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김영찬(69) 골프존 유원홀딩스 회장. 세상에 없던 스크린골프를 만들어 2조5,000억 원(한국레저산업연구소 발표)의 새로운 시장을 만든 주역이다. ‘골프존’이라는 상호는 스크린골프의 대명사가 됐고. 평일 저녁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위치한 골프존 매장은 예약이 없으면 제 시간에 플레이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새로운 골프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대통령과 정부도 ‘창조경제’에 대해 “골프존이 그것”이라고 개념 설명을 대신했다.
이러니 2000년 삼성전자에서 은퇴해 54세의 나이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그는 골프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로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이날과 같은 그의 갤러리 변신은 요즘 잦아지고 있다. 지난 해 12월 세계 최초 골프 테마파크인 ‘조이마루’를 유성에 조성하고, 여기에 ‘골프존 엘리트아케데미’를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 성시우 프로(32)를 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4명의 코칭 스태프를 붙여 총 18명(여-7명, 남-11명)의 골프 유망주를 후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조이마루로 출근하는 김 회장은 틈만 나면 어린 선수들을 찾아 격려한다. 그리고 선수들은 아직 1년도 안 됐는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골프존의 김영찬 회장(오른쪽)이 5일 한화금융클래식이 열린 골든베이리조트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에서 골프존 엘리트 아카데미의 감독인 성시우 프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태안=채승훈 기자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했죠. 아직 어리고 아마추어니까 뭔가 배워가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요. 골프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인데 이기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좋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골프존은 물론 조이마루, 엘리트 아카데미 모두 세상에 없던 것들이다. 이미 골프존은 한국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으니, 나머지 두 가지에 대한 비전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 회장은 “한국은 확실히 골프강국입니다. 그런데 외국사람들이 와서 그 비결을 물으면 딱히 보여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조이마루와 엘리트 아카데미입니다. 사실 벌써 ‘우리도 갖고 싶다’며 구체적인 접촉을 해오는 외국기업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동안 우리의 높은 교육열과 손재주DNA, 그리고 골프 대디들의 헌신 등으로 한국골프가 발전해 왔죠. 조이마루와 골프존 엘리트 아카데미는 흩어져 있는 한국골프의 강점을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한 곳에 집대성하는 작업입니다. 그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시스템을 통해 훌륭한 골프선수를 키워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아니라 대학교수나, 대가(大家)한테 족집게 강의를 듣는 느낌이다. 우리나이로 70인데 한마디 한마디가 힘찼다.
최혜진과 같은 선수를 키워내고 있는 골프존 엘리트 아카데미는 골프한류 프로젝트인 ‘K-GOLF 프로젝트’의 중심이다. 김 회장은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요. 태권도나 K팝과 똑 같아요. 전 세계에 한국식 골프문화가 전파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자는 나이 70이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라 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는 뜻. 김영찬 회장이 하고 싶은 대로 되면 골프의 미래가 밝아지지 않을까 싶다. [태안=헤럴드스포츠 유병철 기자 @ilnam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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