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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금융클래식] 배선우가 주는 3가지 평범한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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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단독선두 배선우의 인터뷰는 은근히 흥미로왔다. 골프의 평범한 진리를 편안하게 풀어서 답했기 때문인 듯싶다. 태안=헤럴드스포츠 원동민 기자


평균 타수는 34위(73.04타)→6위(71.39타), 상금랭킹은 28위→7위. 톱10 횟수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지난 해(1회)보다 7배나 많은 7회.

4일 충청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앤리조트(파72 6,631야드)에서 열린 2015 한화금융클래식(총상금 12억원·우승상금 3억원) 2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9언더파로 3타차 선두에 나선 배선우(21 삼천리) 얘기다. 지난 해에도 못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올시즌 평균 타수가 1.57타나 줄어들 정도로 전혀 다른 선수가 됐고, 국내 최대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1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평범한 1부 투어 루키에서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한 다크호스로의 변신. 그 환골탈태의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골프는 마음먹기 나름’. “작년 목표를 너무 낮게 잡았다. 안일하게 생각했다. 올해는 톱10, 톱5가 목표다. 그래야 우승 찬스가 온다. 상위권에 올라가면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것 저것 얘기했지만 한 마디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게다. 코스로 나설 때 자신감을 다졌고, 멘탈 유지에 신경을 쓴다는 얘기다. “참 쉽지요?”라는 개그 프로그램 멘트가 떠오를 정도로 싱겁지만 곰곰이 따져 보면 멘탈 스포츠라는 골프에 있어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그래도 기술적인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배선우는 “동계훈련 때 쇼트게임을 집중연마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 하지만 ‘기술 진보’는 긴 설명 없이 좀 간단했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멘탈>기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스로는 쇼트게임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평균 타수는 ‘31.75타(78위)→31.23타(70위)’로 큰 변화가 없다. 여전히 취약점이다. 드라이버샷 비거리도 252.30야드→246.71야드로 오히려 줄었다. 측정의 차이가 있어 순위는 35위에서 15위로 올랐지만 주된 변인은 못 된다. 반면 그린 적중률(73.08%/17위→78.77%/3위)과 페어웨이 안착률(80.38%/30위→83.67%/4위)은 크게 좋아졌다. 마음이 달라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니 스윙이 안정되고, 샷이 정확해진 것이다.

두 번째 비결인 ‘운칠기삼의 미학’은 좀 더 심오하다. 실력은 좋은데 아직 우승이 없다는 질문에 “운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우승한 선수들은 운이 따르는 것 같다.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 하고 플레이하고 있다”는 답이 나왔다.

운을 기다린다. 세계 50대 교습가로 뽑힌 임진한 프로는 자신의 칼럼(사람人레슨)에서 ‘일본의 살아있는 전설’ 점보 오자키(68)가 “골프는 실력과 운의 비중이 2,5 대 7.5”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임 프로가 진지하게 물었고, 오자키가 한참을 생각한 끝에 내놓은 답이란다. 21살 어린 선수, 배선우는 오자키가 평생을 통해 배운 골프의 이치를 벌써 깨달은 걸까? 어쨌든 일리는 있다.

마지막으로는 소속팀 삼천리의 전폭적인 후원이다. 인터뷰 후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배선우는 “조금 전 회장님과 통화했는데, 내일 당장 내려오시라고 말했다. 매 대회마다 한 번씩은 오시는데 내가 선두이니 내일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배선우를 포함해, 홍란(29), 윤선정(21), 안소현(20) 등 4명의 선수로 골프단(삼천리스포츠단)을 만든 삼천리는 이만득 회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삼천리 투게더오픈을 개최하며 KLPGA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고, 소속선수의 캐디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정도로 섬세한 후원을 하고 있다. 지난주 하이원리조트 대회에서 윤선정이 단독 3위에 오르는 등 최근 삼천리 소속 선수들이 힘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새롭게 한 마음가짐, 그리고 언젠가는 찾아올 운을 기다리는 철학, 여기에 아버지 같은 회장과 편안하게 대화할 정도인 든든한 스폰서. 1년 만에 확 달라진 배선우 골프가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까. 이번 주말 한화금융클래식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태안=헤럴드스포츠 유병철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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