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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KPGA투어에서 무더기 언더파가 쏟아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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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코스인 우정힐스CC에서 열리고 있는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에서 경기중인 선수들. <천안=채승훈 기자>


두달 간의 휴지기 끝에 재개된 KPGA 코리안투어에서 최근 무더기 언더파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주전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에서 열린 제58회 KPGA챔피언십에서 장동규는 72홀 최소타 신기록인 24언더파로 우승했다. 1라운드는 김학형이 8언더파, 2라운드는 김성윤이 9언더파,3라운드는 박효원이 10언더파,4라운드는 장동규가 9언더파를 쳤다. 이 대회에선 무려 33명이 두자릿수 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대회장인 하늘코스는 파72에 7059야드로 세팅됐다. 같은 골프장에서 열린 작년 제57회 대회에서는 호주의 매튜 그리핀이 20언더파로 우승했다. 작년 대회코스는 파72에 7086야드로 세팅됐으며 두자릿수 언더파 기록자는 13명이었다.

지난 주 유성CC에서 열린 제2회 매일유업오픈에서는 김대현이 나흘 합계 21언더파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선 무려 42명이 두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했다. 상금랭킹 1위인 최진호는 10언더파를 치고도 공동 32위에 그쳤다. 대회코스인 유성CC는 파72에 6796야드로 세팅됐다. 작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제1회 매일유업오픈에선 황중곤이 13언더파로 우승했다. 당시 두자릿수 언더파 기록자는 우승자 한명 밖에 없었다. 지난 해 코스는 파70에 6864야드였다.

유성CC의 경우 작년 파70으로 세팅됐던 코스를 올 해는 파72 코스로 되돌렸다. 파5홀인 2번 홀을 파4홀로 만들었다가 경기 진행에 문제가 생기자 올 해 다시 원위치 시켰다. 선수들의 스코어가 코스 길이 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만만한 파3 코스에서도 언더파를 치기는 쉽지 않다. 핀 포지션이나 그린 상태와 스피드, 러프의 길이 등 스코어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다. 난코스로 유명한 우정힐스CC에서 이번 주 열리고 있는 코오롱 한국오픈에서도 예년에 비해 많은 언더파 기록자가 나오고 있다.

국내 남자 프로들의 스코어가 향상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며 대회 코스, 특히 그린의 관리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KPGA가 투어 흥행을 위해 코스 세팅을 쉽게 한다는 일부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선수들이 잔뜩 칼을 갈고 나온다고 봐야 한다.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진호는 “올시즌 대회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연습할 시간이 많아졌고 또 줄어든 기회를 살리기 위해 잘 치려고 전력투구하기 때문에 스코어가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찌 보면 슬픈 얘기다. 올 해 KPGA 코리안투어는 11개 대회 밖에 열리지 않는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헤럴드 투어 챔피언십이 열리지 않는다. KPGA 프로들은 몇개 안되는 대회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올인’하지 않을 수 없다. 시즌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허인회는 “ 지난 달 KPGA챔피언십에서 나흘에 5언더파 밖에 치지 못했다. 코스를 쉽게 한다고 우승 스코어가 24언더파나 나오지는 않는다. 우승자인 장동규의 실력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허인회는 일본프로골프(JGTO) 72홀 최소타(28언더파) 기록 보유자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년엔 코리안투어의 대회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와 대표적인 금융 회사가 코리안투어에 참여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요즘 젊은 남자 프로들을 보면 실력도 좋고 예의도 바르다. 그리고 ‘변해야 살 수 있다’는 절박함도 공유하고 있다. 부디 오는 12월 실시될 KPGA 차기 회장 선거에선 이런 젊은이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회장님’이 선출되길 기대한다. 멋진 프로들의 경기를 보면서 ‘짠’한 마음이 드는 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천안(충남)=헤럴드스포츠 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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