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러피언투어 “대표 대회 DP월드로 옮기자” 움직임
이미지중앙

키스 펠리 유러피언투어 CEO가 29일 플랙십 이벤트 변경안을 제안했다.


유러피언투어가 미국PGA투어와의 벌어진 위상을 따라잡기 위해 대표 대회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골프채널은 29일(미국시간) 키스 펠리 유러피언투어 CEO가 “미국PGA투어에 실용적인 대안(viable alternative)이 되겠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맥 오그레디에 이어 올해부터 유러피언투어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펠리 CEO는 ‘유러피언투어의 위상 증가를 위해서는 세계 랭킹 높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상금 많은 대회에 집중하자’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펠리는 UAE 두바이에서 11월에 열리는 800만달러 규모의 파이널 대회인 DP월드투어챔피언십을 기존의 영국 웬트워스에서 열리는 500만 달러 규모의 BMW PGA챔피언십을 대신할 대표 대회, 즉 플랙십(Flagship) 이벤트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펠리의 생각은 5월 중순에 열려서 미PGA의 일반 대회보다도 적은 상금을 주는 대회에서 플랙십 포인트 가산점을 받기보다는 상금이 많이 걸려 있고, 세계 랭킹 높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에서 더 많은 포인트를 받자는 것이 골자다.

‘조삼모사(朝三暮四)’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주장에는 미PGA투어 대회와 공식세계골프랭킹(OWGR:Official World Golf Ranking)의 포인트 격차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은 고민이 깔려 있다. 선수 개인 별 통계에 따르면 OWGR에서 지난 2015 시즌에 미PGA투어의 대회 우승자가 받은 평균 랭킹 포인트는 56.4점, 유러피언투어 우승자는 42.2점이었다. 양대 투어의 격차는 14.2포인트로 1년 전 13.3포인트보다 1포인트가 더 벌어진 상태다.

세계 6대 투어를 비롯한 각국 투어가 참여하는 OWGR에 따르면 세계 랭킹이 높은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일수록 포인트는 높아진다. 랭킹이 높은 선수는 상금이 많은 대회를 중심으로 스케줄을 짠다. 미국에 높은 상금이 걸린 대회가 많기 열리기 때문에 양대 투어 우승자 간의 포인트 차이는 점차 벌어지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양대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4대 메이저 대회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를 제외하면 포인트 격차는 더 벌어진다. 미PGA투어 우승자는 2015년에 평균 49.5포인트를 받았지만 유러피언투어 우승자는 32.9포인트를 받는데 그쳤다. 무려 16.6포인트 차이다. 우수한 유럽 선수들이 미국 투어로 몰릴 수밖에 없다.

이미지중앙

로리 매킬로이가 지난 DP월드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는 OWGR에서 50포인트 이상을 받는 일반 대회가 6개다. BMW PGA챔피언십의 경우 ‘플랙십 이벤트’로 선정되어 1.5배의 가산점을 받아 64포인트를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PGA투어에서는 무려 7개의 대회가 60포인트 이상을 보장받는다. 총상금 1000만달러가 걸려있어 기존 850만~800만 달러에 머무는 3개의 메이저 대회보다도 상금이 많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무려 80포인트 이상이 나온다.

양대 투어의 파이널 시리즈끼리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의 레이스투두바이에서는 우승자에게 53포인트가 주어졌으나 미PGA투어 페덱스컵은 무려 68.5포인트가 주어졌다.

펠리 CEO는 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인 DP월드투어챔피언십이 플랙십 이벤트가 되면 많은 우수한 선수들이 참여해 포인트도 더 상승하리란 계산이다. 또한 이같은 대표 대회의 미세 조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투어 환경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에는 당장 포인트가 조정될 수 없겠지만, 2017년에 조정을 하면 2018년에 결실을 볼 것이다. 이렇게 3~5년 뒤에는 미국 투어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현재의 17~19세 청년들이 돈을 위해 무조건 미국으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지중앙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안병훈(사진=신한금융그룹)


이는 국내 대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올해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KPGA)투어 대회에서 OWGR로부터 가장 많은 포인트를 받은 대회는 의외로 신한동해오픈이었다. KPGA 코리안투어의 일반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OWGR포인트에서 최소인 6포인트를 받는다.

그러나 신한동해오픈에는 세계 랭킹 56위이던 안병훈을 비롯해 김경태(122위), 노승열(153위) 등이 참가하면서 우승자에게 무려 9포인트가 부여됐다. 일반 대회보다 1.5배 높은 점수였다. 이밖에 지난 5월 최경주가 출전한 SK텔레콤오픈은 8포인트, 이경훈이 우승한 한국오픈에는 7포인트의 배점이 부여됐다.

KPGA는 OWGR사무국에 플랙십 이벤트로 KPGA선수권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KPGA관계자는 “KPGA선수권이 국내 대회 중에서 역사가 가장 오랜 메이저 대회인만큼 이 대회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투어 포인트 조정이 이뤄지면 KPGA선수권은 내년부터는 기존의 포인트보다 1.5배높은 9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에서도 이미 OWGR에 플랙십 이벤트 선정을 요청한 바 있으나, 개별 대회 차원에서는 OWGR에 요청할 권한이 없어서 반려되었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