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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호를 민폐남으로 만든 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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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종운 감독(왼쪽)과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김민하(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가 끝내 1군에서 제외됐다. 강민호는 10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이번 시즌 롯데의 부상 선수 관리 소홀 사례는 벌써 한두 번이 아니다. 5월 26일 문학 SK전. 롯데를 대표하는 외야수 손아섭은 스윙 과정에서 손목에 통증을 느꼈다. 시즌을 치르면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부상 없이 뛰는 선수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손아섭 역시 고질적인 어깨 부상을 앓고 있다. 하지만 손목 통증은 프로 입단 후 처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참고 뛰어도 괜찮은' 범위에 대해 본인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럴 때 관리를 해줘야 하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롯데 코칭스태프의 선택은 꾸준한 출장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방치'가 됐다. 결국 손아섭은 통증을 느낀 날부터 약 2주 후인 6월 9일에야 1군에서 말소됐다. 그 방치 기간 동안 손아섭은 7경기 8타수 무안타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후 6월 27일 사직 넥센전. 이번엔 강민호와 정훈의 차례였다. 2회말 공격, 정훈은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의 공에 왼쪽 종아리를 맞은 뒤 교체됐다. 강민호는 6회 스윙 도중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역시 교체됐다.

사구에 맞은 정훈이야 변수였지만, 강민호의 햄스트링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수였다. 이번 시즌을 앞둔 롯데 이종운 감독은 "(강민호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쉬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백업 포수 장성우가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 약속은 어느 정도 지켜졌다. 그러나 장성우는 5월 초 kt 위즈로 트레이드됐다. 이종운 감독은 강민호 체력관리에 대한 어떠한 대비책도 세우지 않은 채 장성우를 내보냈다. 결국 강민호는 혹사당하다시피 쉼 없이 경기에 나섰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결과적으로 부상을 당했으면 사후관리가 필요했다. 만일 부상 다음날 이 둘을 말소했다면 8일 잠실 LG전부터 1군 콜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롯데 벤치의 선택은 또 한 번 방치였다. 강민호와 정훈을 그대로 1군에 둔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은 주로 대타로 나섰다. 정훈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강민호는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이 둘을 1군에 둔 건 그야말로 엔트리 낭비였다. 결국 3일 사직 SK전에서 투수 박세웅과 이정민을 대주자로 투입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1일 마산 NC전에선 사구에 손목을 맞은 김민하가 그대로 수비에 나섰다. 그러나 경기에 도저히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김민하는 교체 신호를 보냈고 뒤늦게 경기에서 빠졌다. 검진 결과 좌측 척골 근위 골절상이었다. 4일 사직 SK전에선 짐 아두치가 손에 공을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은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최대한 경기에 나서려고 한다. 그를 두고 사람들은 투혼이라 칭한다. 그리고 벤치는 선수가 경기에 뛸 수 있을 상태라 판단했을 때 그 뜻을 최대한 존중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 롯데 벤치의 판단은 여지없이 비껴가고 있다.

뒤늦게 재활군에 내려간 강민호는 "팀이 어려울 때 빠져 민폐가 된 것 같아 죄송합니다"라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묻고 싶다. 과연 강민호가 팀에 민폐를 끼치는 것인가? 누가 강민호를 민폐남으로 만든 것인가?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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