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툴로위츠키의 3점포, 토론토의 막힌 혈을 뚫어낼 수 있을까
이미지중앙

툴로위츠키의 결정적인 홈런포가 터지는 순간


토론토가 시리즈 전망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막강한 화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 팀 타율은 .171, 23이닝 동안 뽑아낸 득점은 불과 7득점. 받아들인 성적표는 2패였다.

역대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홈 두 경기를 먼저 내준 경우는 총 29번. 이 중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것은 단 2번뿐이다. 불과 6.9%의 확률이다. 토론토가 이 낮은 확률 게임에서 반전을 모색하기 위한 첫 번째 전제 조건은 당연히 공격력의 회복이었다.

12일(한국시간) 열린 3차전에서도 타선의 답답한 흐름은 계속됐다. 3회초 무사 1,3루 기회에서 한 점을 선취했지만, 고인스의 병살타로 인한 득점이었다. 토론토는 4회 상대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안타 하나와 볼넷 두 개로 얻은 1사 만루 기회에서 툴로위츠키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온 것. 하지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냈던 나바로는 2루수 앞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불안한 흐름은 이어졌다. 5회에도 토론토는 1사 3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타석에 선 르비어의 타구는 텍사스 2루수 오도어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고, 원 바운드가 될 것으로 판단한 3루 주자 필라는 이미 홈 베이스에 도달해 있었다. 3이닝 연속 병살타가 나온 순간이었다.

불길한 조짐은 6회 토론토를 더욱 코너로 몰아세웠다. 연속 안타에 이은 볼넷으로 무사 만루 황금 찬스에서 5번 타자 콜라벨로의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나온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병살타 4개를 기록한 것은 2007년 시카고 컵스 이후 8년 만에 나온 진기록. 더욱이 콜라벨로는 부진에 빠진 툴로위츠키를 6번으로 내리는 대신 5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시키며 기븐스 감독이 던진 승부수 중 하나였다. 무사 만루 기회는 순식간에 2사 2,3루로 바뀌었고, 타석에는 툴로위츠키가 들어섰다.

불펜 싸움에서는 텍사스에 열세인 토론토로서는 계속된 기회에서의 침묵은 2-0의 리드가 더욱 불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연이은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던 텍사스로선 경기 후반 반전을 모색하기 위한 마지막 고비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안개 속으로 접어드느냐의 여부가 달린 순간, 양 팀의 상반된 입장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툴로위츠키(30)의 한 방이 나왔다.

툴로위츠키는 텍사스의 두 번째 투수 치치 곤잘레스와의 승부에서 풀 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6구째 들어온 88마일 한 가운데 체인지업을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토론토에겐 2차전 5회 이후 15이닝 만에 나온 득점권에서의 적시타였으며, 툴로위츠키에겐 2007년 이후 8년 만에 맛본 포스트시즌에서의 짜릿한 손 맛 이었다. 경기는 순식간에 5-0. 사실상 이날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텍사스로선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굳이 툴로위츠키와 승부를 했어야 했는가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물론 이전 타석까지 12타석 11타수 무안타의 침묵에 빠져 있던 그였기에 텍사스 벤치의 의중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나, 그동안 툴로위츠키가 보여준 클러치 능력 그리고 다음 타자가 나바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더 라인 투구로 보다 어려운 승부를 펼쳤어야 했다.

토론토는 5-1 승리로 2패 뒤 첫 승을 건졌다. 무엇보다 툴로위츠키가 홈런 포함 2안타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 반가운 부분이다. 하지만 결코 깔끔한 승리는 아니었다. 여전히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정규시즌에 미치지 못했고, 공격 흐름도 대단히 빡빡하게 돌아갔다. 6회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이후에도 타선은 별다른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툴로위츠키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경기 후반은 실제 결과와 전혀 다른 흐름이 전개됐을지 모른다.

분위기 반전에 승리만큼 좋은 재료는 없다. 기븐스 감독은 이날 경기 종반 프라이스를 불펜 대기시키는 등 총력전에 나설 것임을 선언한 상태다. 5차전에 스트로맨이라는 대안이 남아있기에 4차전에서도 디키가 흔들릴 경우 프라이스를 조기에 투입할 것이다. 프라이스의 4차전 투입 시기는 내일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 하지만 그 이전에 토론토가 승리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역시 타선의 힘에 달려있다. 과연 툴로위츠키의 홈런포는 토론토 타선의 막힌 혈을 뚫어 낼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는 4차전뿐만이 아닌 시리즈 전체 흐름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