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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적인 이종호-김승대-이재성, ‘이것이 K리그 2선 클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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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활약을 펼친 '광양 루니' 이종호.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이 산뜻하게 동아시안컵을 시작했다. 대표팀이 2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여린 동아시안컵 중국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시종일관 중국에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여주며 7년 만의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특히 K리거로만 구성된 2선 라인은 노련한 중국 미드필더에게 오히려 한 수 가르치는 듯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번 동아시안컵 남자 대표팀은 역대 축구대표팀 중 가장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미래를 내다보며 일부러 1987년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만 발탁했다. 그나마도 최연장자였던 골키퍼 김진현(28 세레소)이 쇄골뼈 골절로 낙마하게 됨에 따라 최고령은 김신욱(27 울산)이 되었다. A매치 최다 출전선수도 35경기의 김영권(25 광저우 헝다)이었다. 그만큼 경험 부분에서 부족한 대표팀이었다.

그러나 어리다고 축구를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라인을 전체적으로 위로 올린채 점유율을 높인 것이 잘 통했다. 특히 2선에서의 활동량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날 2선에는 왼쪽부터 이종호(23 전남)-김승대(24 포항)-이재성(23 전북)이 배치됐다. 이 세 선수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압박을 통해 중국 선수들을 위협했다. 우승을 노린다고 떵떵 거리던 중국 선수들의 얼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공격에서도 어린 트리오는 환상적이었다. 전방압박을 통해 공을 직접 탈취한 뒤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주도했다. 3명의 선수가 모두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는 멀티 플레어라는 점이 크게 부각되었다. 전반 35분에 나온 권창훈(21 수원)의 헤딩슛 과정을 만든 것도 김승대와 이종호가 완벽한 호흡을 보이며 중국 수비진을 허물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첫 골도 이들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44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재성이 상대 선수 한 명을 제친 후 침투하던 김승대에게 스루패스를 넣어줬고 김승대가 침착히 성공시키며 먼저 앞서 나갔다. 한국축구의 최고의 뉴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재성의 감각적인 패스는 물론이고 ‘라인브레이커’라는 별명답게 순간적으로 패널티 박스를 파고 든 김승대의 쇄도도 매우 훌륭했다.

후반 들어 한국은 한결 더 가벼운 몸놀림은 보여줬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압박 강도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손발이 더욱 잘 맞으며 간결한 패스가 정확하게 전달되었다. 특히 이종호의 활약이 눈부셨다. 후반 9분 홍철의 패스를 받은 이종호가 선수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골문을 빗겨가기도 했다.

안타깝게 A매치 마수걸이포를 놓친 이종호는 후반 12부 결국 그 결실을 맺었다. 이재성이 압박을 통해 볼을 가로챈 뒤 침투하던 김승대에게 패스를 넣어줬고, 김승대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이종호에게 내어주었다. 이종호는 침착히 골을 성공시키며 중국의 추격 의욕을 저지시켰다. 특히 골 넣는 과정에서 공을 띄우며 골키퍼를 제치는 장면은 ‘왜 이종호가 광양 루니로 불리는지’ 완벽히 깨닫게 해주었다.

세 선수 모두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활약이다. 비록 이들이 소속팀에서 모두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지만 대표팀 경력이 적은 만큼 우려를 사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이재성은 이날 전까지 A매치를 4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았고 김승대와 이종호는 전무했다. 그러나 경기력만큼은 어느 베테랑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이제 다음 상대가 바로 일본이다. 한국은 박지성(34 은퇴)의 산책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던 사이타마 대첩 이후 5년 동안 일본에게 승리가 없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 어쩌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경기에서도 이 트리오의 활약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가 승리의 최대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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