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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날과 바이에른뮌헨,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감독들의 수 싸움, 짧은 패스로 대표되는 두 팀의 점유율 싸움, 미드필더들의 창의력 싸움 등 경기 전 이 두 팀은 수많은 관전 포인트를 낳았다. 하지만 축구는 결국 골. 이날도 주포들의 대결이 ‘키 포인트’였다.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 이날 두 팀의 공격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포'는 알렉시스 산체스, 로베트로 레반도프스키였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달랐다.

유럽서 가장 핫한 공격수 레반도프스키, 역습의 중심 산체스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12골,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넣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핫한’ 스트라이커다. 하지만 이날 그는 아스날 수비에 묶인 듯 보였다. 좀처럼 골 찬스를 잡지 못했고, 그가 자랑하던 볼 트래핑도 부정확했다. 때문에 해결사보단 조력자의 역할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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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왼쪽)가 헥토르 벨레린과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사진=UEFA]



레반도프스키는 경기 내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슈팅수 5개, 유효 슛 2개를 기록했지만 그 중 위협적인 슈팅은 없었다. 그는 ‘확실한 한방’보단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팀 색깔에 맞춰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전반 10분 사비 알론소에서 시작해 티아고 알칸타라의 슈팅까지 연결됐을 때, 레반도프스키는 알칸타라와의 2대1 패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공은 골키퍼 피터 체흐에 막혔다.

그는 후반 8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그나마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그는 수비 맞고 흘러나온 공을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다. 빠른 속도의 ‘대포알 슈팅’이었다. 공은 골키퍼 체흐의 손을 맞고 골대 위로 스치듯 벗어났다. 이후 후반 29분 페널티 박스 중앙서 더글라스 코스타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 일대일 상황까지 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골키퍼 선방에 막혀 찬스가 무산됐다. 결국 이날 경기는 레반도프스키의 공격력이 불을 뿜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산체스도 레반도프스키처럼 직접 해결하기 보단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알렉시스 산체스는 역습의 중심이었다. 이날 아스날은 전반부터 빠른 역습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그때마다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산체스가 공을 잡아 전방으로 운반했다. 그는 빠른 발과 감각적인 패스 능력을 활용했다. 전반 6분 아스날의 첫 역습 상황에서 산체스가 공을 잡아 빠르게 드리블했다. 그는 전방의 메수트 외질에게 패스했다. 외질은 페널티 박스 정면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마누엘 노이어의 손에 맞고 나왔다. 시오 월콧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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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걸린 알렉시스 산체스의 포스터. [사진=UEFA]



이후 산체스는 월콧과 공격을 주도했다. 이 둘은 2대1패스를 통해 위협적인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전반 22분 2선에서 공을 잡은 산체스가 전방의 월콧을 향해 로빙 스루 패스를 시도했다. 공은 수비를 맞고 월콧에게 흘렀다. 월콧은 슈팅까지 연결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공은 키퍼에 막혔다.

산체스는 전반 30분에 처음이자 마지막 슈팅을 기록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은 선수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벗어나 뒤로 흘렀다. 뒤에 있던 선수는 산체스. 그는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전반 32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 올라온 나초 몬레알에게 패스했다. 몬레알은 중앙에 있는 월콧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월콧이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골키퍼 노이어 정면이었다. 이후 아론 램지가 재차 슈팅했지만 벗어났다.

활발하게 공격하던 그는 후반 들어 한계에 봉착한 듯 보였다.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뮌헨의 전방 압박에 공을 빼앗겼고, 이후에도 잔실수가 많아졌다. 이날 그의 총 슈팅 수는 1개, 패스 성공률은 43%였다. 다소 실망스런 기록이다.

진짜 주인공은 더글라스 코스타, 그리고 올리비에 지루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레반도프스키에 수비의 집중 마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듯 이날 2선 공격수들을 적극 활용했다. 그 중 왼쪽 측면 공격수 코스타가 돋보였다. 그는 경기 내내 아스날의 오른쪽 풀백 헥토르 벨레린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이겼다. 전반 18분 왼쪽 측면에서 벨레린을 제친 후 슈팅까지 연결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스날 ‘최후방 수비’는 체흐에 여러차례 막히며 찬스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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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더글라스 코스타가 트래핑하고 있다. [사진=UEFA]



그는 후반에도 팀 첫 슈팅을 기록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토마스 뮐러와의 스위칭을 통해 좌우를 오갔다. 오른쪽 풀백 필립 람과 함께 오른쪽 측면을 허물기도 했다. 역습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뮌헨에서 코스타가 활약했다면 아스날엔 ‘프랑스산 폭격기’가 있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후반 29분, 스트라이커를 교체했다. 월콧을 빼고 올리비에 지루를 투입한 것. 지루는 투입 3분 뒤인 후반 32분 감독의 선택에 화답했다. 2선 지역에서 얻은 프리킥을 넘어지며 머리에 맞췄고, 공은 골대 오른쪽 하단으로 흘러 들어갔다. 아스날의 선제골. 그는 83분에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로 맞춰 또 한 번 노이어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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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32분 올리비에 지루가 넘어지며 헤딩 골로 연결시키고 있다. [사진=UEFA]



이후 아스날은 후반 막판 외질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벨레린이 상대 수비의 공격을 뚫고 30M가량 단독 드리블했다. 그는 중앙에 있던 외질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건넸다. 이어진 외질의 논스톱 슈팅은 골키퍼 노이어에 막혔다. 하지만 주심은 공이 골라인을 넘었다고 판단, 득점을 선언했다. 2-0 완승. 아스날이 2패 뒤 1승을 거두며 16강 진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다시 상승하는 아스날, 한 풀 꺾인 뮌헨
아스널은 1999-2000시즌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스널은 늘 위기의 상황에서 강했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에서 연패를 당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잡으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역시 최근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대파한데 이어 이날도 뮌헨을 잡으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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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메수트 외질이 추가골을 넣자 아르센 웽거 감독이 두 손을 불끈쥐고 있다. [사진=UEFA]



반면 바이에른 뮌헨은 경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9경기 전승, 챔피언스리그 2경기 전승 등 11연승을 기록했었다. 아르헨 로번, 프랑크 리베리 등의 주축 공격진이 부상이지만 뛰어난 경기력을 펼친 것이다. 그들을 막을 팀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11연승의 기록이 깨졌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jirrard92]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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