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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디 윌리엄스가 기억하는 타이거 우즈의 명장면 '10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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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에게 스티브 윌리암스는 오랜동안 친구이자 호위무사같은 캐디였다.


타이거 우즈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가 지난 2일 출시한 자서전 <아웃 오브 더 러프(Out of the rough)>가 논란이 됐다. 그 책에서 ‘(우즈가) 클럽을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내가 가서 집어오길 바랐는데 클럽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힐 땐 내가 노예가 된 느낌이었다’는 대목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윌리엄스는 “노예가 언급된 부분은 책 내용 한 문장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내용이 주된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라고 출판사에 불만을 표시했다.

윌리엄스는 2009년 겨울 타이거 우즈의 불륜 사건 이후 2011년에 해고되었다. 우즈의 불륜에 대해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우즈의 공범자로 인식돼 주위 사람들에게 모욕당했다. 그래서 우즈 측에 ‘윌리엄스는 상관없다’는 내용을 발표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35년간의 캐디 생활을 정리하고 모국 뉴질랜드로 돌아간 윌리엄스는 “우즈와 함께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나는 그가 잭 니클라우스의 기록을 깰 수 있는 대단한 선수라고 믿었다”라며 “단지 그와 헤어지는 과정이 아쉬웠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10여년을 타이거 우즈와 함께 하며 메이저 13승을 도운 윌리엄스의 기억 속에 우즈는 외로우면서도 목표에 투신하는 선수였다. 지난 상편에서 각 대회에서의 기억이라면 하편에서는 윌리엄스가 선수로서의 우즈의 일상에 대한 기억이 소개된다.

*우즈가 받았던 위협과 스트레스
타이거는 내(윌리엄스)가 캐디를 하던 초기부터 듣도 보도 못한 위협을 몇 년 동안 거의 매주 받았다. PGA투어 관계자들이 제공해 준 제보를 통해 보안요원들이 내게 ‘위협하는 전화나 편지가 왔다’고 알려주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타이거 우즈로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걷거나 사인을 해줄 때면 엄청나게 밀치거나 당기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넘어지기 일쑤다. 심지어 (인터넷 쇼핑몰 이베이에) 우즈의 사인을 팔 생각을 가진 장사꾼들이 아이들을 보내 사인을 받기도 했다.

*우즈의 스윙에 대한 집착과 완벽성
타이거는 여러 해 동안 자신만의 스윙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내가 투어에서 수많은 선수들을 지켜봐 온 지난 35년 동안 타이거보다 스윙에 더 많은 땀을 쏟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 그는 늘 더 발전하는 데 집착했다. 코치를 너무 여러 번 교체한 탓에 하나의 스윙을 가지는 대신 여러 개의 스윙을 빌려 쓰게 되면서 원래의 목표가 틀어졌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그는 빌려 쓰는 데도 매우 뛰어났다.

*우즈가 팁에 박한 짠돌이라는 여론
우즈가 검소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가 잊어버린 팁을 주곤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관대함이 있었는데, 그는 그런 게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았다. 2010년 뉴질랜드의 파이크리버 광산에서 폭발물이 터져 29명의 광부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일주일 동안 밤마다 다른 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치던 스피드위크 주간의 수요일에 일어났다. 마지막 대회는 그 사건이 일어난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열렸다. 관계자들은 당연히 대회 취소를 고민하다가, 결국 예정대로 개최하고 유족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타이거는 나와 통화하던 중에 그 얘기를 듣고는 즉시 기부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큰 금액이었고, 가족들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타이거의 그런 행동은 드물지 않았다.

*부치 하먼과 행크 해이니에 대한 비교
두 코치를 비교하자면 비겼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치에게서는 타이거의 웨지 샷과 쇼트게임이 나왔다. 행크에게서는 우드와 롱아이언 샷이 나아진 것 같았지만, 웨지와 피칭 게임은 예전 만큼 날카롭지 않았다. 퍼팅과 칩 샷, 그리고 리커버리 샷은 똑같이 탁월했다.

*2011년의 돌연한 해고
타이거는 깨끗하게 헤어지는 걸 중시한다. 관계를 끝낼 때면 부치든 행크든, 아니면 나든, 관계를 돌이킬 수 없게 끝낸다. 깔끔한 결별의 좋은 점은 후회하고 만약을 따지며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단점도 없다. 나도 깨끗하게 헤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타이거나 나를 해고하는 방식은 실망스러웠다. 그는 그 사실을 전화로 전했다. 직접 얼굴을 맞댄 상태에서 그 얘기를 듣지 못했다는 게 정말 속상했다. 갑작스러운 데다 그런 방식으로 통보를 받다니. 캐디를 하다 보면 해고는 다반사다. 하지만 캐디와 선수와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믿었다면 해고는 상흔을 남긴다.

*타이거의 미래와 장래
타이거는 선수로는 나이가 들었다. 대회에서 우승을 해본 선수라면 그게 얼마나 힘이 빠지는 노릇인지 잘 안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언론, 가족, 수반되는 사업들. 타이거의 경우에는 모든 게 세 곱절이었고, 그걸 여러 해 동안 매주 견뎌냈다. 누구라도 잠식할 만한 상황이고, 타이거도 그걸 피해갈 수는 없었다. 선수란 자동차와 마찬가지다. 완벽하게 관리하며 부품을 교체하고 아기처럼 돌보지만 언젠가는 마모되고 만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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