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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비 신지애 전인지 김효주 등 LPGA 멤버 상부상조 모임 ‘한태랑회’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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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랑회 밴드 커버 화면.


박인비, 신지애, 김효주, 전인지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뛰었거나 현재 활동하는 선수들이 필요한 것을 나누는 모임 ‘한태랑회’를 만들었다.

‘큰 한국여자 선수들의 모임’이란 의미를 한자에 담은 ‘한태랑회(韓太娘會)’는 4년 전 양영아(37)프로가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우정’이란 이름의 밴드 모임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주니어 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박세리, 김미현 등 초창기 한국 여자선수들과 더불어 2003년부터 9년간 미LPGA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고국에 돌아와 적응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 모임이 발전한 것이다.

‘서로의 어려움을 돕고 나눈다’는 상부상조 취지라서 조선시대의 향약(鄕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고, 선후배간 친목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는 ‘동아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온라인에서만 머물던 모임이 지난 22일 서울의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양영아, 신지애, 민나온, 배경은 프로가 모여 오프라인 첫 모임을 가졌다. 그러면서 ‘한태랑회’라는 이름이 정해졌고, 이 자리에서 민나온이 총무를 맡기로 했다. 지난 2007년 맥도널드챔피언십에서 3위를 하고 LPGA 5년 경험을 쌓은 민나온은 지금은
레슨 프로로 일하고 있다. 현역 프로인 신지애는 투어 생활이 있으니 차기 총무를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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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태랑회 회원 4명이 모여 모임의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양영아 제공)


4년 전에 ‘우정’이란 밴드를 시작한 양영아의 말이다. “20여년 만에 돌아와 한국 생활에 적응하려니 모든 것이 어려웠다. 한국에 아는 사람이나 친구도 거의 없고 외롭기도 해서 밴드를 만들었다. 이번에 한태랑회라는 모임으로 발전시켜보니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다. 지난해 선수 생활을 은퇴한 배경은이 ‘이 모임에서 봉사활동도 하자’면서 맹인들에게 골프를 가르쳐주는 봉사활동을 제안했다. 실제 선수들이 의지는 있어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발전적으로 키워보자는 의미다. 다음에는 그런 활동을 좀더 구체적으로 진행해보려 한다.”

현재 28여명이 가입한 한태랑회의 가입 조건은 미LPGA에서 활동했거나 할 선수들이다. 박인비, 김영이 지난주 가입했고, 김효주, 전인지는 29일 가입했다. 한태랑회는 앞으로 한 해 4번의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며 외부 봉사활동도 추진할 예정이다. 외국에서 투어 생활을 하는 회원도 있지만 학교로 진학하거나 투어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려는 회원도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데 치중하려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투어 생활을 하는 선수가 참석할 수 있을까? 그래서 최대한 참여율이 높은 기간을 모임 스케줄로 잡았다. 본격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3월, 브리티시오픈으로 가기 전에 많은 선수들이 잠시 귀국하는 7월 한 주, 대부분 한국 선수들이 들어오는 10월 중순 KEB하나은행챔피언십 기간, 그리고 연말이다.

“이전에도 미국에서 선수들의 모임은 종종 있었지만 그건 친한 선후배간의 비정기적인 모임이었다. 한태랑회는 그걸 보다 공식적으로 만든 것이고 선수 생활의 경험을 나누고 돕자는 상부상조의 의미가 더 강하다. 요즘 선수들은 매니저도 있고 스폰서 관계자나 에이전트들이 생활의 편의를 돕지만 선수들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어려운 난관이 있는 법이다. 그들에게 일일이 대회장 주변의 괜찮은 식당까지 물어볼 수는 없는 법이니까.”

양영아는 한태랑회를 통해 투어 관련된 기사와 정보 자료도 올린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생각이다. “내년부터는 1년에 4번 모이는 모임을 정례화하고, 나중에는 모임으로 프로암을 여는 것까지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에서 글로벌스포츠매니지먼트 박사 과정에 있는 양영아는 한태랑회를 통한 회원간의 이상적인 소통 공간을 기획한다. “선수 생활을 하는 데 도움도 받고, 여자 선수의 경우 은퇴도 워낙 빨리 어리니까 삶의 다른 차원이나 분야의 고민을 나누는 공간도 될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여성들이 회원인 골프 동아리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모임일 것 같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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