한 단속과 ISP업체들의 접속규제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앞서 강조했듯이 이러한 규제는 사실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다른 나라를 보자. 세계 경제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주요 국가의 정부는 재정확보에 노력하고 있고, 이중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인 도박산업의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컨대 전 세계 카지노 숫자는 점점 많아지고 있고, 아시아의 경우 카지노가 불법인 중국인들을 유혹하기 위해 카지노의 위치가 중국 국경라인과 일치해져 간다는 분석 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온라인 도박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각 주 정부,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온라인 도박의 합법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지노의 확산처럼 모바일 기기와 IPTV 등 ‘손가락 접근’이 가능한 온라인 도박이 전 세계적으로 들어가는 형국이다.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경우, 민주당은 규제를 전제로 한 온라인 도박의 합법화에 찬성하는 경향이 짙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후보자 시절 온라인 도박연구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가까운 미래에 온라인 도박이 합법화될 공산이 크다.

만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앞선 금융시스템과 갬블문화를 바탕으로 온라인 도박에서 ‘규제된 자유시장’을 창출했다고 가정하자. 반면 한국은 지금과 같은 불법이고. 그렇다면 온라인 상에서 한국의 도박꾼들이 숨어서 손가락 하나로 해외도박사이트에 접속하는 일이 들불처럼 번질 것이다. 지금도 각종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가 판을 치고 있는데, 선진국의 정부가 보장하는 대규모의 검증된 해외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있다면 불문가지라 할 수 있다.

온라인 도박을 섣불리 합법화하자는 게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국제경쟁인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에,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력을 가진 한국은 이 게임에서 유리하기에 도박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가 시급하다. 이를 바탕으로 현명한 대책을 세운다면 온라인 도박은 폐해가 아닌, 마치 인터넷게임처럼 한국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분야가 될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도박’의 ‘ㄷ’ 자만 나와도 욕부터 하고, 정치인들은 ‘표’만 생각하는 지금의 우리네 정서는 몹시 안타까울 뿐이다. 말이 나온 김에 다음 편에서는 온라인 도박 논의에 있어 꼭 감안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짚어보겠다. [컴퍼스(▶)·인포가이드코리아 대표]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