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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T캡스 챔피언십]안성현사단 vs 조민준사단 '해운대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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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준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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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현 코치.



ADT캡스 챔피언십은 상금 랭킹 2위 박성현(22 넵스)과 대상 포인트 2위 이정민(23 비씨카드)의 시즌 막판 경쟁이 최대 관전 포인트다. 막후에는 올시즌 KLPGA투어를 주도하는 주요 선수들을 조련한 조민준(33) 대 안성현(34) 코치의 대결이 숨어 있다.

6일부터 사흘간 부산 해운대비치 골프&리조트(파72)에서 치러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7번째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에서는 신인상, 대상 후보가 어떤 선수가 될까와 함께 안성현, 조민준 코치의 지도를 받는 주요 선수 들간의 승부 다툼이 흥미로운 볼거리다.

선수의 막후에 숨어 있는 코치에 주목하는 건 올해 KLPGA의 대회수가 28개로 역대 최대이면서 다양한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주 대회가 열릴 정도로 투어가 빈번해진 만큼 선수 자체의 체력 관리 못지않게 선수들의 골프 기량을 유지시켜 주는 트레이너와 스윙 코치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안성현, 조민준 코치는 국가상비군과 국가대표 출신의 투어 경험이 있는 30대 초반의 젊은 교습가들이다. 나이 차가 적은 만큼 최신 스윙 분석 기법을 적용하고, 비슷한 투어 생활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어 선수들과의 눈높이를 맞춘 코칭이 각광받고 있다. 두 사람이 가르치는 선수들 또한 상금 상위권을 차지하는 소수 정예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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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습그린에서 퍼팅 연습중인 대상 포인트 2위 이정민. (사진=채승훈 기자)


4승 합작한 안성현 사단
안성현 사단의 대표 주자는 현재 KLPGA 대상 포인트 2위이자 상금 랭킹 3위(6억 3615만원)에 올라 있는 이정민이다. 이정민은 롯데칸타타오픈 등 올 시즌 초반에 3승을 올렸다.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전인지를 제치고 KLPGA대상 포인트 선두에 오를 수 있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조윤지(24 하이원리조트)는 현재 상금 4위(6억 3466만원)이고, 김지현(24 CJ오쇼핑)은 상금 11위(3억 2526만원)다. 함께 전지훈련도 다녀온 이예정(22)과 김다나(26 ABC라이프)가 시즌 중 빠져 나갔고 대신 상금 23위(2억 1688만원)에 신인상 후보 선두인 박지영(19 하이원리조트)이 9월에 합류했고 상금랭킹 26위인 정희원(24 파인테크닉스 )이 7월에 들어왔다. 이들 5명의 올 시즌 상금 총액은 20억 186만원에 이르며 도합 4승을 올렸다.

이에 맞서는 조민준 사단은 4명이며 대표 주자는 KLPGA 상금 2위(6억 5022만원)를 달리는 박성현이다. 박성현은 지난 6월 최대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3승을 올렸다. 쇼트게임만 배우는 김민선5(20 CJ오쇼핑)는 KG이데일리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해 상금 7위(4억 4981만원)를 달리고 있고 이승현(24 NH투자증권)은 상금 24위(1억 9252만원), 한국과 일본투어를 병행한 정재은은 상금 39위(1억 3621만원)에 올라 있다. 이들 4명 역시 올 시즌 합쳐 4승을 거두었고 상금 총액은 14억 2878만원에 이른다. 그중 김민선5는 ADT캡스 챔피언십의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하고 있다.

안성현 코치는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다. 건국대 졸업후 2005년 KPGA에 입회했으나, 척추 측만증으로 허리 수술을 받은 후 25세의 젊은 나이에 선수생활을 접었다. 이후 SBS골프 아카데미의 헤드 프로와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로 교습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제자군은 안성현 사단으로 들어오면서 성적이 향상되었다. 이정민은 드라이버 입스로 한동안 고생했고, 김지현은 시드전까지 내려갔다 온 기억이 있다. 안 코치의 지도로 경기력이 향상되자 안성현 사단에 합류하려는 선수들이 늘고 있지만, 그는 제자 수를 늘리지 않는다. 숫자가 늘면 기존 선수들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란다. 안 코치는 경북 상주의 블루원상주 골프장에 아카데미를 베이스캠프처럼 두고 있다. 이 캠프에 입소하면 비지땀을 흘리면서 맹렬하게 훈련하고 나온다.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코치가 솔선수범하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점 때문에 선수들은 큰 불평 없이 그의 지도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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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ADT캡스 챔피언십 프로암에서 퍼팅하는 박성현.(사진=채승훈 기자)


박성현 중심의 4승 조민준 사단
스포월드에서 근무하는 조민준 코치는 1998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02년까지 국가대표를 지냈다. 그는 투어 선수를 꿈꿨으나 왼쪽 엄지 부상으로 2003년부터 2년을 쉬었고 이후 군대를 다녀왔다. 2005년 KPGA 정회원이 되었지만, 2009년에는 회전근개 파열로 고생하다 2010년에는 급기야 투어 생활을 접었다.

대신 원래부터 레슨에 관심이 높아 2년간 미국에서 여러 코치를 섭렵하면서 이른바 지도자 교습을 받았다. 2011년부터는 강남구 스포월드를 근거지로 레슨을 시작했다. 지금은 연세대에서 스포츠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연세대 골프단 감독을 맡고 있기도 하다.

KLPGA 선수들이 그에게 몰린 건 지난 여름부터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박성현은 지난 8월부터 다각적인 코칭을 하고 있다. 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인 박성현은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스타일이었다. 조 코치를 만나 부족했던 쇼트게임을 보충하게 되었고, 코스 매니지먼트와 멘탈 등에서도 코칭을 받고 있다.

선수를 따라 코스 현장을 누비면서 지도하다보니 선수들 사이에 알음알음으로 퍼지면서 8월부터는 이승현을 지도하게 됐고, 9월에는 별도의 스윙 코치를 두고 있는 김민선5가 쇼트게임만 배우겠다면서 합류했다. 3주 전에는 정재은까지 들어와 문하의 제자가 4명으로 늘었다.

조 코치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또한 국가대표와 프로 생활을 해본 만큼 공감과 소통의 코칭을 특징으로 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미리 겪어본 선배의 입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니까 선두들이 잘 따른다고 한다.

안 코치가 스파르타식으로 많은 훈련량을 요구하면서 기본기와 체력을 키우는 스타일이라면 조 코치는 선수들과 끊임없이 얘기하고 소통하면서 자기주도 학습을 이끄는 것이 차이점이다. 스윙을 분석하거나 측정하는 방식은 비슷하다. V1 스윙 분석 프로그램과 트랙맨, 샘펏 등의 장비를 가지고 전용 스튜디오에서 선수들의 스윙을 분석한다. 나이 차이도 크지 않은 국가대표 선후배 사이라는 점이 이 두 코치에 엘리트 선수들이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다 탤런트 못지않게 잘 생긴 훈남이라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때문에 여자 선수들이 몰린다고는 말 못하겠다. [부산=헤럴드스포츠 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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