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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정힐스에서 만난 사람]젊은 혼마 돌풍의 지휘자-김성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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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용품시장에서 '뉴혼마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혼마골프 한국지사의 김성남 본부장. 천안=채승훈 기자


골프 용품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이 사람을 찾으면 된다. 용품업계의 최신 경향은 물론, 각 브랜드의 역사나 특징, 가성비 뭐 이런 것도 막힘없이 답이 나온다. 심지어 투어 속 선수들의 알콩달콩 속사정도 커버된다. 특정 브랜드에 속한 사람이지만 정보의 양과 질이 제법 뛰어나다. 여기에 매너와 달변까지 곁들였으니 함께 있으면 즐겁다.

한국 골프계에서 ‘빅마우스(결코 디스가 아님)’로 통하는 김성남(43) 본부장(혼마골프 한국지사) 얘기다. 일본에 능통한 그는 인재 비즈니스를 하다 2004년 골프용품사인 프로기어(PRGR)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으로 골프계에 들어섰다.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PRGR 대박 시대’를 함께 했고, 2010년 혼마에 새 둥지를 틀었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서부터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국내 골프용품 업계의 매출은 뚝 떨어졌다. 이럴 때마다 등장하는 ‘단군이래’가 나오며 “이런 불황이 없다”는 낙담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2011년 본격적인 리스타트를 선언한 혼마는 매년 두자릿수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지금도 계속되는 현재진행형이다.

‘혼마스럽다’에서 ‘혼마니아’로

“‘혼마스럽다’는 말 아세요? 이게 참 뉘앙스가 좋지 않았어요. 제품이 뛰어나고, 인지도는 높은데 골퍼들이 혼마를 잘 구입하지 않았어요. 나이가 많은 시니어들이 들고 다니는 클럽이라는 인식이 워낙 퍼져 있었던 거죠. 더군다나 혼마의 한국 마케팅이 주춤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다른 브랜드에게 밀렸습니다. 혼마의 새로운 출발이 절실했고, 제가 합류한 겁니다.”

많은 것이 시도됐고, 모두 성공했다. 가장 먼저 이미지 쇄신과 젊은 세대로의 구매층 확대를 위해 ‘혼마니아(혼마+마니아)’를 제시했다. 일본에서는 다른 이름이었지만 어감이 어색해 한국에서는 혼마니아로 정했다. 또 명품 혼마를 사용하는 일부 고객(3스타 이상급)에게만 제공되는 ‘혼마 스타즈 프로그램(HSP)'을 ’팀 혼마니아‘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고객 전원에게 확대했다. 현재 1만 명 이상이 이 혜택을 보고 있다.

고가 이미지가 강한 명품 베레스 외에 젊은 감각의 TW시리즈도 출시했다. 빼어난 디자인에 혼마의 장인정신이 만든 탁월한 비거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프로들이 먼저 “혼마 TW 덕에 거리가 늘었다”며 돌풍을 주도했다.

PRGR 시절 ‘선수 마케팅’으로 큰 효과를 본 김성남 본부장은 2012년 3월 19일 유소연을 비롯해 미LPGA에서 뛰는 6명의 젊은 한국 선수들로 구성된 ‘팀 혼마 코리아’를 창단했다. 젊은 혼마를 강조하기 위해 젊은 유망주 위주로 선수들을 뽑았는데 신기할 정도로 이후 선수들이 돌아가며 우승컵을 돌아올렸다. ‘우승확률 50%’, ‘우승하려면 혼마와 계약하라’는 등의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팀 혼마 창단은 제가 강력히 주장했지만 선수들이 성적을 낸 것은 저와는 상관없이 정말 운이 좋았던 겁니다. 솔직히 선수 보는 눈, 이런 거 잘 모르겠습니다. PRGR시절에도 좀 그랬는데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

유소연, 허윤경, 김혜윤, 이승현, 김다나, 양수진, 양제윤, 김하늘, 장하나, 이보미. 이름만 대면 얼굴이 떠오르는 이 선수들이 광고에서 ‘아 유 혼마니아?’를 외치며 호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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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마골프 한국지사의 김성남 본부장은 일부러 코오롱과 혼마의 입간판이 걸린 곳을 찾아 "한국오픈과 혼마는 동갑내기'라고 강조했다. 천안=채승훈 기자


이렇게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면서도 예전 혼마의 장인정신은 더욱 빛을 발했다. 선수, 판매점주, 고객 등을 혼마의 심장인 일본 사카타 공장으로 보냈다.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다녀온 사람들은 “혼마가 왜 비싼지 알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일본 장인을 한국으로 데려와 AS 서비스도 실시했다. 고가클럽 시장에서 혼마의 위상은 금방 회복됐다.

“유명한 얘기지만 혼마클럽의 모든 공정과 생산도 사카타, 한 곳에서만 이뤄지죠. 그래서 혼마는 ‘메이드 인 재팬’이 아니라 ‘메이드 인 사카타’라는 생산지 표시가 붙습니다. 20년 이상 혼마에서만 일한 300명의 장인이 혼을 담아 혼마를 만들고, 클럽 1개에 100명 이상 장인의 손길이 닿습니다.”

이쯤 되면 요즘 골프용품업계에서 혼마를 두고 ‘잘 나간다’는 말은 괜한 것이 아님이 확실하다. 그럼 향후 계획은 뭘까?

“혼마는 클럽뿐 아니라 볼, 의류 등 골프에 필요한 모든 용품을 생산하려고 합니다. 의류는 이미 중국에서 시작됐어요. 해온 것보다 할 일이 더 많습니다.”

혼마는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오픈의 타이틀 스폰서인 코오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혼마제품을 코오롱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제58회 한국오픈에서도 스폰서로 참여했다. 1시간 가까이 ‘젊은 혼마’를 설명하던 김 본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빅마우스’답게 깨알 멘트를 하나 던졌다.

“혼마랑 한국오픈이랑 동갑인 거 아시죠? 혼마가 1958년 한국오픈이 시작된 해에 처음 설립됐어요. 그러니까 혼마가 한국오픈에 참여하는 겁니다.”
갖다 붙이는 멘트가 ‘재미지다’. [우정힐스CC(천안)=유병철 기자 @ilnamhan]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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