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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롯데 1차 지명 박종무 "송승준 선배 같은 꾸준함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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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1차 지명된 박종무(사진=롯데 자이언츠)

2004년 시즌을 앞둔 겨울, 롯데 자이언츠는 정수근과 6년 최대 40억 6,000만 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정수근은 잦은 음주사고로 구설수에 오르며 '먹튀'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자숙의 의미로 부산 지역 리틀야구단을 찾아 재능기부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2015년, 롯데는 그 열매 중 하나를 수확한다. 정수근이 지도한 리틀야구 팀에서 야구를 시작한 2016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자 박종무다. 부산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박종무는 188cm, 80kg의 우수한 체격과 고교생답지 않은 경기운영능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 우투우타 투수다. <헤럴드스포츠>가 지명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박종무와의 전화인터뷰를 했다.

-1차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게 됐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뻔한 질문이지만 기분이 어떤가?
우선 놀랍다. 기분 좋았고 그러면서 책임감도 들었다. 사실 아직도 약간 얼떨떨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롯데의 박종무 지명을 예측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있었을 것 같은데?
올해 초만 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황금사자기 같은 큰 대회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기대를 접었다. 그래서 발표 소식을 듣고 굉장히 놀라웠다.

-1차 지명됐다는 소식을 어떻게 들었나?
운동하고 있을 때 전해들었다. 운동 끝나고 부모님께 가장 먼저 연락 드렸다. 부모님께서 굉장히 감격하셔서 뿌듯했다. 그리고 집에 가서 부모님 뵀는데, 어머니께서 울컥하시더라. 나도 울컥했다.

-롯데가 박종무를 지명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딱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큰 신장(188cm)과 장래성을 본 것 같다.

실제 박종무는 2학년 당시 8경기 8.1이닝 3패 평균자책점 15.18로 부진했지만 3학년이 된 올해 9경기 29.1이닝 3승 평균자책점 2.15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롯데 구단 측에서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보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기대된다"라며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팬들의 기대가 크다. '투수 박종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인가?
큰 신장이다. 또 공을 놓는 지점도 비슷한 신장의 선수들보다 높은 편이다. 이 점이 내 강점이다.

-반대로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2학년 때는 구속이 제법 괜찮았는데 3학년이 되면서 140km/h 초반에 머물렀다. 체중도 불리고 몸을 제대로 만들어서 공에 힘을 싣고 싶다.

-갑작스레 구속이 줄었는데, 부상 전력이 있는가?
없다.

-야구를 시작할 때 롤모델이 누구였는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송승준 선배였다. 송승준 선수는 오랫동안 변함없는 투수다. 부상 없이 그렇게 훌륭한 성적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지 감이 안 잡힌다. 그런 꾸준함을 닮고 싶다.

-부산고등학교에서는 주로 선발투수 역할을 맡고 있다. 프로 1군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
보직은 상관없다. 선발투수부터 중간계투, 마무리까지. 어떤 역할을 맡겨도 잘해내는 믿음직한 투수가 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는 게 내 목표다.

-부산에서 자라 롯데에 지명됐다. 평소 롯데에 대해 가졌던 생각이 궁금하다.
부산 사람이 롯데를 안 좋아할 수 있을까?(웃음) 어릴 때부터 롯데 팬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심 롯데에 지명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팬도 많고, 열성적이며 재밌는 야구를 했다.

-그런 마음이라면 1군 적응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내가 1학년 때 부산고 3학년이던 (안)중열이 형도 마침 롯데로 왔다. 아는 선배가 있으니까 적응이 쉬울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가?
지금의 나는 다른 1차 지명선수들보다 실력에서 뒤쳐진다고 생각한다. 대신 프로 가서는 모르는 거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만큼 다른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지금 뒤쳐진 걸 뒤집을 거다. 결국 오랫동안 야구해서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언젠가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고 야구의 꿈을 키운다면, 그것만큼 뿌듯할 게 없을 것 같다.

-롯데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정말 열심히 할 것이고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한 나를 1차 지명으로 뽑아준 구단과 팬들을 실망시키게 할 수 없다. 1군에 올라가서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축하한다.
고맙다.

박종무는 스스로 밝힌 것처럼 롯데 팬이다. 그토록 원하던 팀에, 그것도 1차 지명으로 부름받은 것만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롯빠'가 된 셈이다. 물론 아직 부족하다. 남은 부분은 머지않아 사직구장 마운드에 설 박종무 본인이 채워가야 한다. 박종무가 남은 부분을 완전히 채우는 순간, 롯데는 송승준에 이어 또 한 명의 토종 우완 에이스를 갖게 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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