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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레지던츠컵] 백조로 변신한 브랜든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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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막을 내린 2015 프레지던츠컵 마지막날 5전 전승을 달성한 남아공의 브랜든 그레이스. 사진제공=미디어블랙스


“루이스(우스투이젠)와 나는 이번 주 정말 대단한 플레이를 했다. 상대팀과는 달리 큰 실수를 범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11일 끝난 2015 프레지던츠컵에서 역대 5번째 전승 선수가 나왔다. 그런데 그 주인공은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나, 2위 제이슨 데이(호주),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 등 잘 알려진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국내팬들에게는 생소한 브랜든 그레이스(27 남아공)가 예상치 못한 기염을 토한 것이다.

그레이스는 루이 우스투이젠과 함께 ‘무적의 남아공 듀오’를 결성, 앞선 4번의 포섬 및 포볼 경기에서 조던 스피스-더스틴 존슨 조 등 미국의 간판조합을 모두 격파했다. 이어 11일 마지막 날에도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매트 쿠차를 3&2(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승리)로 완벽히 제압했다. 우스투이젠이 이날 패트릭 리드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이번 대회 유일한 전승 선수로 등극했다.

프레지던츠컵 전승 기록은 역대 5번째다. 앞서 마크 오미라(96년), 마루야마 시게키(98년), 타이거 우즈(2009년), 짐 퓨릭(2011년)만이 ‘올킬’에 성공한 바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레이스가 환골탈태했다는 점이다. 2년 전 첫 출전한 2013 프레지던츠컵에서 그레이스는 4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불과 2년 만에 꼴찌에서 선두로 올라선 셈이다.

그레이스는 경기 후 “오늘 전반에 미스샷이 없었다. 반면 쿠차가 실수를 하면서 쉽게 리드를 잡았다. 후반 들어 쿠차가 좋은 플레이로 추격해 힘들었지만 팀을 위해 승점 1점을 따야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최선을 다해 승리를 지켜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스탠딩에서 5위로 출전자격을 얻은 그레이스는 ‘소리 없는 강호’라고 할 수 있다. 1988년생으로 어니 엘스와 팬코트 재단에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고, 롤모델은 타이거 우즈였다. 첫 우승은 18세였던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마추어 스트로크 챔피언십에서 달성했다.

이듬 해 프로로 전향했고, 2012년에는 첫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유러피언 대회 사상 최초 및 최연소 기록). 지난 6월 US오픈에서는 최종일 공동선두로 우승경쟁에 뛰어 들었으나 16번 홀의 티샷 OB로 아쉽게 생애 첫 메이저 우승 기회를 날린 바 있다. 미PGA 멤버는 아지만 유러피언투어와 남아공 선샤인투어에서 각각 6승과 5승을 기록 중이다.

그레이스의 골프철학은 ‘가능한 심플하게(단순하게) 플레이하는 것‘이다. 어쩌면 프레지던츠컵처럼 매치플레이로 열리는 큰 대회에서는 ’심플‘이 최고의 지략일 수 있다. 아니, 좋은 골프는 원래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송도(인천)=유병철 기자 @ilnamhan]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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