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막내구단 kt위즈가 인기구단의 조건을 점점 갖춰가고 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올시즌 열한번째 맞대결에서 9-2로 승리, 주말 3연전을 스윕승으로 장식했다. kt가 시리즈 스윕을 기록한 건 지난 6월 11일 사직 롯데전 이후 두 번째이자, 홈에서는 처음이다.

완벽한 투타의 조화가 승리를 만들었다. 선발 옥스프링이 9이닝 동안 단 2실점으로 철벽을 친 가운데, 화끈한 kt 타선은 이날도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불을 뿜었다. 특히 KIA 이범호에 투런포를 허용하며 2-2 동점을 내준 뒤 맞은 5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5득점을 뽑아내는 저력이 인상적이었다.

5월까지만 해도 ‘승수 자판기’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던 kt다. 1군 무대 첫 시즌을 맞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많았지만, 그야말로 ‘이 정도일줄은’ 몰랐던 때가 있었다. 개막 11연패에, 5월 5일까지 단 3승(26패)으로 허덕였다. 승률은 1할조차 지키기 버거웠다. 전력 평준화로 하위팀도 언제든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쫄깃한 판도가 리그 전체에 형성됐지만, kt에게만큼은 딴 세상 얘기였다. 구단은 적잖은 포화를 맞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모기업 kt가 3년 전의 NC만큼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고, ‘kt가 리그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kt의 반격은 6월부터였다. 6월 첫주를 3승3패, 승률 5할로 마친 kt는 그 다음주 사직 원정길에서 롯데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월 말 댄 블랙의 영입이 도화선이었다. 블랙은 앤디 마르테와 함께 ‘마블 듀오’를 결성하며 모든 팀이 두려워할 만한 타선을 만들어냈다. 이날 승리로 25승(55패)째를 거둠과 동시에, 어느덧 승률도 0.313까지 오른 kt다.

하지만 kt의 반등요인이 단순히 '블랙 효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kt는 조범현 감독의 주도 아래 선수단 개편을 멈추지 않았다. 4월부터 매달 LG, 롯데, N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7명의 선수를 내보내고 10명의 선수를 받아왔다. 박세웅 등 신인급 선수들을 내줄 때에는 ‘팀의 미래를 파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랐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잘한 일이 됐다.

최근에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선보이며 ‘팬심 잡기’에도 나선 kt다. 지난 3일 국방부와 손잡고 기획한 남수단 파병 장병 가족의 시구 행사는 주말 내내 SNS를 뜨겁게 달군 작품이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메이저리그급 시구 이벤트다’라는 극찬이 이어졌다.

3년 전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제9구단’ NC는 이제 명실상부한 인기구단이 됐다. 성적도 성적이거니와, 구단 운영 면에서 리그 수준급이라는 NC구단 프런트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제10구단’ kt에서도 비슷한 냄새가 난다. 당장 다음주보다 시즌 후반기, 올시즌보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kt다.

한편 대구에서는 삼성이 LG를 12-4로 꺾고 역시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삼성 안지만은 4년 연속 20홀드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SK는 9이닝 9피안타 1실점으로 완투승을 따낸 선발 켈리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를 5-1로 눌렀다. 넥센은 두산을 6-5로 제압하고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 시리즈로 가져갔다. 한화와 NC의 대전 경기는 한화가 5-0으로 리드하던 3회, 우천 노게임으로 취소됐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 5일 경기 결과

KIA 타이거즈(36승 39패) 2-9 kt 위즈(25승 55패)

LG 트윈스(35승 1무 44패) 4-12 삼성 라이온즈(46승 31패)

SK 와이번스(38승 1무 37패) 5-1 롯데 자이언츠(36승 42패)

넥센 히어로즈(43승 1무 34패) 6-5 두산 베어스(42승 3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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