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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토토 이슈] FA컵 준결승, 우승이 절실한 '4룡'
한국축구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자를 가리는 2015 하나은행 FA컵이 어느새 준결승과 결승만을 남겨 놓았다. 이번 FA컵은 예상외의 팀들이 올라왔다는 평가다. 현재 순위상으로 K리그 클래식 4강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북, 수원, 포항, 성남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상위 스플릿 팀으로는 서울만이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나머지 세 자리는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인천, 전남, 울산이 차지하고 있다. 컵대회가 리그와는 또 다르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우승컵의 중요성은 때와 팀을 불문하고 각별하지만 이번 FA컵 4강에 오른 팀들의 경우 그 열망이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 충격의 6강 탈락 인천, FA컵 우승으로 화풀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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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축구의 핵' 김도훈 감독.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가 치러지기 전까지 상위 스플릿의 마지막 티켓은 사실상 인천UTD가 차지할 것으로 보였다. 당시 6위에 올라있던 인천은 7위 제주에 승점 2점차로 앞섰고 득실차에서도 3점이나 우위에 있었다. 제주의 33라운드 맞상대가 ‘최강’ 전북이라는 점도 인천에게는 매우 희소식이었다.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턱없이 부족한 제주가 전북의 막강한 ‘닥공’을 막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믿기 힘든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인천이 후반 막판 황의조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0-1로 패배한 사이에 제주는 로페즈가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리며 3-2로 전북을 눌렀다. 제주입장에서는 팀 창단 이래 가장 극적인 승부였고 인천은 다른 의미의 극적인 승부였다. 부임 첫 해만에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하던 김도훈 감독은 결국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아직 인천에게는 FA컵이 남아있다. 더 이상 리그에서는 큰 의미가 없어졌지만 FA컵은 충분히 인천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대회다. 우승팀은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성남이 리그에서는 9위에 머물렀지만 FA컵 우승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잡은 바 있다. 그 이후 성남은 아시아 강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으며 시민구단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경기력을 갖추게 되었다. 같은 시민구단인 인천으로서 충분히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대상이다.

인천의 화풀이가 성공하기 위한 키워드는 단연 수비력이다. 제주와 더불어 막판까지 상위 스플릿 싸움을 했던 팀이다. 이종호-오르샤-스테보로 이어지는 막강한 삼각편대를 상대로 하는 만큼 수비안정이 최우선이다. 시즌 내내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던 인천의 수비진들은 마지막 5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 기간 동안 인천의 성적은 1승 4패에 불과하다. 단기전의 특성상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 10경기 연속 무승 전남, 극심한 슬럼프를 FA컵 통해 해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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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공격의 핵심인 이종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인천이 막판 들어서 급격히 우울해졌다면 전남은 서서히 무너졌다. 사실 7월까지만 해도 상위 스플릿 싸움에 유리한 고지에 있던 것은 전남이었다. 이종호-오르샤-스테보가 만들어내는 공격력은 그 어느팀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 수비에서 허점이 드러났지만 광양전용경기장 최후방에는 ‘레전드’ 김병지가 버티고 있었다. 존재만으로도 상대 선수들에게는 위압감으로 다가왔다.

잘 나가던 전남은 8월부터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 8월 12일 광주 원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전북, 수원, 포항 등 강팀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순위경쟁을 했던 인천, 울산에 패하고 강등권인 대전과 부산에도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한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한 때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가시권까지 놓였던 순위는 결국 8위로 마감하게 되었다. 상위 스플릿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도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에 2-3 역전패를 당하며 수포로 돌아갔다.

분위기 반전이라는 키워드로 따지자면 가장 FA컵 우승이 필요한 팀은 전남이다. 승리 못하는 분위기가 FA컵까지 이어질 경우 남은 하위 스플릿 경기에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강등권은 피한 모양새지만 전남에게 ‘하위권’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전남 역시 인천과 마찬가지로 수비력을 다시 보완할 필요가 있다. 광주전과 포항전을 제외하면 승리가 없던 10경기 동안 무려 8경기에서 실점했다. 최근 5경기만 봐도 무려 10실점이다. 컵대회는 리그와는 다르다고 하나 고질병을 고치지 못한다면 전남의 마지막 목표마저 달성하기 어렵다.

■ ‘명가’답지 않은 성적, FA컵 통해 자존심 회복 나서는 호랑이 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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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득점감각이 오른 김신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시즌 전 윤정환 감독을 사령탑에 앉힐 때만 하더라도 울산의 앞날은 밝아보였다. 선수시절 ‘천재 미드필더’라고 불렸고 사간도스에서 지도자로서 훌륭한 성과를 남겼다. 지난 시즌 조민국체제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며 간신히 상위 스플릿에 안착하는 데 실패한 울산에게 윤정환 감독은 마치 구세주처럼 보였다.

팬들의 기대대로 시작은 만족스러웠다. 서울과의 개막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데 이어 포항마저 4-2로 완파했다. K리그 전통의 강호들을 연달아 꺾으며 사실상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는 전북과 울산의 싸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김신욱이 부상공백으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양동현이 발군의 득점력을 선보였고 마스다, 하성민 등이 미드필드에서 좋은 싸움을 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4월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하향세를 탔다. 광주를 잡았지만 대전, 수원, 인천, 부산을 상대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패배는 없었지만 분명히 이겨야 될 경기에서 결정을 못 지었다. 이후 제주, 전북, 성남에게 내리 3연패를 당했고 호랑이 군단의 부진은 여름내내 이어졌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다시 팀을 재정비하며 막판 뒷심을 노렸지만 상위 스플릿을 노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울산은 두 번의 K리그 우승과 한 번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 ‘하위 스플릿’이라는 단어는 분명 호랑이 군단에 어울리지 않는다. 아직 리그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실패한 시즌을 경험한 윤정환 감독 입장에서는 FA컵 우승이 간절할 것이다. 다음 시즌 팀을 다시 꾸리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이 대회에 윤정환 감독이 어떤 묘책을 들고 나올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FA컵의 악몽 서울, ‘두 번의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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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FA컵 승부차기 실축을 만회해야 할 몰리나.


약 1년 전, 서울에게 이 대회는 악몽과도 같았다.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성남을 상대로 90분 내내 답답한 공격력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며 승부차기로 접어들어야 했다. 하지만 서울은 승부차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승부차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유상훈이 최후방에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성남이 경기종료 직전 승부차기에 대비해 전상욱을 투입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승부는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PK선방에 특별한 강점이 없었던 박준혁이 첫 번째 키커 오스마르의 공을 세이브한 것이다. 기세를 몰아 ‘왼발 스페셜리스트’ 몰리나의 킥 마저 빠른 판단력으로 선방했다. 반면 유상훈은 정선호, 제파로프, 임채민에게 모두 골을 허용했고 4번째 키커 김동섭의 킥마저 선방하지 못했다. 결국 서울은 목전 앞에 둔 우승 트로피를 성남에게 내줬다. 모든 상황이 유리했음에도 우승에 실패한 것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은 상당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지난 악몽을 떨쳐내기 위해 서울은 FA컵만 바라보고 있다. 특히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던 두 용병 오스마르와 몰리나에게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팀에서도 가장 핵심적으로 부각되는 선수들이다. 오스마르는 시즌 내내 안정된 수비력으로 서울의 중원을 든든히 지켰고 몰리나는 뛰어난 패싱력으로 염기훈에 이어 두 번째로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도움 기록을 경신했다. 이 두 선수가 제 활약을 보여준다면 지난 시즌의 악몽을 떨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유일한 상위 스플릿 진출팀이라는 자존심과 더불어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달려있다는 점에서도 서울에게는 더욱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다. 서울은 현재 K리그 클래식 5위를 달리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시권인 3위자리를 걸고 포항, 성남과 거센 싸움을 펼치고 있다. 조금 뒤에서 시작하는 입장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싸움이다. 그러나 FA컵 우승을 달성한다면 리그 결과와 상관없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게 된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운용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이번 FA컵에 모든 사활을 걸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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