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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니맨 시즌2, 정면돌파] ⑫ 강연은 ‘쇼’가 아닌 ‘교감과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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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강연에서 받은 눈빛과 느낌은 절대 잊을 수 없다.


강연은 ‘나’를 보여줌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하자 전문적으로 강연을 여는 단체에서 함께하자는 연락이 왔다.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함께하기로 했다. 그 단체와 함께했던 첫 번째이자 마지막 강연은 지금도 당황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들과 함께 했던 무대는 ‘강연’이 아니라 ‘쇼’였다. 사회자가 나를 멋들어지게 소개하고, 큰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나는 정해진 ‘대본’에 따라 앵무새처럼 말을 해야 했다. 쉽사리 입도 떨어지지 않았다. 사회자는 청중과의 호흡보다는 나와의 호흡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청중은 강연자인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듣기’만 해야 했다. 대체 이게 무슨 강연인가?

‘교감과 진심’ 이 두 가지가 내가 생각하는 강연의 핵심이다. 어떤 청중들이 어떤 장소에 모여 있느냐에 따라 강연내용을 정한다. 미리 내용을 정해도 곧이곧대로 진행하지 않는다. 나만의 수많은 ‘이야기 카드’를 준비한 뒤 현장 상황과 청중들의 눈빛을 보고 그에 맞춰 카드를 꺼내든다. 그래서 내 강연은 청중들과의 대화와 교감이 꼭 있어야 한다. 대화와 교감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 진심을 내비칠 수 있다. 진심을 담은 이야기는 상대방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 연출은 오히려 진심을 가리는 방해물에 불과하다. 단 한 번의 무대를 끝으로 ‘쇼’를 끝냈다.

잊지 못할 눈빛, 잊지 못할 강연
무더위가 푹푹 찌던 어느 날, 나는 연천으로 향했다. 경기도에서 주최하는 ‘2015 경기도 학생기자단 소통캠프’에 연사로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현장에 가보니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넓은 연령층의 청중이 앉아있었다. 내 현역시절을 전혀 모르는 세대에다가 야구도 잘 모르는 듯했다. 워낙 연령층이 넓어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바라보며 찰나의 걱정 따윈 금세 접었다.

이날의 주제는 ‘도전과 희망’이었다. 항상 그렇듯 내가 걸어온 이야기에 진심을 얹어 차근차근 전했다.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면서 지루한 눈빛이 날아오면 다른 주제로 바꾸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면 그 주제에 대해 더욱 깊게 이야기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이들의 눈빛이 흐려지기는커녕 더욱 생생해졌다. 진심을 담은 교감을 나눌 수 있었던 강연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금까지 수많은 강연을 하며 처음 받아본 느낌, 처음 받아본 눈빛이었다. 동시에 ‘아! 저니맨 강연은 이렇게 청중들과 호흡하면서, 교감하면서 이야깃거리를 찾아나가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가 진행할 강연들의 방향성도 정했다.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던 강연이었다. [정리=차원석 기자 @Notimeover]

* 최익성 이름보다 ‘저니맨’이란 호칭으로 더 유명한 남자. 힘들고 외로웠던 저니맨 인생을 거름삼아 두 번째 인생을 ‘정면돌파’ 중이다. 현재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를 지내며 후진양성에 힘 쏟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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