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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풀려도 너무 안풀리는 한 남자, 조세 무리뉴
첼시가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캐피털 원 컵 16강전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서 승부차기 끝에 4-5로 졌다.

이날 화제의 인물은 선수가 아니었다. 최근 심판에 대한 항의성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조세 무리뉴 감독이 ‘핫이슈’였다. 그는 경기 대부분을 벤치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이날 내린 폭우 때문인지, 복잡한 심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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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첼시는 지난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올 시즌 다섯 번째 패배. 3승 2무 5패(승점11점)로 20개 팀 가운데 15위에 머물고 있다. 앞선 6경기서 단 1승만을 거뒀고, 10경기 19실점을 기록했다. 최하위 뉴캐슬, 선덜랜드와 같은 수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승1무1패(승점 4점)로 G조 3위에 머물러 있다.

설상가상으로 웨스트햄전에서 네마냐 마티치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며 다음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또 이를 항의하던 실비노 로우로 코치가 퇴장 명령을 받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장’ 무리뉴 감독도 심판에게 항의성 발언을 해 비난받았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의 공식 인터뷰도 거절했다. 지난 4일 지난 사우스햄튼과의 경기(1-3으로 패)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당시에는 FA측에 벌금 5만 파운드(약 8700만 원),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 컵 탈락이라는 수모까지 얻었으니 총체적 난국이라 할 만 하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두드렸으나
이를 인식하고 있었을까. 첼시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많이 뛰었다. 찬스도 자주 창출했다. 전반 5분 윌리엄의 크로스를 받은 디에고 코스타의 슛을 필두로 전반에만 6개의 슛을 기록했다. 그 중 골문으로 향한 유효 슛은 3개. 하지만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했다.

결정적인 찬스도 있었다. 전반 28분 에당 아자르가 전방에 있는 존 오비 미켈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미켈은 공을 받자마자 자신이 받은 패스와 같이 전방의 하미레스에게 스루패스했다. 하미레스는 곧바로 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달려오는 탄력으로 키퍼까지 제친 그는 슛으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각도가 없었다. 골대 바깥쪽 옆 그물이 출렁였다.

스토크도 맞불을 놓았다. 마르크 무니에사가 박스 안에서 오버헤드킥을 날린 것. 하지만 공은 골대 위로 살짝 빗나갔다. 홈 팀과 원정 팀은 전반 30분까지 기록 면에서 대등했다. 슈팅수가 5개로 동일했다.

첼시는 이른 시간에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코스타의 허리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그를 대신해 로익 레미를 투입했다. 첼시는 주포가 빠졌지만 공격의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8분 아자르가 페널티 박스 안쪽 우측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린데 이어 전반 39분에는 실제로 골문 안으로 공이 들어갔다. 첼시의 코너킥 상황 직후, 계속된 공격에서 우측면에서 낮게 깔린 윌리엄의 크로스를 미처 수비지역으로 가지 못한 존 테리가 힐킥으로 슛한 것. 하지만 이미 부심의 깃발이 올라간 상황. 첼시로선 전반전 최고의 찬스였다.

이후 스토크시티도 전반 추가시간에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박스 바깥에서 찰리 아담이 오른쪽 측면에 있는 마메 비람 디우프에게 공을 연결했다. 디우프는 박스 안의 조나단 월터스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를 등지고 있는 월터스는 터닝슛을 시도했지만, 첼시 베고비치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에 터지기 시작한 골
스토크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선취골을 기록했다. 주인공은 조나단 월터스. 그는 페널티 박스 바깥쪽 중앙서 골문을 등진 채 글렌 웰란의 패스를 받았다. 이후 돌아서며 곧바로 터닝슛을 시도했다.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대 상단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 갔다.

분위기를 잡은 스토크는 볼 점유율을 늘려갔다. 후반 15분에 52-48(%)로 앞서갔다. 다급해진 첼시는 후반 25분 수비수 압둘라만 바바 대신 공격수 호베르트 케네디를 투입했다. 케네디는 들어가자마자 박스 중앙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슛은 키퍼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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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오스카(왼쪽)가 후반 60분 스토크의 마메 비람 디우프와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사진=첼시FC]



첼시는 후반 35분 마지막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하미레스을 빼고 베르트랑 트라오레를 투입한 것. 하지만 첼시 공격의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첼시의 원정 팬들은 하나 둘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잠하던 스토크 시티의 골문은 후반 추가시간에 기어코 열렸다. 커트 조우마가 윌리안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박스 우측의 레미에게 연결했다. 레미는 골대 상단을 겨냥한 강력한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경기가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 그리고 승부차기
연장 시작과 동시에 첼시는 파상공세에 나섰다. 아자르가 케네디의 패스를 주고받은 뒤 슈팅까지 연결했다. 하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이후 트라오레도 윌리안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연장 후반에도 첼시는 부지런히 공격했다. 윌리안이 박스 정면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 바깥 옆 그물을 맞췄다. 3분 뒤 이어진 트라오레의 오른발 슛도 잭 버틀랜드 골키퍼의 오른발에 막혔다. 경기 막판 케네디가 수비 실수로 ‘행운의 슛’을 연결시켰으나 이마저 키퍼가 쳐냈다. 결국 경기는 1-1로 마무리 된 채 승부차기로 돌입했다.

스토크 시티의 첫 번째 키커는 찰리 아담. 그는 공을 골대 왼쪽 구석으로 강하게 밀어 넣었다. 첼시는 윌리안이 먼저 찼다. 윌리안도 오른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넣었다. 이후 스토크시티는 피터 오뎀윈지, 세르단 샤키리, 마크 윌슨,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첼시는 오스카, 레미, 조우마가 차례로 넣었다. 그리고 첼시의 마지막 키커 ‘에이스’ 아자르. 그는 자신 있게 도움닫기 했다. 그리고 골문 왼쪽으로 슛을 날렸다. 하지만 골키퍼 버틀란트에 방향을 읽혔다. 결국 첼시는 4-5로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8강 진출도 좌절됐다.

기나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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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가 아닌 컵 경기지만, 첼시는 또 다시 연패를 시작했다. 캐피탈 원 컵 최근 7경기서 무패행진(6승 1무)을 이어가던 기록도 끝났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은 온데간데없고 패배에 익숙해지고 있다. 구단, 감독, 선수, 그리고 팬들까지 기나긴 터널 속에 있다는 느낌이다.

3000만 파운드(약 520억 원). 무리뉴 감독을 경질할 경우 구단 측에서 내야 할 위자료다. 이 금액에는 액수 본연의 의미보단 첼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우려가 담겨있다. 과연 첼시는 벌써부터 펩 과르디올라, 카를로 안첼로티, 거스 히딩크 감독 등 대체자가 거론되는 이 상황을 벗어나 밝은 빛을 볼 수 있을까. EPL 팬들의 관심이 한 남자에게로 쏠리고 있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jirrard92]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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