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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니맨 시즌2, 정면돌파] ⑨ 실패를 통해 배운 경영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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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샤와의 만남과 그 여정은 내게 많은 것을 남겼다.


RJ컴퍼니, 고단샤와 단독계약 체결
드디어 고단샤 앞에 섰다. 3박4일로 예상한 일정이 29박30일로 엿가락처럼 늘어졌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기쁜 마음에 잘 찍지 않는 사진도 찍었다. ‘뜻을 품고 넘어와 묵묵히 전진하다보니 이렇게 문이 열리는구나! 역시 사람은 마음먹으면 안되는 게 없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뿌듯함도 들었다. 동시에 “넌 할 수 없을거야”라고 비웃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통쾌한 감정도 느꼈다.

고단샤는 역시 일본 최대출판사다웠다. 편집부부터 인쇄실까지 출판에 대한 모든 것이 20층 빌딩에 들어있었다. 게다가 땅값 비싼 도쿄 한복판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나도 언젠가 RJ컴퍼니를 이정도로 키워야지’라는 상상과 설레는 마음을 품고 고단샤로 들어섰다.

고단샤 편집장에게 「저니맨 Journey man」과 「밴드테라피, 기적의 10분 0.0069」 초안을 보여줬다. 내심 동시출판을 바랐지만 편집장은 밴드테라피에만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에서도 처음 보는 소재에다가 그림이 많아 번역할 수고도 적었기 때문이다(저니맨 계약이 잘 안 된 이유는 이와 정반대였다). “한 번 해보자!”라는 긍정적인 답변까지 받았다. 소중한 성과를 안고 한 달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계약 실패로 배운 소중한 교훈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약은 안 됐다. 책 내용이나 기획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비용 문제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난 200쪽을 모두 컬러로 할 생각이었다. 오로지 독자들에게 최고의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는 독자에겐 최고겠지만 경영자 입장에선 최악의 판단이었다. 마진율이 너무 안 좋았다. 아무리 많이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는 마진이었다. 추후에 RJ컴퍼니로 만권을 완판 했지만 통장엔 플러스 대신 마이너스가 찍혀있었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일본 진출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실패한 건 절대 아니다. ‘진심은 통한다’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고, 소중한 인연들도 많이 만들었다. 무모한 도전이라도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언젠간 이루어진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이뤄진다는 것도 알았다. 일본 최고 출판사를 보며 RJ컴퍼니의 미래를 구상하고, 내게 부족했던 경영자 마인드를 직접 겪으며 깨달았다.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투수 크러스티 매튜슨이 말했던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패배하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라는 명언이 절로 떠올랐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Notimeover]

* 최익성 이름보다 ‘저니맨’이란 호칭으로 더 유명한 남자. 힘들고 외로웠던 저니맨 인생을 거름삼아 두 번째 인생을 ‘정면돌파’ 중이다. 현재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를 지내며 후진 양성에 힘 쏟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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