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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프레지던츠컵 열기 잇는 KEB 하나은행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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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첫날 10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나선 박성현. <사진 제공=KEB 하나은행챔피언십 조직위>


15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막을 올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챔피언십은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을 원하는 대회다. 하지만 아무나 나갈 수는 없다. 78명만 출전하는 유자격(limited field) 대회다. 아시안 스윙의 메이저 대회로 성장 중인 KEB 하나은행챔피언십은 총상금 200만 달러(약 22억 6,600만 원)에 훌륭한 코스, 2만 명이 넘는 구름 갤러리로 LPGA투어 선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회 역사도 아시아 최고의 여자 대회로 손색이 없다. 이는 역대 우승자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대회는 2002년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으로 출발해 2006년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으로 타이틀 스폰서가 바뀌었고 2010년부터 올해까지 하나금융그룹이 단독으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누군가의 꿈을 이뤄 주거나 톱 클래스로 발돋움하는 발판 역할을 했다.

역대 우승자에는 초대 챔피언인 박세리를 필두로 안시현(2003년)과 박지은(2004년), 이지영(2005년), 홍진주(2006년), 수잔 페테르손(2007, 2012년), 캔디 쿵(2008년), 최나연(2009, 2010년), 청야니(2011년), 양희영(2013년), 백규정(2014년)이 있다. 안시현과 이지영, 홍진주, 백규정 등 신데렐라가 탄생하기도 했고, 박세리나 청야니 등 일인자의 지배력을 높이기도 했다. 이 대회는 유독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많았고 이를 통해 골프 한류에 기여한 부분도 없지 않다.

선수들이 KEB 하나은행챔피언십을 선호하는 이유는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캐디들에게까지 항공 티켓은 물론 숙식 등 모든 게 무료로 제공된다. 또한 컷오프가 없어 출전하기만 하면 꼴찌를 해도 상금을 받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대우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다른 대회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유독 이 대회에서 뛰고 싶어하는 이유는 여심(女心)을 공략한 세심한 배려에 있다. 대회 조직위는 선수들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선물을 준비한다. 심지어 선수들이 묵는 객실에 해당 선수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주기도 한다. 작년에는 전문 의료진이 대회장에 상주하면서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네일 케어 서비스도 운동선수들에겐 호평받은 아이템이다. 그리고 2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한다는 것은 선수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기에 흔치 않은 기회다.

작년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전인지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누가 우승할지 예상하긴 어렵지만 이번 주 대단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4위인 유소연은 “이 대회는 내가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 중 하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일밖에 없다. 하지만 때론 최선을 다해도 이루지 못하는 일이 있는데 이번 주 내게 운이 따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는 “굉장히 어려운 코스다. 특히 바람이 변수다. 창의적인 골프를 하고 퍼팅숫자가 적은 선수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회 첫날 한국의 박성현은 90언더파를 몰아쳐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선두에 나섰다. 아시아 지역 최고의 여자 대회에 걸맞게 화끈한 출발이다. 박성현이 또 다른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박인비나 리디아 고같은 톱랭커들의 희생양이 될지 흥미롭다. 지난 주 프레지던츠컵으로 타오른 골프 열기가 이번 주 영종도에서도 계속될 것 같다. [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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