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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니맨 시즌2, 정면돌파] ⑧ 일본에서 만난 허름한 엘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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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출하게 떠난 일본에서 참 많은 인연을 만났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 겸 탤런트 겸 RJ컴퍼니 사장’, 일본에 입성하다


며칠 뒤 일본에서 무로이에게 “1박2일 일정으로 토크쇼를 만들었다”는 연락이 왔다. 때마침 일본에서 <2009 외인구단>이 방영 중이라 한국 프로야구 선수 겸 탤런트라는 특이한 이력이 먹혀든 것이다. ‘3박4일 정도면 고단샤에 들어갈 수 있겠지’라는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10만엔만 가지고 일본으로 떠났다.

고단샤로 가는 경유지쯤으로 생각했던 ‘최익성토크쇼’는 기대 이상이었다. 내 현역시절을 기억하던 팬, <2009 외인구단>을 보고 온 팬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수십 명은 된 것 같았다. 내 유니폼들을 걸어놓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다. 현역은퇴 4년 만에 간소한 은퇴식도 열었다. 타국에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도 정말 감사했다.

행복했던 1박2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무로이는 자기임무를 다한 뒤 본업으로 돌아갔고, 나는 갈 곳이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돌파구를 찾았다. 이번엔 토크쇼에서 나를 도와준 통역을 붙잡았다. 가볍게 맥주 한 잔하며 내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보다 형이었던 그도 “너 같은 사람 처음 봤다”며 나를 이끌고 허름한 선술집으로 데려갔다.

허름해 보이는 선술집은 내겐 엘도라도와 같았다. 그곳은 출판사 관계자, 출판관련 기자들이 드나드는 곳이었고 가게 주인도 한국인 할머니였다. 형님은 나를 할머니에게 소개해줬고, 할머니는 다음에 또 놀러오라며 나를 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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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가 만들어 준 인터뷰의 전단지.


“넌 대장해라 내가 도와줄게”


다음날 선술집을 찾아갔다. 할머니는 어제처럼 나를 반겨줬고 한 재일동포를 소개해줬다. 나와 동갑내기 친구였다. 선술집에서 짧게 이야기를 나눈 뒤 다음날 함께 밥을 먹으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 친구는 “넌 대장 같다. 이렇게 큰 포부를 가진 사람을 본적이 없다. 넌 대장해라. 내가 도와줄게”라며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잘 곳도 마련해줬다. 친구는 자기 주변에 있는 재일동포들을 많이 소개해줬다(그는 현재도 내 사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아주 고마운 친구다).

결국 고단샤와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친구의 지인 중 고단샤 관계자가 있었다. 그에게 <저니맨 Journey man>과 <밴드테라피, 기적의 10분 0.0069> 초안을 보여줬다. 일본에 건너온 내 각오와 진심도 함께. 며칠 뒤 “고단샤로 오라”는 낭보를 받았다. 해냈다! [정리=차원석 기자 @Notimeover]

* 최익성
이름보다 ‘저니맨’이란 호칭으로 더 유명한 남자. 힘들고 외로웠던 저니맨 인생을 거름삼아 두 번째 인생을 ‘정면돌파’ 중이다. 현재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를 지내며 후진양성에 힘 쏟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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