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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영, 투심 등의 활약' 서울, 인천 꺾고 3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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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 2-0으로 인천을 꺾은 서울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비는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경기 후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다. 2015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가 펼쳐진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도 빗소리가 가득 울려 펴졌다. 최 감독의 말대로 비는 서울의 편이었다. 비가 내린 지난 경기들에서 서울은 유독 강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 인천 유나이티드를 꼭 잡아야 하는 서울은 이날도 2-0으로 승리했다.

시즌 두 번째 ‘경인더비’ 승자는 서울
벌써 36번째다. 경인지역 두 팀의 맞대결은 매번 화력 대결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시즌에도 두 팀은 3경기를 치렀고, 무려 11골이 터져 나왔다. 지난 시즌 상대 전적은 서울이 2승 1패로 앞서있는데, 특히 홈에서 무려 5-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날 경기가 기대를 모은 또 다른 이유는 6위(서울)와 7위(인천)의 대결, 혹은 미리 보는 FA컵 준결승전이기 때문이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은 승점 32점으로 리그 6위를, 인천은 30점으로 7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또 서울은 지난 22일 FA컵 8강 포항전에서 박주영의 2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 역시 같은 날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경기는 빠르게 진행됐고 골 장면도 두 번이나 나왔다. 경기는 예상한 것과 같이 ‘창’의 홈 팀과 ‘방패’의 원정 팀의 양상으로 흘렀다. 서울은 심상민과 고광민이 있는 측면을 주로 활용했다. 빠른 발을 가진 두 측면 공격수들은 공수에 걸쳐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서울은 인천의 골문을 전반 내내 두드렸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측면 공격의 후반 19분에서야 빛을 발했다. 몰리나가 측면 크로스를 받아 선제골을 기록한 것. 그는 고광민의 크로스를 왼발 아웃프런트 발리킥으로 연결시켜 정확히 골대 오른쪽 구석을 밀어 넣었다. 몰리나는 경기 후 “의도한 골 이었다”며 자신의 왼발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 선제골의 주역은 후반 34분, 인천에 페널티킥을 내주는 장본인이기도 했다. 경고를 받은 몰리나, 그리고 서울의 실점 위기. 서울의 골키퍼 유상훈은 빗속에서 골대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선방했다.

서울은 3분 후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주인공은 박주영이었다. 윤주태의 발에서 시작됐다. 윤주태는 몰리나의 빗맞은 패스를 받아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수비수 김진한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키퍼 없는 골대로 흘렀다. 이때 달려들던 박주영이 공을 밀어 넣었다. 박주영은 세리머니에서 윤주태를 손으로 가리켰다. 쐐기 골의 주역을 양보한 것이다. 박주영은 FA컵 8강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움직임도 전성기 때를 연상케 했다. 침투하는 순간 스피드가 살아났으며 서전트 높이도 여전했다. 그는 전반 7분 심상민의 헤딩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연결시킨 장면이나, 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두 명을 벗기고 다카하기에게 패스하는 장면 등 경기 내내 공격 전 지역을 누비는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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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7분 서울 박주영이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두 번째 골 이후 서울은 살아났다. 후반 43분에 교체 투입된 차두리가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를 더 달궜다. 이날 생일을 맞은 차두리는 경기 종료 직전 크로스를 실패하고도 웃는 여유까지 보였다. 경기는 2-0으로 마무리 됐고, 서울은 이날 승리로 승점 35를 기록하며 리그 3위까지 도약했다. 반면 인천은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투심’의 등장
서울의 승리주역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발 빠른 공격수들이었다. 이날 서울은 선발 명단에 젊고 빠른 심제혁과 심상민을 포함시켰다. 이들 ‘투심’은 예전 서울의 중앙을 책임지던 ‘투고’(고요한, 고명진)를 대신해 새로이 등장했다. 지난해 팀에 합류한 이 둘은 서울의 미래로 각광받고 있다. 심제혁은 1995년생, 심상민은 1993년생이다. 심제혁은 이날 박주영과 투톱을 이뤘다. 그는 윤주태와 교체되기 전까지 첫 선발출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심상민 역시 왼쪽 공격으로 선발 출전해 서울의 측면 공격을 주도했다. 둘은 주로 왼쪽 측면에서 콤비를 이뤘다.

투심 콤비는 경기 초반부터 인천의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2분 만에 심제혁이 양 팀 통틀어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심제혁에게 스루패스를 건넨 선수는 심상민이었다. 또 심제혁은 전반 7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박주영에게 헤딩 패스로 골키퍼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14분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스루패스를 받았다. 한 박자 늦게 들어갔지만 한 걸음 앞선 수비를 따라 잡았다. 그는 요니치와 몸싸움에서 이기며 마침내 공을 소유했다. 이어진 왼발 슛은 골대 옆 그물을 맞았지만, 심제혁의 힘과 스피드를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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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4분 서울 심제혁이 인천 유현 골키퍼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전반 35분에는 심상민이 침투를 보여줬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오스마르의 로빙 스루패스를 받아 한 번의 트래핑 후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수비 머리를 맞고 앤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또 그는 후반 4분 또 다시 왼쪽 측면에서 몰리나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심상민은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후반 막판까지 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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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분 서울 심상민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졌지만 빛난 인천의 늑대축구
늑대는 가족 단위로 생활한다. 겨울에는 여러 가족이 모여 큰 떼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늑대 한 마리가 다른 포유류 동물보다 약할지 몰라도, 늑대 무리는 적을 압도한다.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도 그렇다.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끈끈한 조직력으로 무리를 지어 협력 수비하는 인천이다. 이 모습이 흡사 늑대를 연상케 해 그들의 팀 스타일에는 ‘늑대축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날도 인천은 무리지어 서울 공격의 숨통을 조였다.

서울은 전반전에 점유율 60-40(%), 슈팅수 10-4(개)로 인천을 압도했다. 하지만 거듭된 공격에도 소득을 얻진 못했다. 그 바탕에는 인천의 협력수비가 있었다. 인천은 서울에 공 소유권을 내주자마자 주변의 여러 선수들이 협력해 수비하며 곧바로 공을 뺏어왔다. 여기에 간헐적인 역습으로 서울 수비를 흔들었다. 김인성과 박세직이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몇 차례 보여줬다. 비록 팀은 졌지만 인천의 견고한 수비 조직력은 장기간 이어지는 페넌트레이스에서 큰 장점이자 무기다.

이제 K리그는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동아시안컵으로 휴식기에 접어든다. 휴식기동안의 심기일전이 후반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jirrard92]

■ 25일 K리그 클래식 경기 결과
FC서울(9승 8무 6패) 2-0 인천 유나이티드(7승 9무 7패)
울산 현대(5승 9무 9패) 0-0 성남FC(8승 10무 5패)
포항 스틸러스(9승 7무 7패) 0-0 광주FC(7승 9무 7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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