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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중겸의 MLB 클립] 김현수, 캠든 야즈에 몸을 맡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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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행이 임박한 김현수


김현수(27)의 메이저리그행이 임박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17일(한국시간) 볼티모어선은 "볼티모어와 김현수가 2년간 7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메디컬 테스트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해 김현수는 볼티모어 현지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현수에겐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 계약이다. 700만 달러(약 82억 7천만 원)의 총액도 결코 나쁘지 않거니와 2년 이라는 기간 역시 김현수에겐 반가운 일이다. 2년 동안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2018년 30세 시즌에 FA를 통한 대박 계약도 노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년 계약에 5년째 구단 옵션까지 얽혀 있는 박병호의 계약 내용과 가장 차별화 된 대목이다.

무엇보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팀이다. 볼티모어의 현재 외야 전력은 중견수 아담 존스를 제외하면 뚜렷한 강자가 없다. 김현수의 주 포지션인 좌익수 자리 역시 현재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외야의 양 코너를 책임진 스티브 피어스와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합류한 헤라르도 파라가 FA가 되면서 외야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던 터였다. 현재 FA 시장의 좌익수 최대어는 알렉스 고든이나, 볼티모어는 보다 싼 값에 활용할 수 있는 김현수를 택했다.

구장 환경도 김현수에겐 반가운 부분이다. KBO리그에서 타자에게 가장 불리한 구장에서 뛰어 온 김현수지만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캠든 야즈는 타자에게 대단히 유리한 구장이다. 우측 담장은 약 97m, 좌측 담장은 약 101m에 불과하다. 우측 담장은 7.4m의 다소 높은 펜스가 버티고 있으나 거리는 잠실구장의 100m보다 되레 가까우며, 좌측 담장은 펜스가 워낙 낮아 라인드라이브 타구로도 충분히 담장을 넘길 수 있다. 추신수 역시 통산 캠든 야즈에서 22경기에 나서 .345의 타율과 6홈런 13타점으로 대단히 강했으며, 올 시즌 캠든 야즈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장 중 밀러 파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홈런 파크 팩터가 기록된 구장이다. 외야가 그리 넓지 않다는 점은 수비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볼티모어 입장에서도 김현수는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는 선수다. 올 시즌 볼티모어의 팀 출루율은 .307에 불과해 메이저리그 전체 24위에 그쳤다. 217개로 아메리칸리그 팀 홈런 3위에 올랐음에도 득점에선 중위권인 리그 7위에 그친 것 역시 낮은 출루율이 원인이었다. 반면 김현수의 올 시즌 출루율은 .438, 통산 출루율은 .406으로 대단히 뛰어났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국내 무대와 같은 수치를 기록하긴 힘들지 모르나, .350 이상의 출루율만 기록할 수 있다면 팀 타선에 윤활유 역할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볼티모어의 전력은?

그렇다면 볼티모어의 전력은 어떨까. 올 시즌 볼티모어는 81승 81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그쳤다. 지난해 17년만의 지구 우승에 성공했으나, 올해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내년 전망도 밝지는 않다. 올해 볼티모어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의 몰락 때문이었다. 2014년 3.61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5위를 기록했던 선발진은 올해 평균자책점이 4.53으로 폭등하며 최하위권인 리그 14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소화해 낸 크리스 틸먼은 올해 제구 난조 속에 4.99의 평균자책점에 그쳤고(11승 11패), 작년 깜작 15승을 따낸 버드 노리스는 최악의 부진 속에 8월 초 방출됐다. 우발도 히메네스와 미구엘 곤잘레스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유일하게 제 몫을 해낸 선수는 첸 웨인이었으나, 그마저도 FA 시장에 풀린 상황이다.

이에 볼티모어의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선발진 보강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프라이스, 그레인키, 쿠에토, 사마자 등 대어급 선발진이 대거 나온 FA 시장에서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이렇다 할 트레이드 루머조차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FA 시장에 남아있는 주요 선발 자원은 첸 웨인을 비롯해, 요바니 가야르도, 마이크 리크 그리고 스캇 캐즈미어 정도. 하지만 이들 모두는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대어급 선발투수들은 아니다.

타선 역시 문제다. 볼티모어는 FA 자격을 얻은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7년간 1억 5,400만 달러를 제시했으나 8년간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원하는 그에게 퇴짜를 맞았다. 향후 변동의 여지는 있으나 볼티모어는 일단 영입전 철수를 선언한 상황. 올해 47홈런 117타점을 기록한 간판타자의 이탈을 트레이드로 데려 온 마크 트럼보나 김현수만으로 메워지길 기대하기는 힘든 일로, 데이비스의 대안으로 페드로 알바레스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중심타선의 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군다나 볼티모어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경쟁이 대단히 치열한 곳이다. 올해 지구우승을 차지한 토론토는 물론 전통의 강호 양키스와 보스턴, 그리고 매해 전력 이상의 성적을 이끌어내는 템파베이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는 지구다. 기대와는 달리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볼티모어로선,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선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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