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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사스 불펜의 새 활력소, 샘 다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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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의 샘 다이슨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트위터)


텍사스 불펜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 마무리와 8회 셋업맨을 맡았던 펠리츠와 셰퍼스는 예전의 강력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이에 텍사스는 분위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할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불펜진의 난조로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톨레슨이 마무리 정착에 성공했지만 켈라 외에는 확실한 계투진이 부족했던 텍사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디크먼과 다이슨을 영입했다.

의문은 남았다. 두 선수 모두 지난 해에 비해 평균자책점이 1점 이상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이애미와 필라델피아라는 포스트시즌 진출과는 거리가 먼 팀에서 온 탓이었을까. 동기부여가 확실해진 이들은 이전 소속팀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활약을 펼치며 텍사스의 뒷문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샘 다이슨(27)의 영입은 완벽한 성공작으로 연결되고 있다.

28일(이하 한국시간)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 토론토의 경기. 텍사스는 1회 모어랜드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서나갔다. 선발 가야르도는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바통을 이어받은 켈라는 6회 1사 2,3루 위기를 연속 삼진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팀 타선이 1회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경기 분위기는 묘한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7회 마운드에 오른 디크먼이 1사 후 연속해서 안타-볼넷-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하위 타선을 상대로 초래한 위기였던 탓인지 베니스터 감독은 다소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베니스터의 선택은 다이슨이었다. 크게 두 가지 이유였다. 후속타자가 우타자인 툴로위츠키라는 점과 다이슨의 땅볼 유도 능력으로 병살타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었다. 베니스터의 선택은 완벽히 적중했다. 다이슨이 통산 만루 타율이 .392에 달하던 툴로위츠키를 2구째 95마일 싱커로 3루수 앞 병살타를 이끌어 낸 것이다. 3연전 중 앞선 두 경기를 모두 역전패로 내준 텍사스에겐 다이슨의 투입이 이날 경기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7회 위기를 넘긴 텍사스는 곧바로 이어진 7회말 집중 6안타와 토론토 우익수 호세 바티스타의 실책으로 3점을 추가하며 4-1 승리를 거뒀다. 텍사스로선 이날 미네소타가 패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와일드카드 2위로 올라섰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최근 다이슨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마무리로 이어가는 바로 전 단계인 8회 셋업맨으로 등장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으며,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텍사스 이적 후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2.40. 15이닝 4실점으로, 이날 기록한 1실점은 중견수 드실즈의 판단 미스 때문이었으며, 지난 23일 디트로이트전의 2실점은 9회 2사 후 마운드를 물려받은 톨레슨이 3점 홈런을 허용하며 자신이 남겨 놓은 주자가 홈을 밟은 결과물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텍사스 데뷔전에서 허용한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다.

다이슨의 최대 강점은 역시 땅볼 유도 능력이다. 이날도 결정적인 땅볼을 유도해낸 다이슨은 올 시즌 땅볼 비율이 68.8%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 땅볼/플라이볼 비율이 4.88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올라있다(50이닝 이상 기준). 최고 구속 98마일, 평균 구속 95마일 대의 하드 싱커 덕분이다.

상대 타자들, 특히 우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다 몸 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며 급격히 떨어지는 싱커에 번번이 공의 윗부분을 때리기 일쑤다. 같은 땅볼 타구라도 타구 속도에 따라 안타가 될 확률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다이슨의 싱커는 낙폭이 워낙 큰 탓에 상대 타자들이 좀처럼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힘없는 땅볼 타구가 다수 양산되고 있다. 다이슨이 텍사스 이적 후 가진 14경기에서 땅볼 아웃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지난 26일 토론토전이 유일했다.

다이슨은 프로 데뷔 이전 어깨 수술과 토미 존 수술을 모두 받은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이에 고등학교 시절 이미 90마일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뿌릴 수 있었음에도, 세 차례 드래프트 참가 끝에 2010년 4라운드 126순위로 토론토의 지명을 받고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2006년 19라운드 571순위, 2010년 10라운드 303순위로 각각 워싱턴과 오클랜드에 지명 받았으나, 너무 낮은 지명 순위 탓에 자신의 꿈을 조금 더 미룬 것이었다. 하지만 건강함이 문제였지, 그의 구위는 주목받고 있었다. 드래프트 이듬해인 2011시즌을 앞두고 ESPN에서는 잠재적으로 주목해야 할 10명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그의 이름을 꼽으며(여기에는 현역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자랑하는 안드렐튼 시몬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토론토의 4라운드 지명을 직전 해 드래프트에서 나온 스틸 픽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했다.

토론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지난해 마이애미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으나, 부진한 팀 성적 탓에 그는 변방에 보다 가까이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컨텐더 팀인 텍사스로의 이적 후 본인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서서히 대중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나가고 있다. 포스트시즌의 경계에 있는 팀은 시즌이 말미로 갈수록 불펜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7월까지만 해도 답이 없어 보였던 텍사스 불펜진에 이적생 샘 다이슨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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