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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승 선착’, 컵스 선발진을 이끄는 제이크 아리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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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5승 고지를 선점한 제이크 아리에타 (사진=OSEN)


올 시즌 첫 15승 투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제이크 아리에타(29)다.

아리에타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15승(6패)째를 따냈다. 14승을 기록 중인 킹 펠릭스, 범가너, 카이클 등을 제치고 시즌 첫 15승 투수가 됐으며, 아리에타 본인 스스로도 개인 통산 첫 15승 달성에 성공했다.

첫 3이닝 동안 단 1피안타만을 허용한 아리에타는 4회 첫 위기를 맞이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실책과 프리먼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와 마주한 것. 하지만 피어진스키를 1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 아리에타는 후속 타자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 1사 2,3루 위기마저 삼진과 땅볼로 처리하며 순항을 이어간 아리에타는 6회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컵스는 아리에타의 호투와 앤서니 리조의 3점 홈런 등을 앞세워 애틀랜타에 7?1 완승을 거뒀다.

아리에타는 존 레스터를 제치고 컵스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팀 내 선발진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고 있으며, 평균자책점(2.30)-이닝(168)-탈삼진(170)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전체로 따져도 다승 1위, 평균자책점 3위, 이닝 3위, 탈삼진 5위로 잭 그레인키(LA 다저스)에 대항할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도 손꼽히고 있다. 최근 12경기에서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성적은 9승 1패 평균자책점 1.26이다.

사실 아리에타는 볼티모어 시절만 해도 ‘터지지 않는 유망주’였다. 2009, 2010 시즌을 앞두고 2년 연속 팀 내 유망주 4위에 꼽히는 등 브라이언 매터스, 크리스 틸먼과 함께 볼티모어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투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위력적인 구위를 지니고 있음에도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한 제구 불안과 경기에 따라 요동치는 심각한 기복은 그의 발목을 붙잡곤 했다. 아리에타는 2013년 7월 초 트레이드를 통해 컵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가 볼티모어에서 남긴 성적은 20승 25패 평균자책점 5.46. 2013시즌 볼티모어는 아리에타가 5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7.23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자 그에 대한 미련을 접기로 했다.

하지만 리글리필드에 입성한 이후 아리에타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마이너리그에서 트레이드를 통보받은 아리에타는 7월 말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곧장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 해 컵스에서 남긴 성적은 4승 2패 3.66. 리빌딩을 진행 중이던 컵스로의 이적은 아리에타에게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아리에타는 데뷔 후 가장 많은 25차례 선발 등판에 나섰다. 어깨 통증으로 개막 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사실상의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이었다. 그의 성적은 10승 5패 평균자책점 2.53.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10승 달성이었으며, 볼티모어시절 통산 성적과 비교하면 평균자책점을 절반 수준으로 끌어내린 성적이었다. 결과뿐이 아닌 내용 자체도 압도적이었는데, 아리에타는 지난해 7이닝 노히트를 세 차례나 이끌어낸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투수였다.

아리에타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만년 유망주가 아닌 한 팀의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다. 아리에타가 볼티모어 시절과 달라진 것은 크게 두 가지. 먼저 커터의 비중을 높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리에타의 커터는 볼티모어 시절부터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볼티모어 구단은 부상 방지를 위해 어린 선수들에게 커터의 사용을 최소화 할 것을 주문했다. 본인의 장기를 봉인해야 했던 아리에타로선 심리적으로 흔들렸고, 이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컵스는 아리에타에게 커터의 구사에 있어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40% 초,중반에 머무르던 땅볼 비율은 지난해 49.2%에 이어 올 시즌 54.2%까지 뛰어 올랐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8번째로 높은 수치로, 바람의 영향으로 땅볼 유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리글리 필드에 최적화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본인의 공을 마음껏 뿌릴 수 있게 된 아리에타는 영점을 잡는데도 성공했다. 아리에타는 볼티모어에서 기록한 9이닝 당 4개의 볼넷 개수를 컵스 이적 이후 2.6개까지 끌어내렸다. 올 시즌엔 데뷔 이후 가장 적은 2.3개를 기록하고 있다. 제구 문제는 아리에타가 컵스 이적 이후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그는 제구가 흔들리는 이유로 투구 동작 시 딜리버리 과정이 일정치 않음을 알아차렸다. 이에 아리에타는 지난해 6월 ESPN과의 인터뷰에서 바지오 투수코치의 조련 속에 매 투구, 모든 구질을 던지는데 있어 일정한 딜리버리를 유지하기 위해 같은 동작을 수백 번씩 반복하곤 했다고 고백했다. 아리에타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제구와 커맨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에 성공했는데, 현재 컵스 감독이자 템파베이 감독시절 상대 팀으로서 그의 투구를 수차례 지켜 본 조 매든 감독 역시 아리에타의 성장 비결로 패스트볼 커맨드의 발전을 꼽고 있다.

아리에타는 현재 20승-229이닝-231삼진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20승-200이닝-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클레이튼 커쇼 뿐이었으며, 컵스 역사에 있어서는 1971년 퍼지 젠킨스(24승-325이닝-263삼진) 이후 44년째 나오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만년 유망주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난 제이크 아리에타. 컵스의 선전을 이끌고 있는 그의 질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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