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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여자오픈] '3박자 명품대회'가 만들어 낸 ‘갤러리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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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조를 따라 가는 구름 갤러리. <사진 제공=KLPGA>


문제 하나. 그 나라를 대표하는 타이틀스폰서+명품 골프장+감정이입을 부르는 명승부=?
정답은 ‘갤러리 대박’. 문장으로 풀면 ‘팬들은 즐겁다’이다.

21일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7억 원)이 열린 베어즈베스트 청라GC를 찾은 골프팬이라면 손에 땀을 쥐는 승부에, 그리고 인산인해의 구름 갤러리에 놀랐을 것이다. 아니, TV 중계만 봐도 미국의 메이저 대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탄복했을 듯싶다.

이날 베어즈베스트에는 3만 914명의 갤러리가 입장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박성현의 롱 퍼트(사실상 우승을 결정짓는 챔피언 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갔을 때 터진 함성은 야구장에서나 들릴 울림이었다. 폭우로 3라운드 갤러리(4,151명)가 적었지만 4일 합계 3만 9,870명이 운집, 지난해 이 대회가 기록한 연인원 3만 8,300명을 넘어섰다(역대 최다 갤러리 기록). 단일 라운드로 따져도 역대 국내 대회 최다관중이다.

이날 베어즈베스트 청라GC는 구름 갤러리가 몰리며 갖가지 진풍경이 발생했다. 갤러리 플라자의 커피와 식음료는 오후 3시께 재료가 동이 나 버렸다. 아이스크림업체인 소프트리의 직원 양보경 씨는 “오후 내내 한 번도 줄이 끊이질 않았다. 재료가 떨어져 3번이나 추가공급을 받기도 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주최 측은 수많은 인파로 사고가 나지 않을까 주차 및 안전관리에 쉴 틈이 없었다. 심지어 금세 차 버리는 쓰레기통을 치우기에도 일손이 달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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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여자오픈 마지막 날 18번홀에 몰린 구름갤러리. 청라(인천)=원동민 기자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국내 최고 권위의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2015년 버전은 그야말로 ‘3박자’를 고루 갖춘 명품대회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기아자동차는 올해까지 4년째 이 대회의 타이틀스폰서를 맡았다. 그리고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4대의 고급 승용차를 부상으로 내걸었고, 갤러리 경품(추첨)으로도 자동차 2대를 걸었다. 여기에 역대 챔피언에 대한 특별한 예우, 스크래치복권·레슨프로그램인 K-아카데미, 선수와 갤러리가 함께 하는 K7도네이션, 시승행사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선수와 갤러리의 관심을 끌었다.

또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보다 많은 갤러리가 한국여자오픈의 생생함을 즐길 수 있도록 아시아 최초로 ‘베어즈베스트(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명품홀의 모둠이라는 뜻)’라는 이름을 건 베어즈베스트 청라GC로 대회장소를 옮겼다. 최고의 시설에, 27홀 골프장임에도 대회기간 중 9개 홀을 휴장하는 등 최선의 관리로 선수와 갤러리의 편의를 도왔다.

끝으로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을 졸이게 하는 명승부로 화답했다. 2주 전 연장승부를 벌였던 박성현과 이정민은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쫄깃한 승부를 펼쳤고, 이번에는 박성현이 이겨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따냈다. ‘미녀골퍼’ 안신애와 양수진도 끝까지 우승경쟁을 펼쳤고, 미국에서 날아온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는 공동 9위, 시즌 2승의 고진영은 12위로 선전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코스에서,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펼치니 갤러리가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은 ‘좋은 골프 대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교본이라 할 수 있다. [청라(인천)=유병철 기자 @ilnamhan]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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