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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레지던츠컵 인터뷰] 예전 모습으로 돌아온 유쾌남, 배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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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프레지던츠컵 공식 인터뷰에 나선 배상문은 표정이 밝았다. 송도=채승훈 기자


“많이 져서 이기는 법을 안다.”

호방한 대구남자가 돌아왔다. 6일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공식인터뷰에서 배상문(29)은 소속 인터내셔널팀의 열세에 대해 이렇게 역발상 답변을 내놨다. 유쾌, 상쾌, 발랄한 배상문의 개성이 듬뿍 배어 있었다.

배상문은 올 시즌 미PGA에서 좋은 활약(1승)을 펼쳤지만 병역문제로 큰 곤욕을 치렀다.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계기로 귀국했고, 대회가 끝나면 입대한다. 문제가 정리된 만큼 이날 특유의 호쾌함이 살아난 듯싶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이 멘트는 ‘많이 아파서 당당해졌다’로 들렸다.

배상문은 이날 코스를 돌아본 인터뷰에서 줄곧 당당함을 보였다. 질문 하나하나에 시원시원하게 막힘없이 답했다. 이 코스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2연패를 달성한 것이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의 추천선수로 발탁되는 계기가 된 만큼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다음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한국 국적의 선수, 배상문의 긴 인터뷰 전문이다.

▲오늘 연습라운드를 돌아본 소감은?
이 코스에 좋은 기억이 있다. 여기에 오면 항상 기분이 좋다. 이번에 상당히 코스 정리를 잘 했고 대회 준비가 잘 되어있는 것 같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본다.

▲예전 신한동해오픈에서 두 번 우승했을 때와 코스가 어떻게 달랐졌나?
개조 전과 후를 둘 다 경험해 봤는데, 2013년과 14년 여기서 우승했을 때를 돌아보면 13년 때는 그린 개조 전이어서 그린이 많이 울퉁불퉁했다. 14년에는 프레지던츠컵을 준비하면서 그린이 좀 바뀌었다. 지금은 작년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러프가 길어진 것 말고는 코스는 거의 비슷하다.

▲인터내셔널팀이 미국팀에게 역대성적이 뒤져 있는 까닭에 부담이 될 듯싶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나뿐 아니라 팀원 모두 이번 경기에 이기러 왔다. 오히려 지금까지 전적이 좋지 않다는 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선수들이 많이 져봤기 대문에 이기는 방법을 알 거 같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고 나 자신도 나름대로 잘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꼭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 싶다.

▲프레지던츠컵 첫 출전인데 첫 승점은 누구를 상대로 따고 싶나?
누가 됐든, 어느 요일이든,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누구를 콕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나흘 내내 잘하고 싶다.

▲포볼이랑 포섬 중에 본인이 자신 있는 경기는? 그리고 그 이유는?
포볼은 자기 경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포볼이나 포섬이나 분위기가 잘 안 맞으면 성적이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날 경기의 흐름을 잘 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긴 힘들고 경기 흐름만 잘 지킨다면 어떤 방식이든 승점을 많이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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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은 6일 인터뷰에서 특유의 시원시원한 성격을 드러냈다. 송도=채승훈 기자


▲조편성은 아직 발표가 안 됐는데, 어떤 유형의 선수와 경기하고 싶은지?
우선 포볼은 제일 친한 대니 리와 페어링이 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포섬은 사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선수와 플레이를 해야 성적이 좋을 것이다. 사실 아담 스콧과 오늘 경기를 해봤는데 거리가 매우 많이 나간다. 나보다 30야드는 더 날리는 것 같다. 선수끼리 강약이 잘 맞으면 유리하기 때문에 포섬에서는 장타자하고 페어링 되었으면 한다.

▲대니 리와 친분이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친해졌나?
2007년께 대니와 처음 만나 지금까지 친하게 지낸다. 시합할 때도 연습라운드를 같이 하고 미국에서 집도 가깝다. 프레지던츠컵을 몇 개월 남기고 있을 때, 꼭 같이 출전해서 미국팀을 이기자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했다. 상당히 목표의식이 있었고 그 덕분에 서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서로 경쟁도 많이 하고, 조언도 많이 주고받는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골프 친구인 거 같다.

▲단장 추천을 받은 이유가 이 코스를 잘 알기 때문인 거 같은데, 지금 코스 세팅은 많이 바뀌었나?
그린이나 티그라운드는 그대로 있지만 변화가 있다. 예를 들어 11번 홀 같은 경우 페어웨이가 러프가 됐고, 오른쪽 해저드가 경계가 되는 등 변화가 있어 티샷이 좀 더 까다로워졌다. 코스 개조가 되면서 코스가 더 좋아진 거 같다. 좀 더 공평하게 시합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다.

▲대회가 시작되고 첫 티에 오르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기분이 좋을 것 같고, 지금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까닭에 나에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보통은 혼자 플레이를 하는데 이번에 11명의 다른 팀원과 경기하는 기분은?
사실 이 대회에 나오는 것만 해도 영광이다. 그러나 미국을 상대로 팀을 우승까지 이끌고 간다면 더 없이 영광일 것이다. 전 세계 탑 플레이어들과 미팅을 하고 팀을 짜서 경기를 한다니 매일 매일이 의미가 깊을 것이다. 골프는 개인 종목인데 이런 대회가 있어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어제 처음으로 팀원들을 모두 만난 걸로 아는데 분위기는 어땠는지?
분위기는 상당히 편하다. 미팅룸에서 서로 농담을 하고 심각한 얘기는 오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미국팀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하고, 오늘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팀 단장이나 부단장과 어느 선수의 감이 좋고 어느 선수랑 붙어야 최고의 경기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인터내셔널팀 중에서 이 코스에서 가장 많이 경기해 본 사람일 텐데, 코스공략 노하우 같은 것을 미팅에서 얘기했나?
여기는 티샷이 까다롭지는 않다. 퍼팅과 아이언샷의 싸움이다. 그렇지만 “이건 이렇게 쳐라”라는 조언은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핀 포지션이나 내가 미스했던 기억에 대해서는 충분히 얘기할 수 있어서 조금은 참고할 수 있을 거 같다. 오늘은 핀 포지션 얘기를 많이 했다.

▲이번 대회에는 서로 다른 4개의 아시아 국가가 참가하는데?
아시아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태국이든 일본이든 어디든 미PGA투어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기에 아시아가 좀 더 입지를 넓혀가는 것 같아 좋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미PGA투어에 많은 한국선수들이 건너갈 것 같은데 여자뿐 아니라 한국 남자 선수들도 세계 골프에 큰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이 큰 전환점인 거 같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 [송도=헤럴드스포츠 유병철 기자 @ilnamhan]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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