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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현철의 링딩동] '사각 링의 전쟁'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2대 한국타이틀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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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2대 한국타이틀매치 대회 포스터.

7월 12일 인천 선학경기장에서는 두 체급의 한국타이틀매치가 예정되어 있다. 슈퍼라이트급(한계체중 63.5Kg)과 슈퍼웰터급(한계체중 69.85Kg)의 챔피언 결정전이다. 두 체급 모두 챔피언이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면서 공석이 되었고, 새로운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

슈퍼웰터급 챔피언 강기준(부천강산)은 가족들의 반대로 은퇴를 결심, 타이틀을 반납했고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선명수(동두천스타)는 지난 5월 군에 입대하면서 타이틀을 내놓았다. 슈퍼라이트급은 2위 김택민(록키)이 어깨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후배들에게 출전을 양보하면서 3위 김진수와 4위 원우민 간의 결정전이 성사되었다.

공석이 된 두 체급의 타이틀매치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각각 뚜렷한 개성을 어필하는 국내 중량급의 기대주들로 치열한 난타전이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황규환(슈퍼웰터)과 김진수는 강서문성길복싱클럽, 이들의 상대인 박찬희(슈퍼웰터)와 원우민은 수원태풍체육관 소속이다. 전혀 연결고리가 없던 두 체육관은 본의 아니게 두 개의 챔피언벨트를 놓고 격돌하게 되어 치열하게 펼쳐질 링에서의 전쟁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네 명 모두 후진을 모르는 인파이터로, 이들의 매치업은 오랜만에 복싱 팬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드는 화끈한 카드가 될 전망이다.

하나. 황규환 VS 박찬희 : 한국 슈퍼웰터급 타이틀매치 1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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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강자의 저력을 보여주겠다’ - 2위 황규환
황규환은 지난 5월 9일 서울에서 장정호를 4회TKO로 누르고 인상적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금년 초 고등학교를 졸업한 황규환은 회장배, 대통령배 같은 굵직한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특기자로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이 여럿 있었지만 단호하게 프로를 택했다. 잘생긴 마스크에 또래 아이들처럼 천진한 표정을 짓지만 링에서는 웃음기가 싹 사라진 살벌한 전사로 탈바꿈한다. 아마추어 전적 28전 25승(20KO.RSC) 3패에서 나타나듯 상당한 수준의 프레싱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데뷔전에서도 터프한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하는 매력적인 인파이팅을 선보였다. 불과 두 번째 경기에서 10라운드의 한국타이틀매치를 가지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황규환은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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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웰터급 한국 2위 황규환.


‘2007년 신인왕전 쾌거를 재현하겠다“ - 3위 박찬희
전 세계챔피언 박찬희와 동명이인으로 일찌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재목이다. 18세이던 2007년 12월 최우혁에게 4회 판정승을 거두고 프로에 데뷔, 2009년 3월 제35회 전국신인왕전 슈퍼라이트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원우민을 꺾고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이종길을 맞아 치열한 타격전 끝에 승리한 결승전은 박찬희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그러나 두 달 후 고혁진과의 랭킹전에서 상승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판정패로 맥이 끊겼으며 2010년 필리핀과 일본 원정에서 연패, 이어진 김판수와의 한국타이틀매치 패배 후 홀연히 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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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웰터급 3위 박찬희.


박찬희는 지난 3월 8일 본인이 데뷔했던 횡성에서 일본의 야부 신고에게 6회판정승을 거두고 5년 만의 재기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번 도전은 2010년 이후 두 체급을 올려 5년 만에 갖는 두 번째의 한국타이틀 도전이 된다.

전망
체력과 맷집에서 승부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선수 모두 처음 겪게 되는 10라운드 경기로 양자의 스타일상 초반부터 타격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황규환은 데뷔전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연타에도 불구하고 오픈성 펀치가 많았다. 박찬희는 손의 숫자가 많고 파이팅 능력이 뛰어난 데 반해 펀치의 파괴력은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다. 또한 두 선수 모두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쳐 멘탈 싸움에서는 팽팽하다. 결국 이들의 경기는 때리는 부분보다 맞고 견뎌내는 부분에서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둘. 김진수 VS 원우민 : 한국 슈퍼라이트급 타이틀매치 1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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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번, 이번엔 이긴다’ - 3위 김진수
2008년 5월 박준길에게 판정승을 거두고 프로에 데뷔한 김진수는 2009년 1월 신인왕전에 출전하지만 예선 1회전에서 대회 MVP를 거머쥔 최종윤을 만나 아쉬운 판정패로 분루를 삼켰다. 이후 해병대 입대로 3년간의 공백을 가진 뒤 다시 출전한 2012년 신인왕전에서는 예선 2경기를 모두 1회KO승로 장식하는 등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주며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역시 우승자가 된 장형순에게 판정패해 신인왕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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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라이트급 3위 김진수.


김진수는 2013년 4월 일본 원정에서 수입복서 콰예 피터를 강력한 원 펀치 KO승으로 제압하고 본인의 커리어에 최고의 실적을 쌓았다. 그 여세를 몰아 7월 김택민과 한국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을 치렀으나 8회TKO패로 상승세가 꺾였다. 작년 12월에는 데뷔전에서 한국타이틀을 거머쥔 신예 선명수에게 재도전 기회를 잡고도 다시 판정패로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원우민과의 이번 대결은 김진수에게 국내 슈퍼라이트급 챔피언을 향한 세 번째 도전이다.

‘2007, 2008년의 돌풍을 재현하다’ -4위 원우민
원우민은 2007년 11월 조경호에게 판정승, 순조롭게 프로에 데뷔했다. 이듬해 6월 가평에서 지금은 한솥밥을 먹고 있는 박찬희를 맞아 눈부신 타격전 끝에 4회KO승, 3연승을 이어가며 유망주로 부각되었다. 10월에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의 장성현마저 꺾고 출전한 2008년도 신인왕전에서는 MVP 후보 0순위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복병 이종길과 그해 신인왕전 최고의 경기를 선보이고도 박빙의 판정패를 당하자 원우민은 미련 없이 은퇴를 택한다. 예상을 뒤엎고 원우민을 제압한 이종길은 박찬희에게 결승전에서 패배했고 이들의 삼각관계는 당시 신인왕전의 커다란 이슈였다. 그리고 작년 12월, 5년 11개월 만에 링에 복귀한 원우민은 일본의 야부 신고를 3회에서 라이트훅 일발로 침몰시키고 화려하게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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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라이트급 4위 원우민.


전망
이 대결에서 한 순간도 눈을 떼면 안 되는 이유는 두 선수 모두에게 강력한 한 방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상대를 링 바닥에 눕힐 수 있는 결정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언제 어떤 펀치로 경기가 끝날지 모른다. 다만 김진수는 좋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기력이 좋고 나쁠 때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단점이고, 원우민은 6개월 전의 재기전 한 경기만으로 판단하기에는 공백이 너무 길다. 지속적인 인파이팅 능력에서는 김진수가 앞서있고, 원우민은 강력한 카운터블로우를 터뜨리는 타이밍 감각이 탁월하다. 이들 모두 내구력이 좋아 상당히 강도 높은 타격전이 예상되는데 패하는 쪽은 상당한 데미지를 입을 우려가 있다. [황현철 헤럴드스포츠 복싱전문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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